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의 돌출행동과 "나도 용돈 좀 줘"하며 항변하다가
아내로부터 현재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걸 정리해서 주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불태우면서 정리하더니 화요일에 아내는 한장의
복사용지에 빼곡이 적힌 한달 이용금액 내역과 함께 카드를 건넨다.
그래 못할것도 없지하며 받아들곤 꼼꼼히 살피니 실로 엄청도 하고,
그간 아내의 살림살이를 너무도 몰랐음에 새삼 놀란다.
매달 지출되는 금액에서 두아이의 교육비로 지출이 65%가 넘으며,
각종공과금과 아파트관리비가 20%에 해당하고, 나머지가 잡비로
그 나머지를 채운다. 그 금액의 총액은 220만원 이고, 이중에
경조사비와 가족 대소사에 들어가는 소소한 금액은 포함도 되지 않았다.
메모를 해봐도 엄두가 나질 않는 것이 난 매달 아내에게 100만원정도의 현금과
차량이나 외식때 쓰는 비용은 카드로 지출하는데 이때 지출되는 비용은
평균잡아 60만원 꼴이다.
누구나 보면 알듯이 그러면 매달 60만원은 (-)처리가 된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그 긴 기간동안을 아무런 말도 없이 끙끙거렸을 아내를 생각하니
이기적인 나의 못된 행동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4월인가? 남은 주식을 처분하면서 천만원을 아내에게 줘을때만해도
멋진 자전거를 한대 기대했다만, 아내는 그돈을 모두 그간 밀려있던
빛청산에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천이백정도가 마이너스이다.
우선 마이너스를 청산하고파 내게 들었던 연금을 깨서 정리를 하라고 일렀다만
아직도 처리를 안한걸 보면 노후자금으로 꽤나 든든해 했음을 알았다.
난 지금도 여행사를 운영한다. 현재 운영자금으로 한푼도 못벌었을때
우리집은 5개월 후면 먹고 지금까지 영위한 모든걸 놓아야만 할 처지다.
이렇게 까지는 절대로 안될 것이라는걸 알지만 몰랐을땐 이런 생각마저도 못했다.
아내의 고충을 안 지금은 매사에 얼마나 더 열심히 살아야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터이다. 이런 면에서는 월급장이들이 퍽이나 부럽다.
상황을 도리킬 수 없다. 지금의 내 상황을 즐기면서 열심히 살아야한다.
아내에게 웃음을 되돌려주고 싶고, 아이들과도 잘 어울리는 아빠이고 프다.
그럴려면 난 더 열정을 가지고 내일을 충실해야 한다.
이전의 나는 술이 좀 들어가면 고고였고, 그 끝간데 없이 흥청망청이였을 적이 너무도 많았다.
지금은 그렇게 못하겠다. 그렇게하면 그 고충이 아내에게 그 이상 돌아가고,
아이들이 너무도 힘들어 짐을 알기에 내 생할을 바꾸어야만 한다.
병철에게 전화를 해서 자문도 구한다. 난 진화하고 있다.
소소한 변화가 나중엔 얼마나 커질지 기대가 된다.
"여보 너무도 미안하고, 그동안 정말 너무도 몰랐다는게, 또한 미안하고,
이제라도 알았으니 최소한 당신을 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겠고,
이제라도 정신 바싹 차려서 이후의 삶은 윤택하게 삽시다. 여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