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징검다리교육공동체 강민정 상무 이사는 “학교 교육 속 청소년 모의 선거는 민주시민 교육 측면에서 중요하다. 미래의 유권자인 청소년을 바람직한 유권자로 성장시키는 것은 공교육의 책무다. 선거 제도에 대한 지식만 배우는 게 아니라 모의 투표를 비롯한 선거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유권자로서 갖춰야 할 자세를 배운다”고 전한다.
학생들의 선거 결과는 15일에 공개됐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강민정 상무이사(사단법인 징검다리교육공동체)·김양선 교사(충북 청주 서원고등학교)·박영미 교사(경기 분당 정자중학교)·박의현 교사(서울 창덕여자중학교)
서 울 창덕여중 “이미지 투표와 공약 투표, 1위 달라!”
창덕여중은 3학년 4개 반을 대상으로 포스터만 보고 결정하는 ‘이미지 투표’와 후보 이름을 가린 채 공약만 보고 선택하는 ‘ 공약 투표’를 실시했다. 학생들의 투표가 끝난 뒤 공약과 후보를 알려주자 “아~!! 이럴 수가!”라는 반응으로 술렁였다.
중3 학생답게 특목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편한 교복, CCTV, 학원 일요일 휴무제, 학생의 학교 선택권 확대 등의 공약에 관심을 보였다, 서울미래학교 연구학교인 창덕 여중 학생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인 맞춤 시스템 공약에도 관심을 가졌다. 학생들에게 단연 화제였던 특목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공약과 관련해서는 특목고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기도 했다.
박의현 교사는 “이미지 투표와 공약 투표 결과가 꽤 차이났다. 두 투표의 결과가 다름을 보고 학생들은 한 표의 의미를 생각했을 것 같다. 이번 선거 교육이 학생들이 투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해나가는 좋은 계기가 됐을 거라 생각 한다”고 전했다.
충 북 서원고 “공약 분석, 만약 내가 교육감 또는 도지사라면?”
충북 서원고는 6·13지방선거의 청주시장과 교육감 모의 투표에 참여 했다. 학생들은 무상교육과 미세먼지 감축 그리고 청소년을 위한 정책이나 안전한 도시 관련 공약에 관심이 많았다.
김양선 교사는 “학생들이 후보자의 공약과 그 현실성에 구체적인 관심을 보이며 재미있어했다. 후보들의 공약 실천 가능성, 그리고 정당 중심으로 투표가 이뤄지는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알찬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교육감에게 한마디’라는 주제와 관련해 등교 시간이 늦어지면 좋겠다, 특정 기간에 과제식 수행평가 비율을 줄이고 과정 중심 평가는 확장하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을 표출했다. 모의 투표 외에도 학생들은 고1 사회 과목의 ‘지역 사회 마을’ 단원과 연계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이나 교육감이 된다면’이라는 주제로 공약을 작성하고 투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학생은 “시험 기간을 별도 공지하지 않고 평상시 시험이 진행되게 하겠다. 시험 기간이 공지되면 시험 준비로 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는 공약을 내세워 학생들의 지지를 받았다.
경 기 정자중 “창의성 교육, 체육 활동 확대됐으면”
경기 정자중은 전 학년 421명이 교육감 모의 투표에 참가했다. 모의 투표에 앞서 이번 지방선거 7장의 투표 용지에 대한 설명, 지방단체장의 역할, 비례 대표 등 정치와 관련된 선거 교육을 실시했다. 후보 공약 중에는 무상교육과 평화 교육, 특목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안전한 학교 만들기, 교실 내 공기청정기 설치 등과 관련된 공약에 관심이 쏠렸다.
‘교육감에게 바란다’라는 주제에서는 학생들은 창의성을 길러주는 교육,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코딩·정보 교육,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 교육, 체육 활동 확대의 필요성 등 다양한 내용을 적었다.
박영미 교사는 “이번 교육으로 선거, 정치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공약집을 보며 부모님과 선거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는 학생도 많았다. 예산이 많이 필요한 공약이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도 찾아냈다”고 전했다.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