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때: 무시.
파 고: 완죤 장판. 굿~
출 조: 안흥2호
휴가 막바지인 지난 8월중순입니다.
날은 덥고~
짜증은 나고~
잠시 그늘 밑에 자동차 시트를 제끼고
신세 한탄을 해봅니다.
넘들은 산으로 바다로, 쌍쌍이 짝을 지어 잘도 가는디,
팔자 디런 이넘은
돈 먹는 하마를 데꾸사는 죄로
생활비라는 명목으로 매월 할부 아닌 할부금을 납부키 위해
오늘도 텅빈거리를 이렇게 방황해야 한다는 현실에 넘 넘 화가납니다.
세상살이 고달프다!!
데꾸올땐, 손에 물 한 방울 않묻히고 살게해준다 큰소리쳤지만
이제는 걍 먹여 살리는것만두 버겁습네다.
우짜쓸까??
이제라도 만세부르고 걍 처갓집으로 원대복귀 시켜불까??
아님 이제부턴 임무교대. 걍 나가 앞치마를 두를텐께
너가 나가서 일용할 양식을 구해오라카든가~
이도 저도 싫음 즈그집에다 평생 묵고 살만큼 지원사격을 요청하라카든가~
깊고 깊은 고뇌에 빠져있을 즈음
한무리 젊은 언니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보일락 말락 푹 패인 셔츠에 초미니 스커트~~
흐미!! 죤거.
마치 선상에서 갓 잡아 올린 우러기의 신선함처럼
그 모습은 언제봐도 아름답고 이쁘고 상큼한 레몬향처럼 느껴집니다.
흐미!! 귀여운것~. 흐미!! 이쁜것~~
ㅎㅎ 어찌 지나가는 언니들은 울 마눌빼고는 다 그리 이뻐보이는건지??
마음 같에선 엉덩이라도 한번 두드려주고싶습니다.
역시 젊음이란 좋은것이여~~
날씨가 울메나 더운지 에어컨도 숨이 막혀 헉헉 댑니다.
오빠! 날도더운디 시원한 냉면이나 사줄께 같이 묵으러가자~~
금방이라도, 어딘가에서, 언년이,
애절한 눈빛으로 날 불러주고
날 기다릴것만 같은 좋은 예감에
핸펀 문자 메세지에 10단 채비를 걸고
언뇬들이 환장하는 부활의 네버엔딩스토리를 배경음으로
미꾸리대신 감언이설 떡밥미끼를 달아
마눌모르게, 전화번호부 깊숙히 숨겨놓은 언니들에게 사정없이 날려봅니다.
언뇬이든 따지지않고 그저 확실하게 물어주기만을 고대하면서~
암튼 전화기를 손에 꼬~옥 쥐고
기대반 설레임반으로 학수고대 입질이 오기만을 기댕겨봅니다.
과연 오늘의 기쁨조는?
영등포의 김 언니??
아님 어저께 청사초롱에서 만났던 박 언니??
그 누구든 오늘만은
내, 이 한몸다바쳐 충성을 다하리라 ㅋㅋ
잠시후~
예상대로 입질이 옵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내가 그대에게 부족한걸 알지만~ ♬♪
기다렸다는 듯 울어대는 벨소리.
음!! 그래 그래. 어디보자~
오늘은 언년이 이 오빠에게 기쁨을 주려 하는지??
에구! 이쁜것~
"부르셨습니까?"
정중하게 여쭤봅니다.
헌디 상대는 내가 기다리던 언니가 아니라
저기 반월저수지 부근에서 열심히 오리털을 뽑고있을 매제놈입니다.
"성님!! 바쁘셔요?"
스벌눔. 바쁘긴~ 요즘 복더위에 백숙장사하는 니눔이나 바쁘지
휴가철 길바닥이 훤한디 나가 바쁘긴 뭐가 바뻐~~
혼자 중얼거리듯 내뱉고는, 아녀~ 뭔일인디?? 답 해봅니다
저기여~ 형님 낚시가는데 함 따라가 볼라구여.
내일이 휴일이래서~
자슥. 뭔일이래?
선비 대납해준다해도 싫다던 눔이~
암튼 이리하여 자새 낚시도 해본적없는 초짜 두넘을 데꾸 첫경험을 시키러
예정에도 없던 급출을 감행합니다.
출발 직전~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신기한듯 바라보는 초짜 두넘을 앉혀놓고
일단 전동릴 사용법을 일러줍니다.
"제군들이 사용할 이장비는
내가 마눌과도 않바꿀 아주 소중한 장비다
따라서 이를 사용함에있어 제군들의 몸보다도 더 소중히 다룰지어다
알갔나??"
열심히 기본지식만 전달하고
안흥으로 고~ 고~ 씽
안흥으로 가는길.
밤낮의 기온차 때문일까?
오늘은 유난히 안개가 짙습니다~
가시거리 불과 20~30미터.
마음은 한없이 바쁘기만한데
짙게깔린 안개땀시 도무지 속도를 낼수가없읍니다.
오데를 지나고있는지? 아니 얼마만큼을 더 가야만하는지?
좀처럼 확인조차 어려운 상황임에도
우회전하세요~
좌회전하세요~
무 임금에도 마다하지않고, 친절하게 안내하는 울 비서가 참으로 기특하기만합니다.
쩝!! 이런고로 내 너를 어이 이뻐하지 않을수있겠니~~
그래도 일찍 서둘러 출발한 탓일까?
어렵게 달려왔지만 안흥항에 도착해보니 시간이 조금은 여유가있습니다.
바람 한 점없이 짙은 안개에 쌓여, 바다와 육지를 구분하기 조차 힘든 안흥항!!
바다는 그지없이 조용하기만한데
다만 안개로 인해 출조 가.부를 걱정하며
생전 처음 안흥땅을 밟아보는 초보 두넘에게
간략하게 일정을 설명한후,
식당문 열면 깨우라 이르고 잠시 눈을 붙혀봅니다.
허나. 그도 잠시~~
배고파 죽겠다고 목숨걸고 달려드는 모기땀시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젠~~~~장~
긴 소매옷을 꺼내 입어 볼까하고 짐칸을 뒤지는데
뭔가 허전함이 느껴집니다.
급히 품목별로 장비를 점검해보니 뭔가 빠진것이있습니다.
아뿔싸!!!!
전~~동~~릴~~
그것도 하나도 아니고 둘 이나...
출발전 초보넘들에게 장비사용법을 대략 일러주느라 따로 챙겨놓았던것을
그냥 잊고 온듯합니다.
헐!! 급하게 두넘을 불러 세워놓고
일장 훈시를 합니다.
"씨불넘들아!! 느그덜은 배움의 자세가 않되어있어.
이 성님이 쓸것도 아니고 느그덜 쓰라고 챙겨놨는디 그도 못가져오냐고~
주는밥도 못묵어??
자고로 남자란 기회에 강해야 쓰는것여!!
어케 빠뜨릴걸 빠뜨려야지~~
븅신!! 느그덜은 T.V도 않보냐??
효리도 글구. 혜교도 글구
지방 촬영갈때, 손수 바리바리 보따리들구 가는거보이던??
다 매니저가 챙기지.
글구 느그덜 핵교 다닐때, 교수가 직접 교구재 챙겨가지구 다니는거봤어??
그 또한, 필요한건 다 아랫것들이 챙겨 다니는것이여~~
아침 식사도 못하고 묘책을 강구해보지만
어찌 해결 방법이 없습니다.
해서 급하게 마눌에게 폰을때려
SOS 도움을 요청해봅니다.
"여보!! 저기~ 거실 그옆에 조그만 가방있지??
전동릴~ 그거 차끌고 여기 안흥으로 좀 가지고 급히 내려오면 안될까??
그거 꼭 있어야되는건디~~"
순간적인 판단 잘못으로 내가 명을 재촉합니다.
해서는 않될짓을 하고 말았습니다.
겁도없이 잠자는 마눌을 깨운겝니다.
물론 기대는 않했지만, 싸늘하게 한마디 돌아옵니다.
"인간아 그냥 맨손으로 잡고, 너 집에 드올생각 말어~~"
넘!! 무섭습니다
울 마눌, 넘 무섭습니다~
담배 한개피를 꺼내물고 한숨을 푹푹 내쉬고있는디
옆에 섯던 매제놈 포기한듯 한마디 합니다.
"성님!! 그냥 혼자 나갔다오셔요~
우리는 밖에서 그냥 술이나 한잔하고 있을랑께요."
쓰벌눔~
내 마음도 모르고~
내가 뭔뜻으로 니눔을 예까정 데꾸왔는디??
사실 그랬습니다.
내가 저눔을 예까정 데꾸온데는 이유가있었습니다.
그것은 분명, 홀로 다니기 외로워도 아니고
낚시친구로 그놈이 좋아서는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곧 선비. 바로 그것때문이었습니다.
이 가뭄에 저눔을 환자로 만들어만 놓는다면
한 일년 선비걱정은 않해도될 확신이 있었기때문입죠 ㅎㅎ
근디 이넘은 심허한 그 뜻도 모른체 혼자 다녀오라 이름니다.
않되제~~ 그건 절대 않되제~~~
어케든 같이 나가 기필코 네놈을 환자의 반열에 오르게 해야쥐~~
출조시간이 가까워 서서히 안개가 걷힙니다.
이윽고 출조점 간판에 불이켜짐과 동시에 수원낚시 사장님께 도움을 구해봅니다.
허나 어케든 도와주려 여기 저기 전화를 해보더니 전동은 커녕 수동릴도 구할곳이 없다합니다.
다시한번 속이 끓어오름니다.
쓰벌눔들!! 제대로좀 챙겨오제~~
안타까운 모습으로 출조점 구석에 쭈구리고있는디
생면부지의 젊은친구가
어찌나 딱해 보였던지
스페아로 챙겨다닌다는 500Fe 전동릴과 낚시대를 선뜻 내어놓습니다.
먼곳에서 오신것같은디 그냥 가심 쓰것냐고...
할렐루야!!
서쪽에서 귀인을 만난다더니
여기 안흥땅에서 구세주를 만날줄이야~~
정말. 돌아가신 조상님이 살아오신것보담 더욱 반가웠습니다.
너무 고마운 마음에 넙죽 절이라도 하고싶었습니다.
그려!!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여!!
암튼 그 친구, 남덕호 출조한다며
많이 잡으시고, 가실때 여기 맡겨놓으란 말을 남기고 사무실을 나갑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전동릴과 장구통릴을 구하여 기사회생 출조를 합니다.
배에 오르니 평일인 관계로 자리는 넉넉합니다.
출조인원 14명.
룰루랄라 휘파람을 불며 채비를 갖춰봅니다.
자!! 보라고~
릴은 여기다~
글구 바늘은 요로케~
이넘들아 아무리 먹고사는것도 중요하지만
공부좀혀라 공부를~
인생에 배움은 끝이없는것여.
잘보고 따라하라고~~
오비이락이라했던가??
채비를 갖추고보니 또 전원케이블이 뵈이질 않습니다. 헐~~
그또한 두고온 릴과함께 가방속에 고이 모셔두고 온겝니다
으짜쓸까요??
배는 벌써 부두를 빠져나왔는디~~
할수없이 사무장님 독대를 신청합니다.
친절하신 말총머리 사무장님~~
여기저기 구석 구석을 뒤져보드만
반토막짜리 시마노 케이블을 가져오십니다.
그리고는 찌고무 두개를 이용하여
임기응변으로 훌륭하게 다이와 임시케이블을 제작하여 주시옵니다.
역시 손재주의 달인이십니다.
오늘 천당과 지옥을 여러차례 왕복합니다. 그려~
암튼 우여곡절끝에 첫 포인트 도착!!
선장님의 3m 침선이란 멘트에따라
7000XP부터 500MT까지 각종 화기가 일제히 불을 뿜습니다
뿅!! 위~~~~이~~~~잉~
잠시 적막이 흐르고 이내 명중!!
올 히트~~ 후~드득~
이내 신들린 검객의 비수처럼 낚수대가 허공을 휘젓드만
여기저기 생포된 우럭들이 선상에 널부러집니다.
이후 가는곳마다 적진을 초토화시킨후
오후 2시 개선장군이되어 조기철수
제일횟집에서 포를뜨니 내혼자의 전리품이 도시락 9 개입니다.
해서 도시락 두개와 시원한 음료를 준비하고 귀인을 기다렸다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전해주고 금의환양~
덕분에 초짜 두넘을 환자의 길로 인도하고
저 요즘 공짜낚시 잘 다니고있습니다.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오디도 먹고~
ㅎㅎ 배움에 공짜는 없는 법이지요~
결론: 확인철저! 확인사살!!!
보수공사 잘하시어 업그레드 시키시어 더욱더 건강 모습 뵙고 싶네요. 그래도 재활및 강화 운동 잘 하셔야 낚시 하시는데... 지장 없을텐데...
수래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합니다. 근데 수래님은 낚시보다는 기자나 글쟁이 하시는게 더 좋을듯 합니다. 살아움직이는 듯한 글을 읽노라면 저 자신이 수래님이 된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5060님 어찌 요즘 장기칩거에 드가셨는지요? 도통 모습을 뵈올수가 없사옵니다. 갈치도 좋지만 언제한번 짬을내 역사속 대양호의 전설을 다시한번 일깨워주시길 바람니다
세월의 연륜이 묻어나는 글 솜씨시네요. 소설을 쓰셔도 될듯한데요. 잘읽고 갑니다.
ㅋㅋ 연륜이라고하기엔 아직 많이부족한 초짜입니다, 언제 기회가되면 한수 가르침을 청하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