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강북에 사는 회원들이 총회 때마다 장소가 너무 멀다는 불편을 겪어왔다.
마침 회장, 감사가 강북에 사니까 임원들은 이번 모임장소를 강북 돌곶이역 근처
이웃사촌한정식으로 정했다.
수지 쪽 친구들이 멀겠다는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용단을 내렸다.
신협 이사장이신 회장님이 거래처 접대 차 자주 찾은, 아는 집이었다.
시식해보니까 맛도 좋고, 값도 비교적 저렴하다.
교통편도 지하철 가까워 안성맞춤이고,
바로 옆 건물에 대형 룸을 갖춘 ‘락’노래연습장도 있어 좋았다.
총회 사상 처음으로 평일모임이라 퇴근시간 맞물려 교통 혼잡도 예상했지만,
좀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는
차 몰고 온 회원들의 말이었다.
날씨도 도와주었다. 포근한 날이었다.
난 조금 일찍 도착하여 좌석과 회의 자료들을 살펴보고 노래방도 사전답사하고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부인들을 모시고 지역별로 두 세 가정씩 동행하고 오기 시작했다.
오는 대로 족족 모여서 환담하면서 기다렸다.
최종적으로, 못 올 분과 늦게 도착할 회원들을 확인하고
오후 5:30분에 회의가 시작 되었다.
인원을 점검하니 정회원13, 준회원1, 부인회원10 계24명이 참석하였으니
올 사람은 다 온 셈이다.
개회가 선언되고, 노원강 회장님은 엄청 섭섭하여 어제 잠을 못 잤다나하며
조크 있는 인사말로 분위기를 녹녹하게 만들었다.
감사를 대신한 감사보고와 총무의 회계보고 회무보고를 마치고,
신임임원들을 선출하였다.
금년회장에는 송재식, 감사에는 신광훈, 그리고 총무는 양재오가 맡고
오연완이 대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신임회장은 금년에는 야유회 등 다채롭게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토의사항으론 가계금전신탁을 해지하고
유동성과 수익성이 더 좋은 예금으로 바꾸기로 하였다.
회의가 잘 진행되었고 끝 순서로 1.8동기會歌를 제창했다.
모두 진지한 마음으로 불렀다.
어릴 적 즐겨 부른 동요 ‘고향의 봄’ 곡조라 그런지?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46년 전 행복했던 그때가 그리워서인지?
아니면 백발머리 주름진 인생 계급장! 하니까 서글퍼서 그런지?
분위기가 숙연해지려고 하는데,
부인회원 중에서 “가사가 아주 좋네요.” 한마디 하니까,
“누가 지었더라?” 하면서 기회를 주었다.
제 자랑에 재빠른 한 친구(?)가
“1절은 오연완이가, 2절은 유백식, 조정은 허윤용이 했다”고 은근히 자랑한다.
누가 모르나? 그래도 솔직히 난 그 다음날도 걸으면서 회가를 소리 내어 불렀다.
어쩜 그렇게 가사를 잘 지었는지! 음미하며...
식사가 시작될 무렵 종대가 건배를 제의하자 잔을 높이 들었다.
“오징어” 우렁찬 목소리로 선창하자 모두 “오징어”라고 뜻도 모르고 목소리를 모았다.
한 친구가 “무슨 뜻이여?” 물으니 ‘오래토록 징그럽게 어울리자!’ 의 약자란다.
폭소에 가까운 환호가 터졌다.
물꼬가 터지듯 이야기꽃은 신종플루처럼 번져 나갔고 부인회원석도 마찬가지였다.
가끔 술잔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건강이야기, 옛날이야기,
달마다 받는 소식지의 유머를 다른 곳에서 써 먹어 웃긴 이야기도 하면서
그냥 즐거웠다. 그 자리가 눈꽃송이처럼 순수하고 행복했다.
괄목할만한 것은 다이어트 성공담에 부러운 눈망울을 감추지 못했다.
전과는 달리 병원치료 받은 이야기는 일체 없었다는 게 큰 행운이기도하다.
노원강 회장님이 주신 선물을 들고 2차로 노래방으로 향했다.
두 가정은 바쁜 일로 ‘안녕’ 인사를 하고 갔지만
대부분 노회장의 간곡한 권면의 말씀에 순종하듯 합류했다.
오 총무는 오두방정을 떨며 몸을 흔들었고
어떤 친구는 감정 잡고 지그시 눈을 감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가만히 보니까 총회 앞두고 친구들 노래연습을 한 듯하다. 실력들이 많이 늘었다.
집이 멀어 먼저 가겠다는 제의가 들어 올 무렵
10분 남았다는 메시지가 화면에 떴다.
이때라 디스코메들리가 빵빠레를 울리면서 분위기가 디스코 판으로 출렁인다.
열광 그 자체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디스코를 추기 시작하였다.
카메라맨은 후레쉬를 안 켜고 동영상에 실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 나왔지?” 혹 빠진 물건 없나? 확인하고 그 방을 나왔다.
그렇게 늦지 않았고, 정말 후회 없이 스트레스 풀며 재미있게 놀았다.
모두 잘 귀가 했겠지? 부근이는 헤어지는 게 제일 아쉬운 모양이다.
머뭇거리는 그에게 ‘다른 사람들 갈 때 우리도 가자.’는 부인의 제의에
불만을 은근히 털어놓으면서 ‘굿바이’ 하며 악수를 청한다.
첫댓글 이번 행사를 위하여 치밀하게 준비하여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총회를 마친
노회장님과 오총무님의 노고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또 오총무님께서는 그날의 모습을 이렇게 글로 남겨주시니 더더욱 감사합니다.
일상에서 시간을 내어 글 쓰기가 여간 쉽지가 않을텐데 말입니다.
허허님이 마련해주신 이 공간 우리 동기회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하는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글쓰는 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서로 칭찬 서로 덕담, 얼매나 좋노 오이 ?
하여간 " 허허 " 와 " YW " 수고 많았다.
헌데 나는 왜이리 아쉽지 ? hu hu hu ( 슬플때 쓰는 베트남 표현 )
누구 생각하면 나도 안타까워...총회 때 못보니까...근데 실은 joy가 부러워...
늘 감사하게 생각해 소식을 잘 전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