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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여고 모교 교정에 빨간 명자나무 꽃이 수줍게 피어있는, 2016년 4월 15일 (금) 11시에 경북여고동창회 개교90주년 총회가 전국에서 모인 약 2,400명의 동문이 모인 가운데 모교 강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서울에서는 763명의 동문이 내려 갔는데, 백합 48기는 남정희 회장 포함 약30명이 개교 90주년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개교90주년에 참가하는 재경동문들은 각 기별로 프로그램을 짜서 개교90주년 당일 본교서 모이기로 하여, 각 기들은 1박 2일 또는 당일 등 다양한 선택을 하였기 때문에 20여대의 버스가 동시에 출발하는 80주년과 같은 대이동은 없었습니다
4월 15일 AM 6시 20분, 양재역 2번 출구앞
친구들이 하나 둘, 택시로, 자가로, 전철로 정확하게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준비하고 나온 친구들의 상기 된 모습이 여기저기서 보이구요. 대구 모교에서 행사가 11시에 시작 되기 때문에 10시 30분까지는 모교에 도착해야 합니다.
목동 친구들이 좀 일찍 도착했습니다. 우리쪽으로 미끄러져 오는 빨간색의 버스를 보고,
"아저씨! 경북여고 버스 맞아요? "네, 맞습니다."
"48기 버스죠 ?" "맞아요?"
"그럼 빨리 이름 올려 주세요, 아이고 아저씨, 글씨 틀렸잖아요? 복이 아니고 북이에요"
"빨리 사진 찍어서 애들한테 올려줘야지, 얘들아! 추워 빨리 올라와"
친구들은 버스에 올라가 짐도 챙기고 이것저것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우째 이런일이?
우리 버스가 아니라고 하네요. 아이고! 허둥지둥, 부끄부끄...
바로 이 버스가 우리의 전용버스였습니다. 차내부는 요상한 조명으로 살짝 노래방 분위기가 났고, 기사아저씨 머리는 완전 백발의 긴머리로 기사 맞나? 싶을 정도로 이상했습니다.
은영친구가 나중에 하는 말이 찹쌀떡 담은 케이스 고무줄로 묶어주고 싶다고...
역시 경북여고답게 친구들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모두 약속시간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을 태운 버스는 모교로 향해 힘차고 신나게 출바~알.
이른 아침 대형버스에 몸을 실은, 내일 모레면 환갑이 되는 중년(?)의 친구들, 이시간 만큼은 꿈많은 10대의 갈래머리 소녀로 돌아가네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버스속 여기저기서 안부 묻고 애기하며 웃음꽃이 아주 활짝 폈습니다. 남편, 자식, 그리고 걱정 근심 다 떨쳐버리고, 저~~쭈욱 뻗은 고속도로에 우리의 앞날이 펼쳐지기라도 하듯 마냥 즐겁습니다.
오늘 하루는 완전 자유부인(?)이 아닌 소녀시대로 돌아간 듯 싶습니다.
이번 모교방문을 위해서 회장단은 따끈한 커피며, 간식, 과일 등 친구들이 미안할 정도로 완벽하게 준비를 했네요. "뒤로, 뒤로" 앞에서 계속 뒤로 먹을 것을 전달했구요.
재무인 순주가 뜨거운 커피를 친구들에게 나눠 주고 있습니다.
"일단 여기 올려 놓고 따라야 될 것 같아. 조심해, 쏟겠다.'
회장단이 준비한 샌드위치와 컵과일, 간단한 간식도 꿀맛입니다. 언제 아침에 이렇게 맛있게 먹은 적이 있나요? 친구가 반찬이고, 모교에 간다는 설렘이 진수성찬입니다.
총무 최형윤입니다.
버스속에서 모교방문 소감을 돌아가면서 얘기했습니다. 직장에 연가를 내고, 아주 먼 곳에서 왔다는 친구, 100주년때 못 올 것 같아서 등등 여러가지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중 한결같은 생각은 모교를 보고 싶다는 거였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교정도 많이 변해있겠죠? 우리들이 변했듯
(남정희회장, 이경희감사, 한휘숙, 김애남총무, 최형윤총무)
장복희, 현영주, 정경명, 한명희, 원인자
이영숙, 구정화, 이미성, 황춘복, 민명숙
이순주 재무, 배경희, 우은영 감사, 허정애, 김혜준
콧노래도 절로 나오구요. 대구에 있는 친구들 어떻게 변했을까? 설마 내가 더 늙어보이지는 않겠지? 하고 약간의 기대와 걱정도 해봅니다.
버스 커튼을 들어 올리고, 봄꽃으로 단장한 차창 밖 봄의 drama를 시청하면서, 마음은 타임머신을 타고 고교시절로 돌아갑니다. 단순한 모교방문이 아니라, 빛나던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하면 될까요. 여러생각이 많아져, 이러한 기분좋은 무게감이 가슴 한쪽을 지긋이 누르고 저며와 가슴이 아파옵니다.
생각보다 고속도로는 순조로웠습니다.
여기서 총무 최형윤이가 퀴즈를 냅니다. 몇시에 모교 교문에 도착할까아~요?
기사아저씨 지금 시속 몇 Km 입니까?, 그렇지 Tmap...저마다 머리를 굴려 총무한테 받은 게임쪽지에 도착 예상시간을 적었습니다.
58,000원 상당의 화장품이 상품인데, 가장 근접하게 적어낸 친구에게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마음이 변하면 미리 제출한 게임쪽지를 5,000원에 팔겠다고 총무가 갑자기 제안을 하네요.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하지만, 아니야! 못먹어도 그대로 go !
10시30분 도착이니까 그 근방의 시간을 적으면 되겠지 하고 대부분의 친구들은 적어냈는데, 생각보다 일찍 모교에 도착했습니다.
선물은 구정화에게로, "나 Tmap 보고 적었어"
드디어 모교 경북여고에 도착했습니다. 꿈많던 학창시절 치마에 흰칼을 달고, 위풍당당하게 드나 들었던 교문, 반갑고 벅찬 마음에 잠시 눈앞이 흐려졌습니다.
여기든가, 저기든가? 오른쪽에 있던 생활관은 어디로 갔나요?
한복을 입고 부모님 초대하여 절하고 생활관에서 배운 예절을 선보였던 생활관이 지금은 이렇게 특별교실로 변했어요. (위 우)
인조잔디로 변한 운동장, 마스게임, 교련훈련, 체력장, 흙먼지 마시며 열심히 뛰어 다녔던 운동장, 신발에 묻은 흙먼지를 털고 교실로 가야 했는데...
기숙사 "백합청사"라는 없었던 건물도 보입니다.
일단 교정을 둘러보구요
이제 개교90주년 행사가 있는 강당으로 가야합니다. 곳곳에 환영한다는 플래카드가 아름드리 나무에 걸려있고, "환영합니다, 선배님!" 이라고 줄서서 외치는 후배재학생들의 싱그러운 목소리가 교정을 울렸습니다.
강당으로 입실하기 전에 각 해당기에서 준비한 중식 및 기념품을 인수하고, 미리 정해놓은 자리로 질서있게 들어가 앉아야합니다.
그림 1 표지 : '진달래산'을 그린 김종복 동문(21회)은 평생 '산'을 그려왔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파리유학을 떠나 한국작가로는 처음으로 파리 살롱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구카톨릭 교수를 역임했으며 2014년에느 동대학에 '김종복 미술관'이 개관했다.(자료)
글 1 표지글 '백합'을 쓴 우향 최금옥 동문(48회)은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글서예부문에 3회 특선을 했으며, 월간 서예대전 초대작가이기도 하다. 또 1994년 경상남도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자료)
1. 경북여고 개교 90주년 행사장입니다. 참석자수가 강당의 수용 능력보다 훨씬 넘기 때문에 모두 질서를 지켜 미리 정해진 자리로 질서있게 앉기 시작했습니다.
간만에 만나는 그리운 벗들과 그간의 안부를 물으며, 등짝도 살짝 쳐보고 두손을 맞잡아도 봅니다. "어떻게 지냈어? 진짜 오랜만이네, 근데 하나도 안 변했다" 하얀 거짓말도 해보구요.
반가운 인사말도 하이톤으로 합니다. 이순간 만큼은 모든게 즐겁고 행복하기만 합니다.
서로 얘기하는 이야기속에 나를 담고 너를 담고, 쳐다보는 두눈 속에 우리들의 그 옛날 순수했던 기억들을 담습니다.
2. 곧 제1부 축하공연이 시작됐습니다.
신나는 연기 기둥과 함께 10부터 다운을 시작해서 한껏 분위기를 띄우고...
1.1) 합창(릴리하모니 )
나물캐는 처녀, I will follow him
1.2) Soprano Solo
목련화 : 김동진
1.3) 남성중창단 : 열인 앙상블/열정이 있는 사람들
Canzone Medley
1.4) 9순 동문(18회 이상)께 기념품 증정
50기 후배들의 안내를 받으며 9순의 대선배님들이 앞으로 나오셨습니다.
1.5) 합창(백합합창단)
못잊어, 행복한 산책
1.6) 백합합창단의 합창이 끝난후, 대형화면에서 상영되는 기별활동 영상을 보면서 장내 정리를 한 뒤 곧 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3. 41회 이재순, 46회 김미희동문의 사회로 제2부 정기 총회가 진행되었습니다.
3.1) 개회사, 국민의례, 회장인사(내빈소개)가 있은 뒤, 대구 경북여고 총동창회장 인사, 축사( 모교교장, 재경동창회장, 재부산동창회장)가 있었습니다.
이어서 김숙자 명예회장의 격려사와, 교사 연구비 전달(동창회장, 동문장학회 이사장), 장학금 기부자 소개와 장학금 수여도 이어졌습니다.
점심은 많은 인원을 소화해야 했기에 간단히 김밥과 찹쌀떡 3개, 그리고 재경에서 준비한 오렌지와 광덕사과로 준비되었습니다.
강당 수용 가능 인원에 비해 많은 동문의 참가로 각 기별 미리 지정 해놓은 장소에서 즐거운 식사를 했습니다. 우리 48기는 강당 2층 그자리에서 점심시간을 가졌구요.
5. 제3부 어울마당
점심식사가 끝난 뒤, 3부 사회자의 요란한 춤과 노래를 시작으로, 각기에서 정성껏 준비한 장기자랑이 시작 되었습니다.
48기는 이명은 외 10명이 준비한 신나는 난타 "아! 대한민국"을 준비했구요.
장기자랑 팀이 너무 많아 중간중간에 행운권 당첨 번호를 새로운 방법으로 발표했습니다.
5.1) 44회 기악합주(김흥남 외 9명) : 할아버지 시계, 장난감 교향곡
중창 : 동무생각/박태준
5.2) 48회 난타 (이명은 외 10명) : 아! 대한민국 (동상)
48기입니다. 와! 짝짝짝 신납니다. 48기 전부 같이 열심히 북을 때립니다.
5.3) 합동(조궁연(27), 박명희(40), 김정숙(43)) : 3인무(입춤)
5.4) 43회 가요(백댄서 43회 10명) : 추영순
5.5) 18회 특별출연(가곡, 방울새) : 최수경(90세)
반주와 목소리키가 맞지 않았지만, 개의치 않고 방울같은 목소리로
5.6) 39회 플라맹고와 사랑의 밧데리 : 주정혜(재경) 외 9명 (은상)
5.7) 34회 가요 : 김혜리사
-은사와 함께하는 추억여행-
80대의 은사님께서는 직접 작곡하신 2~7반 반가를 제자와 같이 부르시고, "립스틱 짙게바르고"와 앵콜로 "사랑이여" 를 열창하셨습니다. 중간중간에 부르시는 휘파람소리는 너무나 아름답고 로맨틱해서 모두를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했습니다. 게다가 사회를 보는 선배님 고운 목소리와 은사님의 휘파람소리는 환상 그자체였구요. 계속 듣고 또 듣고 싶었습니다.
5.8) 39회 해주아리랑(한국무용) : 유춘주 외 16명
5.9) 46회 카치니의 아베마리아 : 46트리오, 김정희 김혜영 박신화
5.10) 합동 타령 해금합주 : 백합 두줄바라기 서병련외(46) 외 5명
5.11) 47회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 : 47릴리리아 댄싱팀 장내심 외 24명(금상)
다같이 저 속에서 같이 해야 되는데, 친구들은 시간 관계상 버스로 향했고 전설주 혼자 열심히 찍었습니다.
출연팀 교체시간을 이용해서 영상으로 행운 추첨을 하는 등 행사시간을 절약하려는 집행부의 노력이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3부 장기자랑팀이 너무 많이 남았고, 갈길이 바빠서 일부 서울팀은 아쉽지만 서둘러 행사장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장기자랑이 끝나고 채점하는 동안 현장추첨 27명분의 대박행운권 시간도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대박행운권이 마냥 서운하고...
백합 48기는 개교90주년 행사를 뒤로하고, 대구회장단이 예약해 둔 수성못 근처의 유명한 칼국수집에서 이른 저녁을 먹기위해, 서둘러 교문밖에 기다리고 있는 버스로 갔습니다.
아직 식당에서 손님을 맞을 준비가 되지않아, 일부는 수성못을 거닐고, 일부는 들어가서 친구들이랑 못다한 얘기를 했구요.
개교 80주년 행사때 모교로 가는 22대의 버스로 인해, 고속도로가 막혔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를 들은게 엊그제 같은데,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오늘 이렇게 90주년을 맞았네요.
내일이라도 만날 수 있는 친구도 있겠지만 10년뒤에나 기약할 수 있는 친구도 있겠죠?
언제 이렇게 모이겠습니까? 비록 식당앞이지만 계단위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대구팀 서울팀 마주보고 서로에게 감사함과 고마움을 전한 뒤 서울팀은 서울로 향했습니다.
꿈과 낭만이 가득했던 우리들의 황금시대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이곳을 떠나는게 아쉽지만, 반가운 친구들을 만났다는 기쁨과, 90주년 행사에 참여했다는 뿌듯한 만족감과 충만감을 가슴가득 한아름 안고 서울로 향합니다.
안녕! 친구들아!
깜깜한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에 피곤한 몸을 기댄채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현실의 나의 위치로 다시 돌아가는 길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오늘 하루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넘치게 받은 에너지로, 우리들의 미래를 멋지게 설계하면서, 대 경북여고의 주인답게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경북여고 개교90주년 모교방문을 위해서, 너무나 애쓰고 수고한, 남정희회장, 김애남 총무, 최형윤 총무, 이순주 재무, 이경희 감사, 우은영 감사에게 재경 백합 48기 친구들은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보냅니다.
회장단 여러분 너무너무 수고했습니다!!!
(48기 카페의 개교90주년 방문기 내용을 담아 봤습니다.)
첫댓글 설주님의 48회는 아직 뿌리치지 못할 바쁜 몸이라 경주만 못가고 당일 대구 행사장을 찾았군요.
겁게 알차게 다녀온것 같얘요. 글도 정말 재밌게 요모조모 잘썼고, 재미쏠쏠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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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어보니, 아주
선배님 올린 글 봤습니다.
경주여행 하시고, 맛있는 음식 드셨다는 여행기 잘 봤습니다. 경북여고라는 고리가 참 좋은 보석인것 같습니다.
이렇게 방문해 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역시 싱싱한 젊음이 좋군요.
36기인 우리와 띠동갑이니 한창입니다.
아우님의 종횡무진 활약으로 한 컷도 놓치지 않고 다 담아낸 48회는 설주 아우님이 보배입니다.
48기가 12반까지 있어 인원수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뛰어난 친구, 이러저러한 친구들이 많아 굉장히 에너지가 넘칩니다.
앞으로 동창회에서 주역으로 일할 친구들이 많을 듯 싶어요. 같이 있으면 모든게 다 해결이 될것 같은 용기가 생기구요. 오죽하면 58 개띠라는 말이 나오겠습니까.
항상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