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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사리 처녀 ===
1 노란하늘 깨어져라 눈보라는 훠이날고 흉흉할사 먹구름은 하늘가득 몰려온다.
광기서린 운명줄이 나를묶어 끌어가니 피어오른 한송이꽃 인당수에 던지리까,
이- 한몸 날아가서 남은식구 배채울까 피눈물에 젖어드는 고향땅을 떠나간다.
2 온달같이 환안얼굴 맏며느리 당상이요 늘찐몸매 착한심성 어디간들 좋은신부!
꿈꾸는듯 검은눈을 아른아른 내려뜨고 실날같은 고운미소 아련히도 피어났던"
꽃과같은 그얼굴에 날을듯한 남색치마 칠보단장 연지찍고 가마타고 시집가련 작은가슴 꽃피우던 어릴적의 꿈이엇소"
3 불모의땅 사할린섬 뼈를삭인 중노동에 병든몸을 얼기설기 고향이라 찾아왔네 내리흉년 배고픔에 고향인심 사납구요 궁한나라 궁한백성 비럭개와 다르리까?
생떼같은 내자식들 차마두고 어이갈까? 하늘찌른 억화심정 회한서린 장탄일성! 찢어져라 눈부릅떠 쓰러져간 울아버지.
4 찌부러진 눈두덩에 흐르느니 눈물이요 억장찍는 모진가난 이한몸에 쏟아지니 기구박한 이내팔자 어느님전 하소할까 울어머닌 울었다네! 몸부림쳐 울었다네!
원수같은 오남매는 소학교도 못가보고 덩그렁한 오라비는 머슴살아 입을덜고
까칠까칠 꽁보리밥 허겁지겁 삼키었고 보리고개 긴여름엔 우물가로 달려갔소!
5 흐물대는 석유등잔 문풍지에 흐느낄때 울어머니 내손잡고 피눈물에 범벅되어 떨어지지 않는입술" 차마못할 그한마디"
어쩔꺼나 어쩔꺼나 하늘닿은 부모의죄! 어쩔거나 어쩔거나 금쪽같은 내새끼를 네아비만 살았어도 이렇게는 못보내네 네아비만 살았어도 이렇게는 못보내네!
우리모녀 가슴잡고 피터지게 울었다네" 가슴찧고 울었다네" 하염없이 울었다네!
"어찌 잊으리 " 이한! 이설움! "어찌 잊으리" 이한! 이설움을!
#.가난에 겨워 [꽃과 같은 딸자식]을 돈 많은? 노인에게 보내야 했던 어머니! 그어머니의 처절한 회한"과 고통" 눈물"과 통곡"에 어머니의 애끓는? 말못할! 청" 청(請)을 뿌리치지 못하고, 가야만 했던 그 처녀! 내 친구! 내 누이는 아니라도, 그 슬픔을 같이 나누고자, "40"여년이 지난 오늘에야" 불현듯 생각되어, 오늘밤 같이 울어봅니다.
"오! 생이여! 목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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