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테마여행의 첫 여정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하기 전인 1억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구의 오랜 흔적을 찾아보는 것이다. 황산면 우항리 공룡화석지에는 새발자국, 나무줄기화석(규화목), 공룡발자국 등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고생물들이 긴 시간을 넘어 화석으로 남아있는데 현재 1차 발굴조사를 마친 상태다. 지금까지 9개의 퇴적층에서 200여 개의 공룡발자국이 발견되었다.
(사진: 우항리 공룡화석지 바위에 남겨진 거대한 공룡 발자국.)
특히 물갈퀴 달린 새발자국 화석은 미국 에오세 지역에서 발견된 약 5천5백만 년의 기록을 깬 오래된 화석이다. 천문학적인 햇수가 만들어낸 자연의 경이로움과 함께 공룡 발자국 화석을 보면서 살아있는 공룡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관광객들은 크나큰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임시로 보호각이 설치되어 있어 물갈퀴 새의 발자국과 규화목 등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지만, 커다란 몸집을 이끌며 대 지각변동에 몸을 숨기고자 했던 공룡의 마지막 발자국은 선명하게 관찰 할 수 있다. 해남군에서는 내년 초 보호각 공사가 완공되면, 이곳을 자연사학습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지역은 화석지대 외에도 약 5㎞에 이르는 퇴적층이 자리하고 있는데, 푸른색, 흰색, 검정색 등 마치 색종이 뭉치를 쌓아 놓은 듯한 아름다운 해식 절벽은 참으로 장관이다.
공룡이 사라지고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우리 선조들은 곳곳에 많은 유적을 남겼다. 해남에도 최초 인류의 흔적이 새겨진 곳이 있는데, 백포만 연안인 현산면 두모리 패총이 바로 그곳이다. 현재까지 해남에서는 구석기시대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패총에서 즐문(빗살무늬)토기편, 무문(무늬없는)토기편, 경질토기편 등 신석기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로 미루어보아 해남지역 최초의 인류는 신석기인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하고 있다.
두모패총과 함께 이지역 대표적 패총은 철기시대의 유물이 수습된 송지면 군곡패총이다. 이 패총은 청동기시대부터 대형 옹관묘로 대표되는 고분시대에 이르는 중간 위치의 유적으로 시대를 잇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86년부터 88년까지 3차에 걸쳐 발굴된 이 지역의 유물은 현재 목포대학교에 전시되어 있다.
(사진: 화산면 석정리 고인돌군.)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유물인 고인돌은 이 지역에 약 800여기가 분포하고 있는데, 이중에서도 대표적인 고인돌군은 화산면 은산리와 석정리의 고인돌군이다. 해남읍에서 완도로 가는 국도변에 위치한 덕분에 찾는 이들이 많다. 이 석정리 고인돌군은 고목나무가 우거진 숲 속에 약 50여기가 산재해 있다. 고인돌과 선돌 등 거석문화(巨石文化)를 잇는 것은 국가의 형태를 이루기 전인 부족사회 지배계층의 무덤인 고분(古墳)이다. 해남에는 수십 기의 고분이 있는데, 그중 북일면 신방리의 장고봉고분은 봉토 전체 길이가 77m로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큰 전방후원분(무덤의 외형이 앞쪽은 네모이고 뒤쪽은 원)이다. 이곳에는 장고봉고분 이외에도 석실분과 토성이 있는데 이 지역에 마한의 여러 소국 중 한 세력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남을 여행하다 보면 너무나도 오래되고 아기자기한 유적들이 많아 새삼 놀라게 된다. 곳곳에 고인돌, 고분, 남근석, 돌미륵, 토성, 석성이 산재해 있고, 여기에 천년가람 대흥사, 국내 최대 부도밭으로 유명한 은둔의 가람 미황사, 바다가 울며 돌아가는 우수영 관광지, 땅끝 마을 등 이름난 볼거리도 많다. 무심하게 스쳐 지나가는 여행이 아니라 남도의 역사를 되새겨보는 주제가 있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해남을 잊지 마시라.
* 찾아오는 길
해남은 진도와 완도를 바라보는 육지의 맨 끝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 부산, 광주에서 직행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며, 해남읍에 도착해 진도방면으로 황산면 우항리 공룡화석지가 있다. 해남읍에서 황산면 소재지까지는 버스를 이용하고, 공룡화석지까지는 택시로 이동해야 한다. 단체 관광객의 경우에는 군에서 관광도우미를 운영하고 있으니 가이드를 부탁해도 좋다.
◆ 관광정보
해남의 유명한 관광지로는 대흥사, 땅끝 마을, 우수영 등이 있지만 여기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지역의 성을 소개한다. 해남군에는 관공서가 있는 읍성(현재 군청뒤쪽에 흔적이 남아있다), 수군의 방어기지로 자리잡은 영성(營城, 이순신 명량해전의 전적지인 우수영), 진성(鎭城) 등 20여 개의 성이 있다. 이중에서 북평면 이진리의 이진진성은 돌로쌓은 긴 성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데, 정유재란 후인 1598년(선조31년)에 수군진이 개설되었다. 마을의 형국이 배(舟) 형태로 배 안에 샘을 팔 수 없다고 해서 마을 내에 샘을 파지 않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이 지역은 제주도 군마를 육지로 수송하는 역할을 하던 곳으로 마을 안에서 제주도 돌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는 옹성으로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약 940m의 성벽이 아직도 남아 있다. 지역적으로 해남은 바닷가에 자리해 신선한 해물이 많아 해물탕과 회가 별미다. 특히 오래된 젓갈 맛을 볼 수 있는 한정식도 추천할 만한 먹거리다. 이 지역의 토종닭 요리는 닭발과 육회, 가슴의 팍팍한 살로 만든 주물럭, 백숙과 녹두죽 등 닭을 부위별로 맛볼 수 있는 코스로 마련되어 있는데 해남읍에서 대흥사로 가는 길에 자리한 장수통닭(061-535-1003)이 토종닭 요리의 원조다. 또한 대흥사 집단시설 지구내의 산채정식은 갖가지 나물을 재료로 하는데 어느 밥집을 가더라도 그 맛이 일품이다. 숙박시설은 단체관광객은 유스호스텔(061-530-5546)을 이용하면 좋고, 일반 관광객들은 해남읍과 대흥사, 송지면 땅끝마을, 우수영 관광지 등에 마련된 숙박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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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식이 유명한 집 천일식당(061-536-4001) 국일관(061-535-1133) 진일관(061-535-5500) (사진: 전남 무화과)
▶ 해남이 자랑하는 토산품 해남군에서는 공룡캐릭터을 활용해 티셔츠와 목걸이 볼펜을 만들어 각 관광지에서 판매한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특산물로 쌀, 고구마, 김(주문전화 080-536-2151)을 판매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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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두면 편해요 해남군 군내버스터미널(061-535-3200) 해남군 고속버스터미널(061-534-0881) 관광문의 및 도우미 요청 (해남군 문화관광과 061-530-5229) 해남군청 홈페이지 www.haenam.chonna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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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화식 해남군수의 초대장
해남군은 육지 최남단입니다. 그만큼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남도의 아껴놓은 땅으로 문화유적과 관광자원이 많은 곳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한번은 꼭 와보고 싶은 곳으로 꼽습니다. 개발되지 않은 자연의 소박함에 실망(?)하고 떠나기도 하지만 소박한 정취를 찾아오는 분들이 더욱 많습니다. 과거로의 여행. 해남의 어제를 주제로 해남군 지역에 산재해 있는 역사, 문화유적지를 둘러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