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부산 여행을 다녀오다.
이제 겨울이 끝나가고 봄이 오는 길목, 농사일도 본격 시작하기 전이고 다른 할일도 아직은 동면상태여서 이래저래 한가한 시간이다. 부산까지 내려가는 교통은 동해안 무궁화열차를 타면서 동해바다와 둘러쳐진 경치를 구경하며 내려갈까 생각했는데, 시간을 보니 하루 2차례 기차가 있으나 걸리는 시간이 적어도 8시간 이상 잡아야 했다.
그래서 KTX로 결정하고 첫날은 해운대에서 그간 빌딩숲을 이룬 마천루와 바닷가를 거닐며 십여년 전에 왔던 해운대와 그간의 차이를 더듬어 볼 참이다. 더욱 의미를 더하는 것은 아내와 결혼 50주년인 금혼식을 자축하는 의미도 있다.
둘다 배낭을 메고 부산역에 도착하여 해운대로 들어가는 전철을 탔다. 숙소는 에어비엔비를 통해 저렴한 데를 잡고 해운대역과 해변이 그리 멀지 않는 곳을 정했다. 순전히 대중교통과 두발로 배낭을 멘 채 걷기로 작정했기 때문이다.
서울역 출발
부산역 구내
동백섬과 해운대
첫날은 해운대에서 동백섬을 한바퀴 돌고 어둠이 깔린 해변을 걸으며 빌딩숲으로 둘러싸인 것을 보며 많은 발전이 이루어져서 하와이 해변과 별로 다르지 않구나하고 느꼈다. 더베이101이나 많은 호텔들, 해변의 산책로와 포장마차촌 그리고 맛집들을 거느린 먹자골목들을 도아보며 부산의 첫밤이 후딱 지나갔다.
둘째날은 태종대로 갔다. 전철과 버스로 닿은 태종대는 초입에서 얼러대는 유람선 권유에 못이겨 영도등대와 오륙도 등을 돌아보았다. 태종대는 순회하는 다누비기차가 있으나 우리는 내쳐 걸으며 전망대와 등대 그리고 태종사 등을 돌았다.
전망대에서 대마도가 가깝게 보였다. 쾌속선으로 2시간 걸린다는데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는 길에 태종대 온천을 했는데 시설이 크고 뜨끈한 물에서 피로를 풀고 버스로 향한 곳은 자갈치시장이다. 2층은 운동장같이 넓은데 모두 회 먹는 사람들로 가득차 말로만 듣던 자갈치시장을 제대로 느껴보았다.
자갈치 회
다시 깡통 야시장으로 가서 도는데 외국인들도 꽤있고 가게들은 대부분이 일본색을 띠는 이름과 그림들이 많았다.
깡통야시장 거리
서울행 기차타기 10분전
3일째는 귀가하는 날로 아침에 해변에서 간단히 조깅과 스트레칭을 하고 부산역으로 나왔다. 전철 속에서 우리를보고 이렇게 무거운 배낭을 메고 등산하느냐고 ...., 80줄의 늙은이가 큰 배낭을 메고 여행하니 사뭇 부럽기도, 좋아보이기도 한 모양이다.
기차 안에서 마침 점심때라 미리 준비한 떠끈한 어묵을 사고, 소주에다 맥주를 곁들여 다치노미(立飮)하니 스쳐가는 경치에 불그레 오른 취기에 젖으며 행복이 그래 별거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나가는 승무원이 그냥 빙그레 웃고 간다.
아듀 부산역
첫댓글 미산 부부!!
멋져요.
건행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