나로호에 이어 누리호로
김 난 석
박희정님이 울주 간절곶에 앉아
간절한 꿈을 이야기하고 있다.
방귀도 뀌면서 말이다.
그런데 방귀가 세면 하늘로 날아가는 걸 알아야 한다.
유월은 망종지절이기도 한데
심여수님은 오래된 보리밭의 서정을 노래했다.
하나 덧붙인다면
옛날엔 출타했다가 방귀가 마려우면
억지로 참고 돌아와 자기네 보리밭에서 뀌었다 한다.
거름이 되기 때문이었을 거다.
꿈은 하늘에 있고, 하늘에 오르려면 분사체가 있어야 하는데
이젠 엣날 이야기가 아니라 미래의 이야기도 해야 한다.
내가 도장 이야기를 했더니
장영란님이 실화냐고 물었던데
바쁜 세상에 어찌 거짓말을 할소냐?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스핑크스는 테바이의 신전 기둥에 올라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한때는 네발로, 한때는 세발로, 또 한때는 두발로 걷는데
발이 많을수록 약한 존재는 무어냐는 거다.
대답을 못하면 목 졸라 죽였다는데, 답은 무얼까?
인간이 네발로 걷는다면 땅만 쳐다볼 테니
다른 동물과 다름없을 터요,
세발로 걷는다는 건 한 손으로 도구를 이용한다는 것이니
다른 동물과 차별화되는 걸 말하는 것일 게다.
인간은 두발로 걸음으로써
비로소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럼으로써 하늘을 생각하는
만물의 영장(호모 사피엔스)이 된 게 아니던가.
스핑크스의 질문을 현대버전으로 고쳐본다면
발 없이 걷는 게 무어냐는 것이 되지 않을까?
그건 바로 하늘로 나르는 것이 될 테니
스핑크스의 말대로라면 그게 제일 강한 존재가 되는 것이리라.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가
다시 하늘을 나르기 위해 숨고르기에 들어갔었고
나로호에 이어 누리호시대로 들어섰으니
순조롭게 개량되면 우리도 우주시대를 열어가게 될 텐데
몇 해 전의 기억을 꺼내어 본다.
누가 보리밭에서 해 본일 있느냐고 물어왔다.
그래서 있다고 했더니 나답지 않다고 하면서 웃었다.
나를 밑구멍으로 호박씨를 까는 사람으로 본 때문일까?
그럼 내가 묻고 싶은 말이 있는데
“달밤에 해 본일 있나?”
아마 없을 거다.
달밤에야 달을 볼 일이지 해를 보다니?
그와 마찬가지로 나는 보리밭에서 해본 일은 없지만
해 본 일은 있다.
눈이 부셔서 그렇지 못 볼 것도 아니잖은가.
대덕연구단지에 가면 여러 개의 연구소가 있다.
그 중에 한국항공우주연구소도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는 한 때 여유 공지에 보리를 심었는데
파란 보리가 자랄 땐 젊은 연구원들이 신기해하기도 했다.
그곳에선 비행체와 원거리 로켓 발사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었는데
로켓 발사체는 국제 감시 시스템(자스맥)이 있어서
함부로 먼 거리를 나는 발사체는 개발이 억제되고 있으니
그것도 남북 분단과 약소국의 비애인 것이다.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던 어느 여름날이었다.
그곳에 들려보니 발버둥치는 연구원들의 한숨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어느 연구원에게 물어봤다.
“보리밭에서 해본일 있습니까?”
옆에 있던 어느 연구원이 웃으며 대답하기를
“우리는 달밤에도 해 보는 일을 한답니다.”
한국형 인공위성을 쏴 올리려니
달을 뛰어넘어 해를 보는 일을 연구한다는 말이다.
아마 연구소의 그 보리밭에서 해 보는 일이 아니라
해본 사람이 있다면
연구소의 설립목적에도 안 맞을뿐더러
보리밭을 조성한 목적에도 안 맞으니 경을 칠 일일게다.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천만 억 십억 백억 천억...
이제 조다.
조 십조 백조 천조
이제 어디로 올라갈까?
우리나라 전국의 땅값이 오천 조를 넘었다고 하는데
머지않아 경을 칠게다.
은행 결제규모는 벌써 조를 넘어섰다고 하니
벌써 경을 친 셈이다.
그러면 우리 세대에 어디까지 부풀어 오를까?
경 십경 백경 천경
다음엔 해다.
우리 세대에 해를 볼 수 있을까?
해 십해 백해 천해
그리곤 무엇인지 아는가?
자 십자 백자 천자
양 십양 백양 천양
구 십구 백구 천구
간 십간 백간 천간
정 십정 백정 천정
재 십재 백재 천재
극 십극 백극 천극
항하사 십항하사 백항하사 천항하사
아승기 십아승기 백아승기 천아승기
휴~ 숨이 찬다.
나유타 십나유타 백나유타 천나유타
그리곤 불가사의, 무량수다.
결국 알 수 없는 수에 이르는 것이던가?
달밤에 해본 사람은 아름다운 추억이라 이를 터요
달밤에 해 본 사람은 바로 과학자라 이를 터인데
우리세대에선 경이나 치고 말 모양이니
그 경이란 게 야단맞는 일일 뿐이라면
조금은 억울하지 않은가?
이게 2005년 시월의 이야기였지만
세월은 또 흘러 지난번 ‘나로호’를 러시아 기술진에 의해
쏘아 올리려다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나로호 시대를 끝맺음하고 누리호로 연구를 시작해
1차, 2차에 이어 지난 5월 25일 3차에 드디어 드디어
우주궤도에 진입하는 경천동지할 연구성과를 이뤄냈다.
이젠 나로호 시대에서 누리호 시대로
누리호 시대에서 불가사의한 시대로, 무량수의 시대로 간다.
이게 실화냐고 묻지 마시라.
* 사진은 지난날 영암 나로도 발사대에 세워진
나로호의 위용이다
첫댓글 먹고 사는 일에 바빠
우주 과학은 남의 나라 일로만 알다가
아직은 초보 수준이지만 우리 기술로 우주 발사체를 쏘았다는 건
후손들에게 고무적인 사건이 되겠지요~
난석 님의 글을 읽으며..
우리나라 항공 연구소에 근무하는 연구원들의 노고와 고뇌가
피부에 와 닿네요~~
고맙습니다
대단한 쾌거입니다.
러시아가 손 뗀 뒤의 일이라서
더 대단하지요.
드디어 쏘아올린 나로호의 궤도정착의 쾌거
세계 7위라지요?
앞으로는 또 무엇을 만들어 온 국민들을 놀라게 할건지
자못 기대가 됩니다.
남극대륙 경쟁엔 이미 뛰어들었고
이젠 우주 경쟁에 가담한거지요.
대한민국 위상이 날로
높아지겠지요
발사장면 보며 감격의 박수 쳤답니다
세게 일곱 번째니까요.
참 대단한겁니다.
난석님
정말 우리나라 대단한 나라입니다
이 조그만 땅덩어리 대한민국이 큰 일을 할 줄이야
꿈엔들 알았겠습니까
점심 맛나게 드시고 오후시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미군 깡통을 두들겨 자동차를 만들 때 이미 싹이 보였지요.
미국이 제재하지 않으면 6개월 안에 핵 강내국도 된답니다.
대한 민국 작은 나라지만
대단하다는 자부심
난석님 글 속에서
다시한번 느끼고 갑니다.
대한민국 만세.ㅎ
만세 부르는 청담골 여사도 만세...ㅎㅎ
조국의 위대함을 말씀 하시면서
간간이 넣으신 위트가 멋지십니다
해봤나 ㅋㅋㅋ 바다에서 해보셨나요 ㅎㅎㅎㅎㅎ
그런데 다 좋은데 왜 내 방귀를 넣어 전국적으로 망신 주십니꺼
이러다간 방귀 하면 박희정 할까 두렵사옵나이다 ㅎㅎㅎㅎㅎㅎㅎ
좋으신 글 읽으며 가슴에 담아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ㅎㅎ
그런데 현재 가스분출기를 몸에 달고 날으는 특전사가 탄생했어요.
다른나라 이야기지만요.
발사시까지의 위밍업
그거 가장 중요하다고 하더라구요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만유인력의 뉴턴이 남녀사이의 끌어당기는 힘(?)을 몰랐다면 그 법칙을 알았을까요?
즉 인체에 모든 과학의 원리가 있거든요
미지의 세켸를 꿈꾸는 정자들의 분출력은
대기권 정도는 가볍게 통과하죠~
그리곤 경천동지할 희락을 느끼죠~
그러니까 시인들이 모든 현상을 의인화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