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뉴스는 온통 월드컵 축구 예선전 대 우즈벡戰에서 후반 종료직전에 터진 축구천재 박주영의 동점Goal득점 소식이다.
그런데 위 사진에서 보이는 최전방에 있는 공격수(정경호 선수)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소개해 본다.
1. 정경호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
FIFA의 규정과 이를 번역한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오프사이드라는 것은 "선수가 그의 상대편 골 라인에 볼과 최종의 두 번째 상대편보다 더 가까이 있을 때"라고 한다. 최종의 두 번째 상대편이라는 것은 골키퍼를 제외한 상대 최종 수비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 팀 선수가 상대 최종수비수보다 뒤에 있을 경우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것이다.
오프사이드 위치의 판정 기준이 되는 것은 패스나 슛 등 동료의 발에서 공이 떠나는 순간이다. 첨부된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김두현이 슛하는 순간 정경호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던 것은 너무도 자명하여 더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2.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반칙은 아니다.
모 가수의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아니다."라는 말을 연상시키는 제목이지만 김두현이 슛하는 순간 정경호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고 해도 반칙은 아닌 상황이다.
FIFA의 규정과 대한축구협회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선수가 같은 팀 선수에 의하여 볼이 터치 되거나 플레이 된 순간에 주심의 견해로 플레이에 적극적으로 관련되었을 때에만 처벌한다. 즉 플레이에 간섭하거나, 상대편을 방해하거나, 그 위치에 있으면서 이득을 얻을 때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김두현이 슛하는 상황에서 정경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바라보는 것일 뿐, 경기에 어떠한 영향도 미칠 수 없었다.
3. 슛이 골대에 맞고 동료에게 간 것은 인력 혹은 천운?
정경호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으나 경기에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칙으로 선언되지 않아 경기는 그대로 진행되는 상황. 들어갈 것 같았던 김두현의 슛이 골대에 맞고 말았다. 경기를 지켜보는 대한민국 축구팬과 현장의 선수들은 탄식을, 우즈베키스탄 축구팬과 선수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순간에 공은 정경호에게 향했고 그는 침착한 도움으로 동점골을 엮어냈다.
이 장면에서 논란이 되는 것은 김두현의 슛이 골대에 맞고 정경호에게 향한 것을 과연 어떻게 판단하는지 여부다. 김두현의 슛이 없었다면 애당초 공이 골대에 맞을 일도 없었다고 생각한다면 김두현의 슛이 골대를 맞고 정경호에게 간 것은 앞서 2번에 언급한 규정에서 '같은 팀 선수에 의하여 볼이 터치 되거나 플레이 된 순간'에 해당하고 따라서 정경호가 공을 잡은 순간, 그는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된다.
그러나 공과 골대는 둥글기 때문에 공이 골대에 맞는 순간, 어디로 향할지는 선수가 임의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김두현의 슛이 아무리 동료의 행위라고 할지라도 그 공이 골대를 맞고 정경호에게 간 것은 오프사이드 반칙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 경기에서도 종종 최종 수비수 뒤에 있던 선수가 동료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공을 득점으로 연결하는 장면이 오프사이드 반칙 선언 없이 인정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4. 수동적 오프사이드의 인정 여부
골대를 맞은 공이 동료에게 향한 것을 인력이 아닌 천운으로 간주하여 정경호가 공을 잡은 것을 인정한다고 해도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비록 반칙은 아녔지만 오프사이드 위치에 엄연히 있던 선수가 그 다음 상황에서 합법적으로 동료에게 공을 받아 경기에 관여할 수 있는지 여부는 현재 축구계의 논란 중 하나이다.
유로 2004 본선에서 네덜란드의 공격수 뤼트 반니스텔루이가 체코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득점하면서 본격적으로 거론된 이른바 수동적 오프사이드의 인정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당시 동료 미드필더 아르옌 롭벤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었던 반니스텔루이는 롭벤이 공을 잡았던 순간에는 명백한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으나 그 이후 상대의 최종 수비수 앞에서 합법적으로 공을 받아 득점했다.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경기에 관여하지 않아 반칙으로 선언되지 않은 선수가 직후 경기에 참여하여 득점이나 도움 같은 상대에게 치명적인 행위를 했을 경우, FIFA의 규정을 글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이는 분명 '플레이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이며 '그 위치에 있으면서 이득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유로 2004 이후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기술위원회는 참여자 만장일치로 반니스텔루이의 득점 장면은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무효가 되어야 마땅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를 전달받은 FIFA의 요세프 제프 블라터 회장은 지난 2월 이를 공론화하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화답했다.
수동적 오프사이드에 대한 논란과 FIFA의 입장을 명확히 알고 있는 심판이라면 정경호의 도움과 박주영의 골은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골대에 맞은 공이 어디로 향할지 여부를 천운으로 봤다면, 아니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으나 여러 이유로 반칙이 선언되지 않은 선수가 이후 합법적으로 패스를 받아 하는 동작은 유효하다고 판단한다면 정경호의 도움은 오프사이드 반칙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정경호의 오프사이드 논란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문제의 소지는 있으나 결코 오심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 글로 축구팬의 궁금증이 풀리고 정경호의 도움이 그 가치를 잃는 일이 없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첫댓글 대단한 축구 전문가입니다. 비록 모셔온 글이지만 관심의 깊이와 선택의 안목이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