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지는 늘 자신을 기록하고 있었다. 무비 카메라 속에 담아 놓은 그 시절의 추억
을, 태지는 아마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늘 귀엽게 웃으며 방송을
즐겼던 초기의 태지 모습이 지금도 보고 싶다."
-장선아 (학원사 무크지 기자)
오랜 연예 기자 생활로 가수들을 많이 접해 봤지만 태지만큼 기억을 자극하는 가
수도 없을 것이다. 흐릿하게 지나가는 영상이지만 지워지지가 않는다. 최고의 인기
를 누리고 있어 인터부하는 데 애를 먹은 탓일까.
그렇게 애를 먹인 것이 그의 계산된 활동 방식인지, 아님 너무 바쁜 관계로 어쩔
수 없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태지가 절대 밉진 않았다.
기를 쓰고 어렵게 짧은 시간을 만들어 인상 구겨진 상태로 대면하러 들어가 보면,
그는 늘 웃고 있었고 눈동자도 항상 초롱초롱했다.
'귀여운 강아지'처럼, 행동이나 말투, 눈빛 하나하나가 맑다. '누나'하며 귀엽게
말을 걸 때면 마치 좋아하는 딱지만 엄청나게 모아 놓은 장난꾸러기 어린아이 같았
다. 짖궂은 장난도 잘 치고 자기가 말해 놓고 박장대소하며 웃어대는 모습하며, 툭
툭 내던지는 우스갯소리까지. 그야말로 가수인지 동네 꼬마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
였다.
인터뷰할 때나 방송 대기실에 있을 때나 언제나 손바닥 만한 무비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람들을 찍고 다니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아마 2집 활동 때쯤으로,
자기 주변 사람들에 대해 큰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된다. 그럼으로
써 자신을 다시 느끼고 싶어하는 것도 같았다. 그때 찍은 테이프를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겠지….
그의 콘서트 현장에서도 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 당시 가수들의 콘서트 대기
실에는 다소 긴장감이 돌고 의례 깔끔하며 얌전한 느낌이 들곤 했는데, 유독 태지
네 세 명만은 그들만의 흥에 겨워 가만히 있질 못했다. 그저 정신없이 까불고(?)
왔다갔다 서성이고…. 그러니 그 당시 특이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다시 컴백한 그를 보면서 '나이가 들었구나!'라는 생각이 앞섰다. 8년 전 그
의 모습이 떠올려져서인지 참 많이 성숙해졌다는 느낌이다. 외모에서 풍기는 느낌
도 느낌이지만 그가 뿜어내는 농익은 자태(?)랄까.
오랜만에 만났지만 뭔지 달라보이는 모습은 여전했다. 음악도 앞서가는 음악이지
만 많이 무거워진 것 같다. 최고를 향한 부담을 느낀 탓이었을까? 자신만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철저히 노력하는 모습도 여전하구. 아니, 오히려 더 심해진 것도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좀더 대중에게로 다정하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1,2집
때처럼 상냥하기만 한 모습을 팬들을 끌어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지금처럼
아주 무거운 모습이 아닌 '태지만의 모습'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