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021.5.19.에 기장군 철마면에서 찍은 작은소피참진드기랍니다.
쑥의 잎맥이 저렇게 도로처럼 보일 정도니 이 녀석이 얼마나 작은지 대충 짐작이 되시려나?
이 녀석들은 이렇게 풀잎에 붙어 있거나 잎 뒤에 숨어 있다가 짐승(사람도 짐승에 포함되는 거 아시죠? 간혹 짐승에 훨씬 가까운 사람도 있고요. ^^)이 지나가면 촐싹 달라붙어서 기척을 숨기며 피를 빱니다. 저는 대개 가래톳이 서는, 샅과 허벅지 사이(이 부위를 부르는 우리말이 뭐 없나?)에서 발견했고(헉, 어떻게 거기까지 갔지? 산에서 쉬하는 중에 침투했나? 산에서 내가 거기 부위를 노출할 때는 그때밖에 없는디... 혹시 바짓가랑이로 침투해서 다리를 타고 제일 피맛이 좋은 데로 이동? 아 몰랑) 그 다음으로 발목, 장딴지, 목 등에서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끔은 바지를 양말 속으로 집어넣기도 합니다.(모양은 좀 빠지지만 안전이 제일이쥬) 아니면 장화를 신든가.
8개의 다리를 꼼지락거리며 천천히 이동하는데 치명적인 녀석만 아니라면 그럭저럭 봐줄 만한 외모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놈이 또 명줄은 얼마나 긴지, 자세히 관찰한다고 체포했다가 무려 20일이 지난 다음에 다시 봤을 때에도 느리긴 하지만 꼼지락거리더군요. 같이 넣어둔 건 처음에 붙어 있던 풀잎이 전부였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진드기 진드기 하나 봅니다. 몸도 질기고, 명도 질기고... 그래서 진드기 같은 자식이라면 아주 치를 떠는 녀석한테나 붙이는 저주성 비난이 되는 거겠죠?
위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평소엔 등과 배가 딱 달라붙어서 납작하지만 짐승(사람도 해당 ^^)의 피를 빨게 되면 공처럼 동글동글해집니다. 자기 몸의 몇 배로 커집니다.
풍선처럼 몸을 크게 부풀릴 수 있어서인지 몸이 고무처럼 질깁니다. 걍 엄지와 검지로 압박하면 대부분의 곤충은 터져 죽지만 이 녀석은 끄떡도 없습니다. 심지어 손톱으로 눌러도 안 터집니다. 죽이려면 딱딱한 데 놓고 딱딱한 걸로 마구 비비거나 걍 돌로 쳐죽이시는 게... ㅋㅋ
애연가들은 라이터를 들이대시던데 약간 노린내는 감수하세염.
요즘 어느 풀숲에 가더라도 흔하게 볼 수 있는(그러나 크기가 워낙 작아서 잘 안 보이는 게 함정임다.) 작은소피참진드기입니다. '피'를 빼고 작은소참진드기라고도 불립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흔히 SFTF라고 불리는 병이랍니다.)이라는 긴 이름의 병을 일으키는 진드기 중 가장 서식 밀도가 높은 녀석이라고 합니다.
중증 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 - Daum 백과
위 자료를 보면 이것도 중국에서 최초로 발견이네요. ㅠㅠ
하지만 정작 어느 것이 진짜 작은소피참진드기인지 자료가 불확실해서 신문마다 크고 선명한 사진을 안 싣고 대충 이미지 뭉개져 보일 정도의 작게 찍힌 사진을 싣고 있을 정도입니다. 병원균이라 연구를 꺼려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그중에 다음 주소의 자료가 제법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작은소피참진드기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한타 바이러스(우리나라 한탄강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로 1950년대 한국전쟁 때 중공군이 전파했다고.. 이것도 진드기가... ) 쯔쯔가무시(쓰쓰가무시:이건 털진드기가...) 렙토스피라증, 유행성 출혈열(이건 쥐를 포함한 짐승들 소변으로..) 등등등
이거 무서워서 어디 밖에 나다니겠습니까? ㅠㅠ
그래서 한겨울 빼고는(아니다. 한겨울에는 당연히 긴옷 입으니 사시사철이 맞겠네. 이 바보) 풀숲이나 나무숲을 다닐 때는 긴소매, 긴바지, 긴목 옷을 입고, 손에는 장갑을 끼고 다니고, 바짓가랑이나 소매 끝에는 벌레기피제를 뿌리는 게 안전합니다.
제 경험으로 10m 내에서 다섯 마리나 봤을 정도니 웬만한 숲에는 다 있다고 보시면 좀 더 경각심을 가지시려나?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작은소피참진드기 중에 SFTF 병원균을 가진 녀석이 극히 드물다(전체의 약 0.5% 미만)는 것 정도?
한국소과류(베리)생산자회 | 옷이 얇아지는 요즘 수풀 속 '진드기 주의보', 풀과 접촉이 많은 농업인들은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 Daum 카페
하지만 그 드물다는 녀석한테 제대로 물리면 치사율이 6~30%라는 건 잊지 마시고요. 다음 주소에 가보니 경험을 반영하여 재밌게 글을 써 놓으셨더군요. 가을 캠핑, 등산, 야외활동시 주의할점:: 작..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그럼 오늘은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