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내음님과 연락이 닿아서,
이기대, 범어사, 몇 군데 고민을 하다가 올해 마지막(?)으로 다대포에 한번만 더 가보자 싶어서 부산항 대교로 또 달렸습니다.
한 우물을 계속 파다보면 언젠가는 맑은 샘이 콸콸 쏟아질 것으로 기대하면서...
사실, 오늘 오후에 구름이 참 좋았지요.
도착을 하니 구름은 커녕 마~~알간 하늘이더군요.
이상하게 저는 다대포에서 내가 원하는 모양의 일몰을 제대로 본 적이 없습니다.
인연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그 좋던 구름들도 저만 가면 이상하게 전부 사라져 버리네요.
옛날부터 그랬습니다.
맑은 하늘이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서 비가 내리던지, 구름이 전부 사라져 버리던지...
카페의 오래되신 회원분들 중에는 저랑 다대포 출사길에 항상 하시던 말씀, " 또 비 오겠네. ㅋㅋ"
오늘의 다대포 역시 저를 배신하지 않고 구름없는 맑은 하늘을 보여주더군요.
머릿고기에 막걸리 들고 가서 굿이라도 한번 하던지 해야지 원.
X 아니면 X라고, 꼭 구름만 찍으라는 법은 없지요뭐.
패닝을 열심히 하다가 돌아보니, 근처에 단체 출사를 나왔던 진사님들은 전부 다 철수를 하고 없더군요.
나도 오늘은 여기까지인가 보다 하면서 하늘을 보니,
이게 뭔 일입니까.
다대포에 카메라를 들고 몇십년을 다녔는데 오늘처럼 별이 많이 보이는 날은 처음입니다.
세상에, 희미하지만 다대포에서도 은하수가 보입니다.
(사진의 왼쪽에 희미한 솜뭉치같은 것이 은하수 Silky Road입니다.)
오늘은 태풍이 지나간 바로 뒤라서 헤이즈(光害)도 거의 없었던 이유도 있겠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 다대포 해수욕장에 은하수.
해수욕장 주변 불빛이 전부 꺼진 시간이라면 상당히 선명한 은하수를 볼 수도 있었을 것 같네요.
하필이면 오늘따라 대구경의 밝은 단렌즈를 가져가지 않았으니...
F4 줌렌즈이긴 하지만, 명색이 S 클래스 렌즈라서 이 정도라도 담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는 다대포에 그만 가기로 마음 먹었는데, 요넘의 은하수가 또 발목을 잡아 버립니다. ㅎㅎ
청명한 가을 하늘이 펼쳐진 날에 또 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