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PTV와 지상파 방송사간의 콘텐츠 유료화를 놓고 갈등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특히 오락물과 드라마에 관련 해서 IPTV는 실시간 방송과 함께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서 지상파 방송사의 도움이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는 실시간 방송으로 인한 시청률 감소를 우려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현재 통신사들은 지상파 방송사와 전체 콘텐츠 사용대가와 관련하여, 연간 계약을 체결하고 지상파 방송 후 24시간이 지나면 주문형 비디오형태로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지상파 방송사들은 콘텐츠 이용건 당 소비자가 돈을 내는 방식으로 유료화할 것을 하나로텔레콤과 KT에 요구 중입니다. 이들 지상파 방송사는 소비자에게 유료화 하지 않을 경우, 7일이 지나서야 무료로 제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상파 방송사들의 강경한 입장에는 시청률과 광고수익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현재 2005~2008년 지상파방송의 시청률의 상당부분이 오락과 드라마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도표1>에서 2005~2008년까지의 시청률 10위권에 있는 대부분이 드라마와 축구입니다. 이중에서 축구를 제외한다면 드라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육박합니다. 2008년 5월 기준으로 지상파 월간 시청률 10위권에 든 드라마는 모두 9개나 됩니다. 결국 지상파 방송사는 드라마로 유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케이블에서도 인기 있는 채널은 대부분이 드라마인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습니다. 케이블TV의 평균 시청률은 지상파방송에 밀려 1% 이하로 매우 낮습니다. 그러나 시청률 상위 5위권에 드라마전문 케이블채널이 3개나 포함되어 있어 드라마의 강세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지상파방송이든 케이블방송이든 한국의 방송시장 상황에서는 드라마의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표1> 지상파 방송사 상위 시청률 드라마 수 및 케이블방송 평균시청률
(주) AGB닐슨리서치 및 한국케이블TV협회 자료 인용
KT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드라마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KT가 IPTV 시범서비스 이용고객 263명을 대상으로 가입자 이용형태 및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콘텐츠인 영화와 지상파 드라마를 가장 많이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IPTV의 장점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이용이라는 당초 목적과는 어긋난 결과입니다.
IPTV와 지상파 방송사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인식하에 <도표2>와 <도표3>에 나타난 바와 같이 KT와 SKT는 꾸준히 자체 콘텐츠 확보를 위해서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회사를 영입하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2005~2007년 한국의 영화, 음반, 공연, 방송 콘텐츠 기업의 대부분을 인수하면서 몸집 키우기에 나선 것도, IPTV의 컨텐츠 확보차원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드라마제작 인프라와 작가 그리고 연예인을 섭외하는데 지상파 방송국을 따라 잡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도표2> KT계열사
순번 |
사명 |
업종 |
1 |
㈜싸이더스에프앤에이치 |
영화, 방송 및 공연산업 |
2 |
㈜올리브나인 |
영화, 방송 및 공연산업 |
3 |
㈜올리브나인엔터테인먼트 |
영화, 방송 및 공연산업 |
4 |
KTF뮤직 |
기타오락, 문화 및 운동산업 |
5 |
㈜도레미미디어 |
출판, 인쇄및 기록매체 복제업 |
6 |
㈜도레미음악출판사 |
출판, 인쇄및 기록매체 복제업 |
7 |
㈜뮤직시티미디어 |
영화, 방송 및 공연산업 |
8 |
㈜파란고양이 |
영화, 방송 및 공연산업 |
9 |
㈜디앤지스타 |
영화, 방송 및 공연산업 |
<도표3> SKT계열사
순번 |
사명 |
업종 |
1 |
아이필름코퍼레이션, |
영화, 방송 및 공연산업 |
2 |
엔트리브소프트 |
온라인게임제작, 컨텐츠개발업 |
3 |
SK아이미디어 |
게임제작업 |
4 |
아이플랫폼 |
인터넷서비스, 인터넷비지니스컨설팅 |
5 |
IHQ |
영화, 방송 및 공연산업 |
6 |
로엔엔터테인먼트 |
음반산업 |
7 |
청어람(지분인수) |
영화산업 |
8 |
인디펜던스 |
CG, 영화 |
(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재 케이블방송국이 출범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시청률이 높은 채널은 드라마 부문입니다. 특히 드라마 재방송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독자 채널인 YTN(24시간뉴스)와 JEI(유아/어린이) 등은 지상파 방송국에 없는 틈새시장을 공략한 결과 그나마 케이블에서 상위권 순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IPTV의 자체 콘텐츠 제작능력 여하에 따라서 지상파 방송국과의 대결은 불가피하며, 지상파 방송국도 드라마에 대한 실시간 방송거부 혹은 유료화를 고수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IPTV가 제2의 케이블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사에 버금가는 드라마제작 인프라 구축과 작가와 연예인을 유치할 수 있는 인센티브 시스템 도입이 우선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첫댓글 국내 방송시장에서 지상파TV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드라마 등 주요 컨텐츠는 대부분 외주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방송법상 전체 프로그램의 40% 이상을 외부에서 제작된 컨텐츠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죠. 또한 외주를 통해 제작할 경우 지상파 방송사가 제작비를 아낄 수 있는 점도 있습니다. 다만 불공정한 것은 드라마 제작은 독립 제작사들이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방송판권을 지상파 방송사가 갖는다는 점이죠.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지상파 방송사들의 힘은 컨텐츠 제작능력보다는 지상파TV라는 방송 플랫폼의 지배력에 더 의존하고 있습니다. 지배력을 남용해 컨텐츠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거죠.
그리고 더 나아가 불공정하게 얻은 방송판권을 바탕으로 케이블TV 자회사에서 부가적인 수입을 얻고 있고 IPTV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IPTV가 새로운 유료방송매체로서 시장 진입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선 현재 지상파TV와 케이블TV의 주요 채널들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IPTV 법안에 "컨텐츠 동등 접근"이라는 조항을 굳이 넣은 이유도 지상파TV가 어떻게 행동할지 예상했기 때문이겠죠.
좋은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저 역시 컨텐츠 동등접근 관련해서 케이블업계와 IPTV업계 지상파방송국의 생존권 싸움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것이 방송전체 판도를 바꿔놓을 밥그릇싸움이 될 것이기에, 이부분에 대해 추가 보완을 하겠습니다.
지금 현재 IPTV는 컨텐츠의 전송방식에 불과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통신사업자가 SO처럼 행동하는 것입니다. 꼭 PP역할을 해야만 하는 걸까요? IPTV VS SO간의 경쟁 구도가 생겼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IPTV - PP 비교는 논리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통신사의 컨텐츠 자회사 VS PP의 비교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furt님의 말대로 IPTV방송사업자의 경쟁자는 PP가 아니라 SO입니다. IPTV방송사업자는 자체 채널을 운용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SO들이 각 지역별도 독점해온 유료방송시장에 IPTV라는 경쟁매체가 들어왔다는 게 가장 큰 변화이고 PP 등 이해관계자들이 바라는 점은 이를 계기로 컨텐츠 업계가 질적, 양적으로 성장하고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것이죠. 하지만 크리스 웨버님이 지적하신대로 아직도 지상파TV 컨텐츠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어서 IPTV방송사업자로서도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서 지상파TV와 케이블TV 주요 채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하도록 정책적 유도가 필요합니다.
박성준님.. 좋은 책을 많이 추천해 주시네요. "오락의 경제"도 나중에 꼭 찾아보겠습니다.
앞으로 콘텐츠 산업이 커지고, 돈될거라는 말은 10여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콘텐츠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얼마전에는 약간의 사명감도 더해져서 콘텐츠 제작사업을 해볼까 해서 검토도 해봤습니다. 결론적으로 콘텐츠 사업 돈 안됩니다. IPTV가 시작되면서 콘텐츠 산업의 시장규모는 커지겠지만 몇몇 독점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업체를 제외하곤 콘텐츠 제작 업체 수만 늘어날 겁니다. 즉 콘텐츠 산업의 질적 양적 발전에는 거의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무엇보다도 불공정 거래를 뿌리뽑지 않고서는 콘텐츠 산업의 발전도, 방송산업 자체도 발전은 없습니다. 우석훈식 표현으로 하면 자기 후방 보급부대를 향해서 총질해대는데, 보급부대건 전투부대건 살아남을 수 있겠나요? 소슴님께서는 드라마 외주제작사 예를 들었지만 드라마 제작사는 그나마 괜찮습니다. 태왕사신기에서 처럼 대형 드라마는 고액 배우 캐스팅이나 자금 조달이 자유로운 외주 제작사가 유리한 점도 있습니다. 그런데 시사 교양 쪽으로 가면, 방송 편집분에 대한 저작권 뿐 아니라 촬영한 소스 전체에 대한 판권을 방송사가 가집니다. 이런 형편에 어떻게 콘텐츠 제작사의 양적, 질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방송사 입장에서 유료시청자 확대와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되는 핵심 콘텐츠는 영화,드라마,성인물,음악,입시관련 교육,홈쇼핑 정도일 겁니다. 이러한 콘텐츠를 가진 업체는 상당히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겠지만, 가면 갈수록 국산 콘텐츠가 차지할 수 있는 점유율을 많이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고, 그 나머지 콘텐츠는 시장이 커지는 만큼, 영세 콘텐츠 업체 숫자만 늘어나겠지요.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이미 겪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