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芍藥)
말을 기를 때, 전포(轉胞)되었거나 결장(結腸)되었을 때 치료하는 방법은, 세신(細辛)ㆍ방풍(防風)ㆍ작약(芍藥) 각 1냥과 소금 1잔(盞)을 물 5잔에 넣고 달여 2잔을 만들어 두 차례에 나눠서 먹이되, 먹이기 전과 먹인 후에 망초(芒硝)ㆍ울금(鬱金)ㆍ한수석(寒水石)ㆍ대청(大靑) 각 1냥을 물 5잔에 넣고 2잔 반으로 달여서 각 반 잔의 술과 기름[油]에 골고루 혼합한 뒤에 두 차례에 나눠 입 속에 들이부으면 신묘하게 낫는다. 소를 기를 때, 소가 기창병(氣脹病)에 걸려서 냉(冷)ㆍ열(熱)이 상충(相衝)하여 지라[脾]를 손상하였을 때는 먼저 공위산(攻胃散)을 써야 한다. 즉 백지(白芷) 1냥, 회향(茴香) 1냥 1전(錢), 길경(桔梗) 1냥 2전, 창출(蒼朮) 1냥 3전, 세신(細辛) 1냥 1푼(分), 작약(芍藥) 1냥 3전, 귤피(橘皮) 9전 5푼, 관계(官桂) 1냥 1전을 가루로 만들어 매번 1냥씩 복용시키는데, 생강 1냥을 소금물 1승(升)에 넣어 끓여서 약가루와 함께 따끈하게 먹인다.
참고문헌
『산림경제』 제2권, 牧養
관상
충렬왕 22년 5월에 수녕궁(壽寧宮)의 작약꽃이 만발하였다. 공주가 꽃 한 가지를 꺾어오라 하여 오래 동안 손에 잡고 감상하더니 감회를 못 이겨 눈물을 흘렸다. 그 후 얼마 아니 가서 병이 들어 현성사(賢聖寺)에서 죽었는데 향년 39세였다고 한다. 고려 충렬왕 때에 제국대장공주와 관련하여 작약이 나오는데 이로 보아 고려시대에는 관상용으로 작약을 많이 길렀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수녕궁에 작약꽃이 만발하였다는 것은 작약이 가지고 있는 귀족적 풍취로 인하여 고려 귀족과 왕족 사이에 사랑을 받는 꽃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이성주, 『고려시가의 연구』, 세종대학교 박사논문, 1989
귀한 꽃
조선 태종 12년 4월 12일에 상왕(上王)이 지신사(知申事) 김여지(金汝知)를 불러 “명일에 광연루(廣延樓)에 가서 작약이 만개한 것을 보고 싶다”고 하였다. 김여지가 돌아와서 아뢰니 임금이 김여지에게 말했다. “금년 봄에 상왕을 받들고 놀이하고 잔치한 것이 많아 바깥 의논이 있을까 근심된다”고 하였다. 광연루는 창덕궁에 있는 전각이었다. 뒤 시기인 중종 3년 4월 20일에도 작약이 궁궐에 피었음을 알 수 있다. 임금이 명나라 사신을 맞아 경회루(慶會樓) 북 쪽 못 가에서 작약꽃을 꺾어 관(冠)에 꽂았다는 것이다. 선조 31년에는 명나라 장수인 양경리(楊經理)가 궁궐 뒤뜰에 피어있는 작약꽃을 구경하고 싶다고 하며, 뜰로 내려가 손으로 꽃가지를 만졌다는 내용이 있다.
조선의 궁궐에는 작약이 심겨져 있었다. 그런데 목단과 작약은 일찍부터 중국 사람들이 화왕(花王)이요 화상(花相)으로 여겼던 꽃이었다. 그래서 당나라에서는 궁중과 민간에서 다투어 가며 심었다고 한다. 조선의 궁궐에 심어져 있던 작약도 귀한 꽃이라는 생각에서 길러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참고문헌
이성주, 『고려시가의 연구』, 세종대학교 박사논문, 1989
역사
작약의 뿌리는 진통 · 복통 · 월경통· 무월경 ·토혈 ·빈혈 · 타박상 등의 약재로 쓰인다. 고려 문종(文宗) 때인 1079년에 중국 송나라에서 서경(西京)의 적작약(赤芍藥)을 고려에 약품으로 보낸 것으로 보아, 약재로 쓰인 역사도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의 기록인 『세종실록』지리지에서는 작약이 경상도와 전라도, 강원도, 함길도의 약재로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작약은 홍작약(紅芍藥), 백작약(白灼藥), 정홍작약(丁紅芍藥)이 꽃 핀 광경을 노래한 고려시대의 경기체가인 한림별곡에서 등장하고 있다. 이로 보아 작약꽃은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관상용으로 길러졌음을 알 수 있다.
약리
치마진방(治麻疹方)으로는 옛날에 맹개석(孟介石)이 처방을 만들어 널리 보급시켰는데, 증세가 경한 자는 3~5차례, 중한 자는 6~7차례 복용하면 완치된 예가 많다. 즉 홍화(紅花) 3냥(兩), 구워 달군 석고(石羔) 2냥, 마른 갈근(葛根)ㆍ당귀(當歸) 뿌리ㆍ상백피(桑白皮) 각 1냥, 형개(荊芥)ㆍ지골피(地骨皮)ㆍ길경(桔梗) 각 8전(錢), 지각(枳殼) 6전, 적작약(赤芍藥)ㆍ우방자(牛旁子)ㆍ진피(陳皮) 각 5전, 패모(貝母)ㆍ감초(甘草) 각 4전, 박하(薄荷) 3전을 모두 가루로 장만, 한 차례에 3~5전씩 물에 달여서 복용한다. 그러나 달일 때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삼초(三焦)가 관격(關格)되어 변증(變症)이 생기는 예가 있다.
한방에서는 작약의 뿌리를 약재로 사용한다. 약성은 차고, 맛은 시고 쓰다. 위장염과 위장의 경련성동통에 진통효과를 나타내고, 소화 장애로 복통 · 설사 · 복명(腹鳴)이 있을 때에 유효하며, 이질로 복통과 후중증이 있을 때에도 효과가 빠르다. 부인의 월경불순과 자궁출혈에 보혈·진통·통경의 효력을 나타낸다. 만성간염에도 사용되고 간장 부위의 동통에도 긴요하게 쓰인다. 또 빈혈로 인한 팔과 다리의 근육경련, 특히 배복근경련에 진경·진통 효과가 있다. 한방에서는 많이 쓰이는 약에 속하며, 민간에서는 빈혈에 사용한다. 금기로는 산후에 발열이 심할 때에는 복용을 삼간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작약감초탕(芍藥甘草湯)이 있다.
참고문헌
『오주연문장전산고』 人事篇 1
한약재
두창(痘瘡)이 있을 때, (중략) 초열(初熱)이 있은 지 3일 만에 처음으로 아픔을 깨닫게 되면 상한(傷寒)이거나 두질(痘疾)이거나를 막론하고 급히 승마갈근탕(升麻葛根湯)을 사용한다. 갈근(葛根) 2전, 백작약(白芍藥)ㆍ승마(升麻)ㆍ감초(甘草) 각 1전에 형개수(荊芥穗)ㆍ초(炒)한 서점자(鼠粘子)ㆍ연(硏)한 산사육(山査肉) 각 7푼을 가입(加入)한다. 태루(胎漏)와 태동(胎動) 증세에는 모두 하혈(下血)이 있다. 그런데 태동 증세에는 복통(腹痛)이 있고 태루(胎漏) 증세에는 복통이 없는 것이 다른 점이다. 『의학입문』 회춘(回春 만병 회춘)에는 “태루(胎漏) 증세에도 복통(腹痛)이 따른다”는 말이 있다. 태루라는 것은 서서히 하수(下水 하혈(下血)을 가리킴)됨을 가리키는데 만약 갑자기 1두 남짓의 피를 쏟게 되면 그 태는 반드시 떨어지게 된다. 태루 증세로 복통이 올 때는 교애사물탕(膠艾四物湯)인 숙지황(熟地黃)ㆍ당귀(當歸)ㆍ천궁(川芎)ㆍ백작약(白芍藥)ㆍ아교주(阿膠珠)ㆍ조금(條芩)ㆍ백출(白朮)ㆍ축사(縮砂)ㆍ애엽(艾葉)ㆍ초(炒)한 향부자(香附子) 각각 1전에 나미(糯米) 1촬(撮)을 넣어 물에 달여 빈속[空心]에 먹인다.
성분은 배당체로서 파에오니플로린(paeoniflorin)과 알칼로이드인 파에오닌(paeonine)을 함유하고 탄닌, 수지, 안식향산도 있다. 약리적 작용으로는 흰쥐의 위장과 자궁의 평활근에 대하여 수축력을 약화시켰고, 토끼의 장관에는 진경(鎭痙) 효과를 나타내었다. 배당체 성분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한다. 이 밖에 항균작용이 있어서 황색포도상구균, 이질균, 용혈성연쇄상구균, 폐렴쌍구균의 발육을 억제시킨다.
참고문헌
『산림경제』 제3권, 救急
생태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쌍떡잎식물로 여러해살이풀이다.
작약은 중국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적을 그치는 약'이라는 의미이다. '적'은 배나 가슴에 발작적으로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병을 말한다. 또, 꽃 모양이 크고 풍부함이 함지박처럼 넉넉하다고 하여 '함박꽃'이라고 한다. 줄기는 여러 개가 한 포기에서 나와 곧게 서고 높이 60cm 정도이며 잎과 줄기에 털이 없다. 뿌리는 여러 개가 나오지만 가늘고 양끝이 긴 뾰족한 원기둥 모양으로 굵다. 잎은 어긋나고 밑부분의 것은 작은잎이 3장씩 두 번 나오는 겹잎이다. 작은잎은 피침형 또는 타원형이나 때로는 2∼3개로 갈라지며 잎맥 부분과 잎자루는 붉은색을 띤다. 윗부분의 잎은 모양이 간단하고 작은잎이 3장씩 나오는 잎 또는 홑잎이다. 잎 표면은 광택이 있고 뒷면은 연한 녹색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5∼6월에 줄기 끝에 1개가 피는데 크고 아름다우며 재배한 것은 지름 10m 정도이다. 꽃색은 붉은색, 흰색 등 다양하며 많은 원예 품종이 있다. 꽃받침은 5개로 녹색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끝까지 붙어 있는데 가장 바깥쪽의 것은 잎 모양이다. 꽃잎은 10개 정도이나 기본종은 8∼13개이고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이며 길이 5cm 정도이다. 수술은 매우 많고 노란색이며 암술은 3∼5개로 암술머리가 뒤로 젖혀지고 달걀 모양의 씨방에는 털이 없거나 약간 있다. 열매는 달걀 모양으로 끝이 갈고리 모양으로 굽으며 내봉선을 따라 갈라지고 종자는 구형이다. 꽃이 아름다워 원예용으로 쓰며 뿌리는 진통, 복통, 월경통, 무월경, 토혈, 빈혈, 타박상 등의 약재로 쓰인다.
출처:(문화원형백과 우리꽃 문화의 디지털 형상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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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30 작성자 청해명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