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레슬링 레전드 헐크 호건(71)이 열광하는 군중 앞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 예정자를 보디슬램하겠다고 농담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고 영국 BBC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TMZ가 입수한 동영상을 보면 호건은 소리를 질러대는 군중들에게 "내가 카멀라 해리스를 보디슬램 하길 원하느냐?!"고 묻고는 "내가 카멀라를 다리로 눌러버리길 원하느냐?!"고 소리를 지른다. 물론 그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레슬링 기술을 언급한 것이었다. 지난 19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막을 올려 22일까지 이어지는 민주당 전당대회(DNC)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가운데 문제의 호건 동영상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그의 발언은 자신의 새 맥주 브랜드 홍보 행사에서 나온 것이었다. 6주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 후보를 암살하려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뒤 과격한 정치적 언사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찬물을 끼얹는 험악한 발언이다.
호건은 계속해서 그녀의 인도 혈통에 대한 것을 포함해 많은 얘기를 늘어놓았다. 널리 알려진 대로 해리스 부통령은 두 인종, 어머니는 인도 출신이며 아버지는 자메이카인이다.
그는 군중들에게 아메리카 인디언 원주민과 연결된 낡고 고정관념에 얽매인 (링에서의) 인삿말로 "카멀라는 카멜레온인가요? 그녀는 인도인인가?"라고 물었다.
동영상은 그가 "그 일 때문에 열 받을 것 같다. 내 문제는 아니고 맥주 얘기였다"고 되뇌이는 소리가 들리며 뚝 끊긴다. BBC는 코멘트 요청을 위해 호건의 매니지먼트에 접촉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을 공격해 왔다. 그는 해리스가 아시아계 아메리칸 혈통만을 강조하다가 최근 들어서야 "그녀는 흑인이 됐다"고 잘못된 주장을 늘어놓았다.
지난달 호건은 밀워키 공화당 전당대회(RNC)에 등장, 트럼프를 찬양하는 찬조 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 도중 상의를 찢어 안의 조끼를 보여줬는데 트럼프의 이름과 부통령 후보로 JD 밴스를 지명했음을 알리는 내용이 새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