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정율성 흉상, 복구 이틀만에 또 훼손
다시 쓰러지고 기단 모서리 파손
구, 정율성 사업 주민의견 묻기로
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 거리에 세워진 정율성 흉상(사진)이 14일 쓰러진 채 발견됐다. 1일 한 보수단체 회원에 의해 훼손된 후 한 차례 복구됐다가 이틀 만에 다시 쓰러진 것이다.
15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전날(14일) 오전 5시 47분경 정율성 흉상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는 신고가 남구 당직실에 접수됐다. 흉상이 쓰러지면서 기단 모서리 등도 일부 파손됐다. 남구는 현장을 통제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정율성 흉상은 6·25전쟁 당시 중공군으로 참전했으며 중국군과 북한군 행진가를 작곡했다는 이력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보수단체 회원 윤모 씨는 이달 1일 광주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에 반대한다며 흉상을 밧줄로 묶고 2.5t 승합차에 연결해 쓰러뜨렸다.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윤 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흉상은 12일 신원을 밝히지 않은 시민에 의해 복원됐지만 이틀 만에 다시 쓰러졌다. 국가보훈부는 11일 광주시의 정율성 기념사업 중단을 권고하면서 흉상 철거도 함께 권고했다.
남구는 16일 회의를 열고 흉상을 어떻게 할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남구 관계자는 “정율성 관련 사업에 대한 주민 의견을 묻는 방식 등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