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일요일, 같이 수업을 듣는 친구 미란이와 ‘제 9회 대구단편영화제’ 페막식에 참석하였다 폐막식 장소인 동성아트홀은 저번에도 한번 가본 곳이라 찾기 쉬웠다
처음 갔을땐 장소를 몰라 동성아트홀 앞에서 동성아트홀이 어디냐고 물어서 바보취급당했는 데 그런 불상사는 다행히 없었다 한번 가본 곳이라고 멀리서도 동성아트홀 간판이 크게보였다 동성아트홀은 딱 두 번가봤지만 갈 때 마다 이층으로 올라가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다 그날도 그랬다
대구에 살면서 대구에서 독립영화제를 하는 지조차도 몰랐는데 새로운 경험이 였다.
영화제를 진행하시는 교수님이 왠지 멋있어보였다 나도 왠지 영화인이 된 듯한 느낌이 좋았다 수상작으로 상영한 영화는 시선, 기린과 아프리카, 잔소리 였다
시선이랑 영화를 보고 나서는 알 듯, 말 듯 무슨 내용인가 싶었는데
아파트 계단에서는 인간의 추악한 일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한편, 계단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이미 알고 있는 경비원의 일상적인 반응과 계단에서의 사건들이 단락으로 엮여 CCTV 에 녹화되는데... 라는
시놉시스를 읽어보니 약간은 이해가 갔지만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 세상이 무서웠다고나 할까 실제 이야긴 아니겠지만 범죄물의 재연비디오를 본 느낌이랄까 찝찝한 느낌
다음으로 상영한 영화는 기린과 아프리카.
기린을 좋아하는 여고생 예린은 아프리카 여행을 꿈꾸는 여행반 특활 선생님과 사랑에 빠진다. 그들의 은밀한 만남이 반복될수록 둘 사이에 놓인 현실의 장벽은 높아만 간다.
기린과 아프리카는 간단히 이야기하면 아프리카를 동경하는 남다른 여고생과 상처 깊은 남자 선생님의 사랑 이야기다.
보고 있으면 참 곱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역시 첫사랑은 이루어 지지 않는 다고
여주인공과 선생님은 결국 헤어졌다 나의 여고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였다
주인공은 이날 연기상도 수상했는데 김연아를 살짝 닮은 것이 볼수록 매력있는 친구였다 키스씬을 보니 미성년자는 아닌 거 같더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영한 잔소리란 작품. 굵고 짧게 나를 감동시킨 영화였다
오늘도 엄마는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우리들은 자주 혹은 가끔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살아간다.
들을 때는 귀찮고 짜증스럽지만 살다보면 그 잔소리가 무겁게 다가 올 때가 있지 않을까?
참을 수 없었던 잔소리가 가슴 속 깊은 곳을 파고들 그 때가.
영화가 끝나고 눈물이 날 뻔 했다 갑자기 막 엄마가 보고 싶었다. 다들 그랬겠지만.
우리엄마도 잔소리가 심한 편인데 정말 살아계실 때 부모님께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또 한번 했다. 영화제가 끝나고 정말 돈을 주고 봐도 아깝지 않은 영화였단 생각이 들었다
젊은 감독님들이 많았는데 다들 꿈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구나 생각했다
다음 영화제에도 기회가 되면 참석하고 싶다 생소하기만 했던 독립영화가 친근하게 다가왔다 독립영화가 많이 발전하기를 ...
첫댓글 25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