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이 추천하는 일출여행지 10선 한 해가 지고 있다. 2006년은 나에게 어떤 해였을까? 아쉬웠던 자신을 반성하면서 보다 더 나은 새해를 맞이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연말 연초가 되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돋이와 해넘이 여행을 꿈꾼다. 바다와 산을 찾아 해가 지고 뜨는 것을 바라보면서 새롭게 마음을 잡아보기 위함이다. 전국에 수많은 해돋이 장소가 있지만 나름대로 감동 받았던 일출명소 10곳을 추천해본다. 구름을 뚫고 창공을 박차고 솟아온 붉은 해를 보면서 2007년 희망찬 새날을 열어가길 바란다.
백두대간의 기운-속초 영금정 영금정 해돋이정자’는 바다 위에 세워진 해상 정자다. 검푸른 동해바다와 부서지는 파도를 발밑에 둘 수 있으며 기둥사이로 떨어지는 해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새들의 보금자리 조도와 불야성을 밝히는 오징어잡이 배가 활기찬 아침 풍경을 더해주고 있다. 최근에 준공한 속초 등대에 올라서면 해안선을 따라 멀리 금강산까지 이어진 해안선을 조망할 수 있으며 웅장한 백두대간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바다에는 동명항이 비집고 있는데 해가 떠오르면 밤새 바람과 파도와 싸우며 고기를 낚아올린 배가 하나 둘씩 들어온다. 치열한 경매도 지켜볼 수 있으며 뱃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느껴볼 수 있다.
(사진:내물치 해맞이공원의 인어 연인상) 매년 ‘해맞이축제’를 열고 있는 내물치 설악해맞이 공원에서는 멋진 조각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인어연인상 바위에 올라 근사하게 포즈를 취하는 것도 괜찮은 추억거리다. 이곳 해변은 모래가 아닌 자갈과 돌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우암 송시열선생이 함경도 덕원에서 거제도로 유배되어 동해안을 따라 이곳을 지나다가 날이 저물어 머무르게 되었는데 폭우로 물이 불어 며칠 더 체류하다 떠나면서 물에 잠긴 마을이라고 하여 물치라고 불렀다고 한다.(서울-양수리-양평-44번국도-홍천-인제-속초)
사진:속초동명항에서 오징어를 말리고 있는 여인
애국가를 장식한 추암일출 촛대바위는 애국가 첫소절 일출배경으로 등장하는 곳이다. 특히 촛대바위 위에 걸리는 붉은 햇덩이가 압권인데 부서지는 파도소리, 기암괴석 그리고 일렁이는 해가 잘도 어우러진다. '남한산성에서 정동쪽은 이곳 추암입니다.' 라는 안내돌이 세워져 있다. 남한산성은 청나라에 쫒겨 인조가 몽진하고 항전했던 곳이 아닌가? 비록 왕은 삼전도의 치욕을 보였지만 남한산성 동쪽 끝자락에는 이렇게 우뚝선 바위가 한치의 땅도 내주지 않고 항거하고 있었다. 기암괴석과 바다를 병풍 삼은 해암정도 놓치기 아까운 풍경이다.
추암은 예로부터 젊은 연인들의 동해안 여행 1번지로 알려져 있다. 겨울연가에서 배용준과 최지우가 마지막 눈물을 쏟았던 곳이기도 하다. 추암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삼척해수욕장과 정라동을 잇는 새천년 해안도로가 나온다. 바다를 따라가는 드라이브 코스도 아름다울 뿐 아니라 소망의 탑 일원에서 펼쳐지는 일출 또한 감동적이다. (가는법: 서울-영동고속도로-강릉-동해고속도로-동해-7번국도-추암)
(사진:추암해수욕장 오징어길 사이로)
영덕대게의 고장 강구항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로 유명해진 강구항은 영덕대게로 유명한 곳이다. 항구 남쪽에 바다를 멋지게 볼 수 있도록 꾸며진 13만평의 삼사해상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높은 절벽에서 바다 아래 내려다 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경북 1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29톤의 경북대종과 망향탑, 공연장, 어촌박물관, 상징탑등이 세워져 있다. 청정지역에다 높은 곳에서 내려보기 때문에 유난히 너른 바다가 펼쳐지며 솟구친 태양도 힘이 서려 있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숙박시설과 깔끔한 식당이 많다. 강구에서 축산까지 이어지는 해안드라이브도 꼭 권해본다. 해안산을 따라 펼쳐지는 풍경이 참 좋은데 풍력발전단지 근처 해맞이 공원에서 맞는 일출도 좋다.
영덕의 상징탑
일출과 더불어 영덕의 또다른 감동은 바로 대게를 먹는 즐거움이다. 대게는 11월 초부터 이듬해 3월까지 먹을 수 있는데 1월경에 잡은 대게가 가장 상품으로 친다. 강구항은 동해안 모든 대게잡이 어선들이 집결하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데 관광객이 몰리는 년말이나 축제기간에는 가격이 올라간다. 가격이 부담된다면 차라리 북한산이나 러시아 산 대게를 먹는 것이 더 낫다. (서울-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안동IC-34번 국도-영덕)
한반도의 꼬리뼈-호미곶 조선시대 풍수학자인 남사고는 한반도의 모양새가 호랑이로서 앞발이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이며, 백두산은 호랑이의 코, 호미곶은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이 곳을 천하명당으로 꼽았다고 한다. 호미곶의 일출 역시 유명한데 1999년에 세워진 '상생의 손' 위로 떠오르는 일출은 한반도의 아침을 깨운다. 상생의 손은 모두 2개인데 바다속에 떠 있는 오른 손 모양은 높이가 무려 8.56m이며 무게는 18톤에 이른다. 왼손은 육지에 서 있는데 바다와 육지에 서로 마주보도록 설치하여 상생과 화합을 상징한다. 이밖에 해맞이 광장에는 성화대, 영원의 불씨함, 채화기가 조성되어 있다.
해맞이광장 바로 옆에는 우리 나라 유일의 등대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는데 운항 체험실, 등대 유물관, 등대 과학관, 해양수산관, 수상전시관, 야외전시관, 테마 공원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특히 한국 등대의 발달사와 각종 해양 수산자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박물관이다. 등대 관련자료 및 소장품이 무려 3천여 점이 전시되어 있어 아이들의 체험학습코스로 좋다. (서울-경부고속도로-대구-대구포항간고속도로-포항-31번국도-약전-925 지방도-호미곶)
문무왕의 염원-경주 대왕암 신라 30대 문무왕의 수중릉으로 죽어서도 왜적을 물리치겠다는 굳은 의지가 살아 있는 곳이다. 안개 자욱한 이곳에 지금은 갈매기가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문무왕의 의지가 담겨 있어 그런서 무속인과 신도들이 바위를 향해 기도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대왕암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봉길 해수욕장은 해변이 모래밭이 아니라 자그마한 자갈돌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파도가 몰아치면 돌 구르는 소리가 듣기 좋다. 신문왕이 세상의 파란을 없애고 평안하게 하는 피리인 '만파식적'을 얻은 이견대 역시 대왕암을 감상하기에 좋은 포인트다. 대왕암에서 경주시내쪽으로 대종천을 따라가면 문무왕이 짓기 시작해 신문왕이 완성했다는 감은사지가 나온다. 두 개의 거대한 3층 석탑과 주춧돌만이 당시의 영화를 대신 보여 주고 있다. (서울-경부고속도로-경주IC-4번국도-감은사지-봉길해수욕장-대왕암)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해뜨는 곳- 간절곶 동경 129도 21분 50초. 간절곶은 새천년 밀레니엄의 첫 해돋이(2000년 1월 1일 오전 7시 31분 17초)로 유명한 곳이다. 먼바다에서 보면 긴 간짓대(대나무장대)처럼 보여 이름 붙여진 간절곶은 포항의 호미곶보다 1분, 강릉이 정동진보다 5분 앞서 일출의 장관을 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는 물론 동북아시아 대륙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매년 새해 해맞이 행사에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새천년 기념비와 함께 조각공원이 형성되어 있어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다. 간절곶 언덕배기 위에는 17m 높이의 등대가 있는데 에전에 사용했던 등대 상단부를 지상에 내려 놓아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밀레니엄 전시실에는 등대과 관련된 자료와 울산항을 소개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4km 북쪽에는 아담한 진아해수욕장과 서생포 왜성이 있으며 해양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서울-경부고속도로-언양분기점-울산고속국도-31번국도-간절곶)
신라의 재상 박재상 부인이 남편의 무사 귀환을 그리는 조각상
간절곶 등대와 밀레니엄 전시관
우주선 발사대가 있는 외나로도 하반마을 서울서 승용차를 타면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리는 곳이 고흥땅일 것이다. 접근 하기 힘든만큼 천혜의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흥반도에서도 가장 끝자락에 붙어 있는 섬이 외나로도며 외나로도에서도 동쪽 끄트머리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을이 하반마을이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리로 연결되어 있으니 지금은 육지나 다름 없다. 하반마을은 고흥 우주선 발사예정지이기도 하다. 점점히 찍힌 다도해 섬과 붉은 여명이 어우러저 장쾌한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여수의 금오열도 야트마한 산자락에 슬그머니 해가 떠오른다.
외나로도의 삼나무 숲은 드넓은 바다와 다름없다. 일제 때 인공조림한 숲인데 80년 이상된 삼나무와 편백군락이 3만주나 자라고 있다. 나로도의 축정항은 전남의 5대 어장중에 하나이며 남해의 어업전진기지의 하나이며 삼치파시로 유명하다. 밤새 잡아온 생선의 경매를 보는 것도 의미있다. (서울-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간고속도로-진주분기점-남해고속도로-서순천IC-순천-2번국도-벌교-15번국도-고흥-외나로도)
쌍둥이섬으로 솟아오르는 일출-안면암 안면도의 꽃지해수욕장은 연말이면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안면도가 일몰지로 유명하지만 실은 일출이 좋은 곳도 많다. 안면도 초입의 황도에서 본 일출도 좋고 숨겨진 명소인 안면암에서 바라본 일출 또한 기대해도 좋다. 천수만 너머 홍성군과 보령시 쪽 야산위에서 해가 솟아 오른다. 햇살을 받은 개펄이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고 쌍둥이 섬을 연결한 부교는 지네가 지나가는 것처럼 꿈틀거린다.
더구나 서해에서 해가 떠오르는 것도 색다르고 암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더욱 의미있다. 스티로플을 이어 만든 200m의 부교는 물이 들면 뜨고, 빠지면 개펄 위에 붙도록 만들어졌다. 안면암 초입의 정당리 소나무 숲길산책도 좋다. (서울-서해안고속도로-홍성IC-서산AB방조제-96번지방도-원청리-77번국도 구길-정당리 소나무숲 좌회전-안면암)
영험한 태백산 일출 민족의 영산 태백산에서 보는 일출은 의미있다. 우리나라 삼신산 중 하나로서 산 정상에는 태고 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재단이 있으며 이곳에 내려다 본 일출이 장관이다. 날씨만 받쳐준다면 동해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으며 평소에는 운무와 산 사이로 떨어지는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겨울에는 '살아 천 년, 죽어 천년'인 주목군락과 웅장한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천재단에는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밤새워 기도하는 무속인들의 기도 모습은 태백산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풍경이다. 산행은 당골-반재-망경사-천재단-당골 코스가 일반적이다. 12월~ 1월의 일출시간은 7시 30분 전후며, 반드시 아이젠을 준비해야 한다. 1월말(1/26~2/4)에는 태백산 눈꽃축제가 펼쳐지는데 눈꽃등산과 더불어 눈조각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다. (서울-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IC-38번국도-영월-석항-31번국도-상동-태백산)
태백산 주목군락지.
태백산 눈꽃축제 눈 조각품....내가 직접 모델에 나섰다.
작은 천지 옥정호에서 만난 일출 옥정호는 섬진강 다목적 댐으로 인해 생겨난 호수로서 넓은 호반과 주변 숲이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일교차가 커서 물안개가 많이 발생하며 국사봉에 올라 내려다보는 풍경은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워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한번쯤은 방문해야하는 성지같은 곳이다. 옥정호반길은 도로공사에서 주관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뽑힐 정도로 예쁜 길이다. 특히 붕어섬이 있는 입압리를 지나면 순창가는 길에 운암대교를 건너야 한하는데 운무에 휩싸일 때는 구름위를 달리는 기분이 든다.
일출도 인상적이지만 스크럼을 짜듯 웅장한 산줄기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 곳에 마이산의 특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옥정호의 최고 비경은 국사봉에서 바라본 붕어섬이다. (서울-호남고속도로- 서전주IC-27번 국도-계곡리-49번 지방도-운암에서 우회전-입성리-국사봉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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