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단(寫牧丹)
모란 그리기
김굉필(金宏弼, 1454~1504)
눈 속에 핀 찬 매화와 비 온 뒤의 난초는
볼 때는 쉬워도 그리려면 어려운 것
사람들 눈에 차지 않을 것 미리 알았더라면
연지를 쥐고 편안히 모란꽃이나 그릴걸
雪裏寒梅雨後蘭(설리한매우후란)
看時容易畵時難(간시용이화시난)
早知不入時人眼(조지불입시인안)
寧把臙脂寫牡丹(영파연지사모란)
사군자는 매난국죽(梅蘭菊竹)이다.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말한다. 매화는 추위
를 이겨내고 맨 처음 피는 꽃이다. 지조 있는 군자(君子)를 떠올리게 한다. 난초는
단촐하고 고고한 자태로 은은한 향기를 풍긴는 선비의 모습이다. 사군자는 모두
지조와 절개를 상징한다. 선비의 이상과 가치를 나타내는 것이다. 반면에 모란꽃
은 크로 화려해서 꽃 중의 여왕으로 불린다. 모란은 부귀영화를 상징한다.
이 시는 재물을 밝혀 부자가 되고 높은 지위에 올라 귀한 대접을 받는 영화(榮華)
를 누리기보다는 지조 있는 선비가 되겠다는 의지를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김굉필
은 갑자사화(1504)때 유자광과 한명회 등 훈구파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누가 매란(梅蘭)의고 누가 모라(牡丹)인가?
[작가소개]
김굉필[ 金宏弼 ]
<요약> 조선 전기의 성리학자. 김종직의 문하에서 학문을 배우면서 특히 《소학》에 심취하여 ‘소학동자’라 자칭하였다. 1498년 무오사화가 일어나자 평안도 희천에 유배되었는데, 그곳에서 조광조(趙光祖)를 만나 학문을 전수하였다.
출생-사망 : 1454 ~ 1504
본관 : 서흥, 자 : 대유, 호 : 사옹·한훤당, 시호 : 문경
주요저서 : 《경현록》 《가범》 《한훤당집》
본관은 서흥(瑞興), 자는 대유(大猷), 호는 사옹(蓑翁)·한훤당(寒暄堂)이며, 시호는 문경(文敬)이다. 김종직(金宗直)의 문하에서 학문을 배우면서 특히 《소학(小學)》에 심취하여 스스로 '소학동자(小學童子)'라 칭하였다. 1480년(성종 11) 초시에 합격하였으며, 1494년 경상도관찰사 이극균(李克均)에 의해 유일(遺逸)로 천거되어 주부(主簿)·감찰·형조좌랑 등을 역임하였다.
1498년 무오사화(戊午士禍)가 일어나자 평안도 희천에 유배되었는데, 그곳에서 조광조(趙光祖)를 만나 학문을 전수하였다. 1504년 갑자사화(甲子士禍) 때 극형에 처해졌으나 중종반정 이후에 신원되어 도승지가 추증되고, 1517년에는 정광필(鄭光弼) 등에 의해 우의정이 추증되었다. 학문경향은 정몽주(鄭夢周)·길재(吉再)로 이어지는 의리지학(義理之學)을 계승하였으며, 치인(治人)보다는 수기(修己)에 중점을 두었다.
문인으로는 조광조·이장곤(李長坤)·김안국(金安國) 등이 있으며, 16세기 기호사림파(畿湖士林派)의 주축을 형성하였다. 1610년(광해군 2) 정여창(鄭汝昌)·조광조·이언적(李彦迪)·이황(李滉) 등과 함께 5현으로 문묘(文廟)에 배향됨으로써 조선 성리학의 정통을 계승한 인물로 인정받았다. 아산의 인산서원(仁山書院), 희천의 상현서원(象賢書院), 순천(順天)의 옥천서원(玉川書院), 달성의 도동서원(道東書院) 등에 제향되었다. 문집에 《한훤당집》, 저서에 《경현록(景賢錄)》《가범(家範)》 등이 있다.
<참조항목>
국조명신언행록, 국조유선록, 붕당정치, 동현주의, 무오사화, 사림, 사화, 소학계, 아동명현록, 해동칠자근사록
역참조항목
[네이버 지식백과] 김굉필 [金宏弼]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