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준비를 마치고 6월 29일 오전 6시 오도구에서 지난 해에 이어
"북경대학 한중대학원생 항일유적지 역사탐방" , 그 두 번째 여정을 떠났습니다.
북경대, 청화대, 인민대 한국유학생과 조선족, 중국학생 그리고 교수 등을 포함하여 35명이
대형버스를 이용해 한단시 섭현으로 출발~
좀 이른 시간이었지만 지각생 없이 예정된 시각에 출발해서 6시간 만에 섭현에 도착했습니다.
출발 준비를 모두 마치고 마직막으로 버스에 타는 미녀 삼총사! (왼쪽부터 강다해, 김현경, 김동연)
출발하고 나서 연구생회 김진선 회장이 역사탐방에 관한 간략한 소개가 있었고, 참가자들의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이번 탐방과 연을 맺게된 사정은 제각각 이었지만 역사탐방을 통해서 뭔가 느끼고자 하는 열정은 공통분모!
섭현에 도착 하기 전에 고속도로에서 이번 역사탐방에 탐방 가이드를 해줄 상영생, 왕춘향 선생을 만났다.
왕춘향 씨는 한단시 과기부에 근무하는데, 한국어가 가능해서 한단시에서 한국과 관련된 일도 겸해서 하고 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에 한단시와 섭현에 관한 정보와 조선의용군 기념사업에 관한 부분도 이야기 해주었다.
이른 새벽에 출발하느라 챙기지 못한 아침은 김밥과 따뜻한 국물로 대신했다. 점심 때가 되서야 섭현에 도착했는데
일정이 빡빡한 관계로 햄버거로 간단하게 요기하고 바로 상무촌으로 이동했다.
상무촌 마을 입구에서 내려 홍복사 까지는 걸어갔다. 우려했던 것보다 날씨가 무덥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상무촌은 조선의용대가 1940년 7월 화북지역으로 온 이후 처음 주둔했던 곳이다.
마을 안쪽에 당시 조선의용대가 머물렀던 홍복사(洪福寺)일부가 복원되어 있다.
홍복사 입구에 대한민국 국가보훈처 지원으로 대한민국 순국 선열 유족회와 중국 좌권현 인민정부가 조선의용대
열사들의 정신을 기리고자 2002년에 세운 "순국선열전적비"가 서 있다.
전적비 아래서 한단시 역사문화연구원이자 태항산 조선의용군 열사기념관 관장인 상영생(尚榮生)선생이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70여년 전 여름에 어렵게 이곳에 도착한 조선의용대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북경에서 여섯시간 버스를 타고, 우리는 이곳에 와 버렸지만 그들은 얼마나 고된 여정을 했을지...
상영생 선생의 통역은 왕춘향(王春香)씨가 맡아서 해주었다.
왕춘향 씨는 통역뿐만 아니라 역사탐방 준비과정에서 부터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었다.
상영생 선생은 2박 3일 동안 역사탐방 일정에 관한 조언을 물론, 탐방지역을 함께 다니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첫 날 호텔에서 있은 학술세미나에도 참석해서 솔직하고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해서
토론을 더욱 흥미롭게 했다.
사진 왼쪽은 당시 조선의용대가 주둔하고 있을 때를 기억하고 있는 마을 할아버지이다.
할아버지는 가지고 있는 오래된 사진들을 류승완 박사에게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홍복사의 내력을 써놓은 비석 앞에서 상영생 선생이 박경철 박사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비석에 따르면 홍복사는 명나라 때 지어졌는데, 몇 차례 고난을 겪고 결국 일제시대 무너진 것을 다시 복원한 것이다.
조선의용대가 화북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비교적 인적이 드물고 마을 외곽에
있는 절이나 사당에서 지냈다고 한다.
홍복사 뒤편에 조금 더 올라가면 조선의용대 무명 열사의 묘가 있다. 김영민 선생(가운데)이 무명 열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을 위해 묵념을 제의했다. 지난 4월 사전답사를 왔을 때도 직접 묘를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직접 묘를 보지는 못하고 다 함께 묵념을 하고 발길을 돌렸다.
섭현에 마을들을 보면 규모는 다른지만 대부분 공연장이 있다. 둘째날 가는 남장촌에도 비교적 큰 공연장이 있다.
두 번째 탐방지는 마전(麻田) 팔로군 사령부 기념관이다.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되어 있다.
"마전팔로군총부기념관" 현판 아래서 상영생 선생이 이야기 하고 있다. 사령부 건물의 기둥과 대들보 난간 등
나무들은 모두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산서성 건물의 특징이라고 했다.
기념관 한 쪽에 당시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곳 주변 지형을 만들어 놓은 모형과 전투를 벌였던 지도가 있었다.
당시 전투 상황을 표시한 지도 앞에서 인민대 김병철 교수님이 부연 설명을 하고 있다(?)^^
지형을 축소해 만든 모형을 보면서 십자령(十字嶺)과 장자령(莊子嶺)에서 있었던 전투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942년 반소탕전 당시 팔로군과 조선의용대의 전략과 전투 상황에 대해서 창원대 도진순 교수님이 의문을 제기했는데,
그것에 관해 상영생 선생과 다른 교수님과 학생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었다.
기념관 앞에서 한 컷, 뒤에 보이는 것처럼 올해가 중국공산당 창립 90주년이고,
역사탐방 마지막 날인 7월 1일이 바로 창당일이다.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 김영민 선생이 틈나는 대로 탐방지역에 관한 것과 관련 역사적 배경을 얘기해 주었다.
북경에서 섭현으로 오는 도중에도 조선의용대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역사적 배경과 이번 역사탐방을 하면서
가져야하는 문제의식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다.
세 번째로 간 곳은 운두저촌(雲頭底村)이다.
사진은 마을 남쪽 입구에 있는 건물이다. 이 건물 삼면에 조선의용대 항일 선전 표어가 쓰여져 있다.
사진의 왼쪽 벽면에는 "왜놈의 상관놈들을 쏴죽이고 총을 메고 조선의용군을 찾아오시요!"
오른쪽 벽에는 "조선말을 자유대로 쓰도록 요구하자"라고 쓰여 있다.
약 두달 전에 왔을 때보다 글씨가 꽤 지워져 있었다.
아래는 두달 전 사전답사 때 찍은 사진이다.
벽면에 쓰여진 표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글씨가 점차 지워지자 마을 사람들이 페이트를 덧칠했는데,
최근에 상영생 선생이 원래 쓰였던 글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서 글자를 고증해서 페이트 칠을 했다고 한다.
사진에서 처럼 통로가 크지 않고 불편하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건물 옆으로 돌아서 다니고 있었다.
이 건물은 현의 보호문물로 관리되고 있어서 아직까지 표어가 남아 있다.
밖에서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벽에 표어가 쓰여 있는나 해독하기 어렵다.
사진의 기념비는 상무촌에 세워진 것과 같은 시기에 같은 모양으로 세워진 것이 올해 초에 부서지면서 최근에
새로 만들어 세운 것이다.
아래는 지난 4월 사전답사 때 찍은 부서진 비석 사진.
기념비 맞은 편에는 오래된 나무와 나무 뒤로 무정(武亭) 장군의 사택이 있다. 무정은 당시 팔로군에서 파견된
조선의용군 사령관이었다.
오래된 나무와 무정 장군의 사택을 배경으로...
숙소 근처의 호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이 날 처음으로 제대로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푸짐한 중국 음식과 시원한 맥주~
오후에 호텔에서 미리 학술세미나 준비를 해준 고마운 박경철, 정원식 형님~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씻자마자 바로 학술세미나를 진행했다.
세미나는 세명의 발표자가 발표를 하고 종합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사회는 학술부회장 김동연 박사생 수고해주었다.
첫 발표를 준비하는 김지영 박사생(인민대 역사학과), 중국 내 조선독립운동 전개 및 특징과 의의에 대해서 발표했다.
두 번째 발표자 김용경 석사생(북경대 조선한국어언문화학과), 조선의용군 활동 및 의의에 관해서 발표했다.
세 번째 발표자 라국화 석사생(북경대 조선한국어언문화학과), 좌권 장군의 생애와 항일투쟁 주제로 발표했다.
조선족으로 우리말을 잘 해서 역사탐방 하는 동안 통역을 맡기도 했다.
세미나 발표자들의 발표가 모두 끝나고 종합 토론으로 이어졌다. 참가한 학생들과 교수님들 모두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사진은 토론에 정말 열정적으로 참여했던 정원식 박사생이다.
발표자들 맞으편으로 교수님들이 앉아 계셨는데, 발표를 듣고 질문과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진 오른쪽 도진순 교수님이 세미나 발표 내용과 관련해서 추가적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도진순 교수님은 북경에서 섭현으로 오는 길에 볼 수 있는 역사적 장소들에 관한 이야기와 역사탐방을 하는 동안
그때그때 마다 중요한 이야기들을 해 주셨다.
첫 날 일정은 학술세미나를 끝으로 마무리 되었다.
세미나가 끝난 뒤에도 교수님들과 몇몇 학생들은 늦은 시간까지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역사탐방을 다녀온지 한달이 지나서야 글을 올리게되어 죄송합니다.
나머지 부분들도 바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제공: 장민석(북경대 역사학과 석사생)
* 역사탐방 관련 사진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해주세요(댓글, 메일, 쪽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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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6월29일부터 7월1일까지의 기행 사진 올려봅니다..
배추가 김영민입니다..^^
잘봤습니다 .. 항상응원합니다...
뜻있는 일에 고생 많았습니다..
헐..저는 이제서야..머리가 절로 숙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