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와 수출이 ‘시소 게임’을 벌이고 있다. 수출은 탄력을 받은 데 비해 내수는 여전히 곤두박질치고 있다. 각 기업의 1분기 실적은 현재의 경기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수출 품목은 호황인데 반해 내수 품목은 제자리 걸음이거나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 때문에 서비스 업종은 가벼워진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기 위해 ‘기발한’ 프로모션 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서비스 업종에서 히트 친 대표 마케팅 방법이 ‘하나 더’ 이른바 ‘1+1’ 이벤트다. 일부 가전업계에서 시작한 이 프로모션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올리고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백화점· 할인점· 인터넷 쇼핑몰 등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1+1 비즈니스는 한 마디로 상품 하나 가격에 하나를 더 끼워 주는 판매 방법이다.
예를 들어 대형 에어컨을 하나 사면 소형 에어컨을 하나 얹어 주는 식이다. 다소 파격적인 이 이벤트는 재고 상품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 서적 쇼핑몰에서는 책 한 권에 한 권을 더 끼워 주는 프로모션까지 활개를 치고 있다. 1+1 마케팅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소식이다. 상품 하나 가격으로 하나를 더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에게도 크게 어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1+1 이벤트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추가 비용을 제조업체가 떠 안아야 한다. 유통업체가 일부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지만 협력업체 입장에서도 상당한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내수가 죽어 힘든 상황에서 협력업체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프로모션에 따라 가는 상황이다. 여기에 잠재 수요를 잠식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칫솔 하나에 하나를 더 줘 지금은 그 만큼 매출이 늘겠지만 반대로 칫솔 교환 주기가 길어져 장기적으로는 ‘제로 섬’에 그치게 된다는 얘기다. 두 개 상품을 하나 가격으로 판매해 전체 비용을 따져보면 오히려 기업 입장에서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싼 가격에 길들여진 소비자는 더 이상 신상품에 눈을 돌리지 않는 부작용도 무시 못한다.
오죽하면 한 개 가격에 두 개 상품을 주면서 까지 매출 회복에 나서는 업계의 사정은 이해가 가지만, 자칫 이런 비용 위주의 ‘반짝’ 마케팅이 시장의 역효과만 불러 오지 않을지 우려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