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초코파이情’ 2021년 34억개 판매
60개국 26가지 맛, 세계인의 ‘국민간식’으로
러시아·중국 등 각국 문화, 트렌드 맞춤 공략
‘차 마시는 메드베데프 대통령’.
2011년 9월 28일 로이터통신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의 사진 한 장을 보도했다.
모스크바 인민우호대학을 방문한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차를 마시는
모습이었는데 테이블에 놓인
오리온 초코파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러시아에서
초코파이는 국민간식으로 통한다.
대통령도 차와 즐겨 먹을 만큼 인기다.
초코파이는 베트남에서도 사랑받는다.
초코파이를 제사상에 올릴 정도다.
중국에서는 결혼식 답례품으로 인기가 높다.
1974년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오리온 초코파이精. /오리온
지난 1974년 첫 선을 보인 초코파이는
국내에서의 성공을 토대로
1997년 중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후 베트남과 러시아,
인도에 잇달아 공장을 짓는 등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왔고
현재 60개국에서 26종의
초코파이를 판매하고 있다.
초코파이의
뜨거운 인기는 수치로 확인된다.
2021년 오리온 초코파이精의 글로벌
매출이 5000억원을 돌파한 것.
오리온은 초코파이의 2021년 글로벌
매출이 전년 대비 8.8%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2월 16일 밝혔다.
낱개 기준으로는 약 34억개,
일렬로 세우면 지구 5바퀴를
훌쩍 넘는 양이다.
초코파이가 이렇게 잘 팔리는 이유는 뭘까.
세계인의 국민간식이 된 초코파이의
인기 비결을 살펴봤다.
◇맛, 이름, 포장까지 현지 맞춤형 전략
오리온 초코파이는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한 해 20억개 이상이 팔리고 있다.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원료의 기본 배합 비율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이슬람 문화권 국가에는
돈피가 아닌 우피에서 추출한
젤라틴을 사용하고
힌두교를 믿는 인도에 판매하는 제품은
식물성 젤라틴을 사용하는 등
각국의 문화 특성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외에서 판매 중인 오리온 초코파이,
현재 60개국에서 총 26종이
판매되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를 가장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나라는 중국이다.
오리온은 중국에 초코파이를 출시하며
오리온이란 이름 대신 좋은 벗이란 뜻의
하오리여우파이(好麗友·派,
좋은 친구 파이)를 택했다.
포장지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바꾸었다.
한국인에게 정(精)이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인(仁)이라는 점에 착안해 2008년 말부터
포장지에 인(仁)자를 삽입했다.
또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마케팅 행사가
‘무료 시식’이라는 조사를 토대로
체험 마케팅에 주력했다.
또 현금만 받고 물건을 팔아
자기 돈으로 초코파이를 사들인
바이어들이 더 열심히 초코파이를
팔도록 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다양하게 펼쳤다.
러시아에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전 대통령이 초코파이를 먹는 장면이
현지 언론에 소개될 정도로 초코파이의
인기가 높다. /블로그스팟닷컴
러시아에서
초코파이는 국민간식으로 통한다.
마트·대형할인점은 기본이고
기차역과 전철역 매점은
물론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도
초코파이를 판매한다.
기차 안에서 초코파이를
간식 또는 식사 대용으로 먹는
러시아인들을 보는 건 흔한 일이다.
러시아는 혹한의 날씨 때문에
차를 계속 데워
따뜻하게 마시는 문화가 있다.
그런데 너무 자주 데우다 보면
차가 졸아 쓴 맛이 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러시아인들은 차를 마실 때
단 것을 많이 곁들여 먹는다.
특히 초콜릿을 매우 좋아하는데
러시아 식료품 가게에는 초콜릿과 술이
각각 절반을 차지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초코파이는 이같은 러시아인의
문화적 특성을 파고 들어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했다.
초콜릿 코팅이 돼 있는
달콤한 초코파이와 함께
차를 마시면 차의 쓴 맛이 중화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한 것이다.
베리류를 즐겨 먹는 러시아인들을 위해
체리, 라즈베리, 블랙커런트 등을 비롯해
총 12종에 달하는 다양한 맛을 출시했다.
또 초코파이 상자 안에 러시아인이
좋아하는 꼬빌(꼬마모빌)을 넣는
전략을 펼쳐 큰 성공을 거뒀다.
베트남의 한 가정에 마련된 제단에
초코파이가 올려져 있는 모습. /오리온
베트남에서는 정감을 뜻하는 베트남어
‘띤깜(Tinh Cam)’이 정(情) 의미와
유사한 것에 착안해
‘초코파이=띤(Tinh)’이라는
콘셉트로 현지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데 성공했다.
그 덕분에 초코파이는 현재 베트남
파이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제사상에도 오르는 등
국민 파이로 자리매김했다.
인도에서는 2021년 3월 첫선을 보인
초코파이 오리지널에 이어 같은 해
12월 신제품 초코파이 딸기잼을 선보였다.
인도에서 고품질 원료와 이국적인 풍미의
프리미엄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
기존 초코파이에 새로운 맛을 더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시련 딛고 찾은 초코파이만의 맛의 비결
초코파이가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있었다.
초코파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제과점 빵의 수분함량(15% 이상)에
근접할 만큼 부드러우면서도 6개월 유통이
가능한 ‘대중성’이 큰 힘이었다.
그런데 1995년 중국에서 문제가 생겼다.
중국 현지 생산 공장을 건설하던 당시
초코파이에서 곰팡이가 발견된 것.
그해 여름 중국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장마 때문이다. 당시 초코파이는 한국보다
고온다습한 현지 기후를 잘 견뎌내지 못했다.
이에 오리온은 생산 제품 전량을 리콜하고,
수거된 제품 10만 개를 한데 모아 태웠다.
상당한 손실이었지만
‘초코파이를 불로 태웠다’는 소문이
중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오히려 오리온은
중국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초코파이 생산과정. /오리온
초코파이 소각 사건은 오리온 본사가
곰팡이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였다.
1996년 초코파이 개발팀은 1년여 동안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초코파이에 매달렸다.
최적의 수분 함량을 찾기 위해
수술용 메스를 이용해서
정교하게 파이를 분해했다.
수분의 함량(10~15%)을 조절하며
미생물의 번식 상태를 연구했고
최적 수분 함량(13%)을 찾아냈다.
초코파이는
일반 비스킷과 다른 특수한 배합
및 제조 과정을 거치는데 마시멜로 속
수분이 초코파이의 오묘한 식감을
연출하는 핵심으로
수분이 많아질수록 미생물에 의한 오염과
풍미의 변화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수분의 황금비율이 중요하다.
최적 수분 함량 13%를 적용한 결과
방부제나 알코올을 전혀 쓰지 않고도
혹한의 러시아부터
열사의 땅 중동지역까지 6개월 넘게
변함없는 품질과 맛을 유지하는
초코파이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우연히 탄생한 장수 과자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국민간식 초코파이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 이후 1970년대
한국은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식생활 문화도 크게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좀더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과자를 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초코파이는 이 시기에
아주 우연히 만들어졌다.
1970년대 초 식품공업협회(현 식품산업협회)
주관으로 미국 등 선진국을 순회하던
오리온 연구소 직원들이 한 카페테리아에서
우유와 함께 나온 초콜릿 코팅 과자를
맛본 것이 시작이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2년간의 실험과
개발을 거쳐 초코파이가 탄생했다.
1974년 출시 당시 오리온 초코파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974년 4월 무게 35g, 지름 7cm,
높이 2.3cm의 초코파이가 출시됐다.
동그라면서도 도톰한 파이는
초콜릿 용액에 퐁당 빠졌다 나온 것처럼
달달한 초콜릿이 둘러싸고 있었다.
초코파이는 당시로서는 쉽게 맛보기
어려운 달콤한 초콜릿과 마시멜로,
그리고 빵에 근접할 만큼 부드러운 비스킷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제품이어서
출시 직후부터 잘 팔렸다.
특히 우유와 함께 한 끼 식사를
때울 수 있다는 점도 어렵던 시대
분위기에도 맞아떨어졌다.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출시 당시의 맛과
현재의 초코파이 맛은 다르다.
오리온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입맛에 맞추기 위해 미묘하게 맛을
계속 바꿔왔다”고 설명했다.
초코파이精 바나나. /오리온
달라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새로운 초코파이를
꾸준히 출시하는 것도 장수 비결.
2016년 3월 오리온창립 60주년을 맞아
출시한 자매제품 초코파이정(情)
바나나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국내 식품업계에 바나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2017년 봄에는 초코파이 출시 이후
43년 만에 처음으로 계절 한정판인
초코파이情 딸기를 선보였다.
당시 SNS, 인터넷 커뮤니티에 수많은
인증샷이 올라오며 출시 한 달 만에
낱개 기준 누적판매량 1100만개를
달성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오리온은 이후
매년 봄마다 초코파이 딸기&요거트,
초코파이 피스타치오&베리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2019년 11월에는 초코파이 출시
45주년을 맞아 찰 초코파이情’을 출시해
두 달 만에 누적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글 jobsN 강정미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첫댓글 초코파이..
군대생활시 가장 선호한 PX제품..
그리고 전세계를 다시면서도 가끔
눈에 띄는 유사한 파이를 먹어보면서
과연 한국제품이 최고임을....ㅎ
대박 제품을 하나 만들어서
희망을 나누고 싶습니다!
30여년전에 먹었던 그 맛..
초코파이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네요..
지금도 가끔 맛보는 초코파이가
매력적이지요~
대단한 저력을 가진 죠코파이지요
만인의 사랑을 받고 만인의 간식용이
가끔은 주식이 되곤 하였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