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0일 연중 1주간 화요일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권위" (마르 1,21-28)
한, 두 번 들은 얘기가 아니지만 사회 각계각층에서 “과거 권위주의를 청산하자”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권위주의를 비판하는’ 내용과 동시에,
이와 정 반대쪽 입장이랄 수 있는... 즉 요즘 <고개 숙인 남편>이니 뭐니 하면서 “남성들 권위가 너무 바닥에 떨어졌다”면서 “남편의 권위,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회복하자”는 목소리도 동시에 들립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또 머리를 싸매고 식별을 해야 하는 것이죠.
우리가 청산하고 버려야 할 권위는 무엇이고, 반대로 지켜야 할 권위는 무엇일까 하는 것...
그것은 그 권위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이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요즘 우리 한국사회에서 ‘가진 사람들’의 ‘횡포나 갑질’, 이런 것들이 계속해서 사회문제가 됩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권위’라는 것하고 ‘권력’(힘)이란 것을 똑같이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갑질하는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살펴보면,
과거에 ‘심한 차별’이나 ‘무시당함’으로 상처를 입었던 찌질한 사람들이, 어쩌다 권력이나 경제력은 손에 쥐게 되면서
혹시 행여라도 또다시 사람들에게 무시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즉 ‘존중 불안’ 때문에 돈의 힘으로 권력의 힘으로 갑질을 일삼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권위와 권력의 차이에 대해서는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어떤 사람에게서 우러나오는 ‘권위’는 그 사람의 ‘자존감’과도 직결이 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 즉 이 ‘자존감’이란 것과 ‘자존심’ 혹은 ‘자만심’하고는 다른 것이죠.)
전에 방송에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연출한 신원호PD가 이런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극 중 중심 인물 이익준이란 캐릭터는 애초부터 배우 조정석을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설정했다고 하면서,
이익준 캐릭터의 핵심은 ‘자존감’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저기 안 끼는 데 없고, 말 많고, 장난 좋아하고, 웃기는...
그런데 그런 게 멋 있으려면 자존감이 중요한데, 그런 그를 누군가는 가볍게 볼지 몰라도, ‘난 가벼운 사람 아니야, 난 꽤 무게있는 사람이야’라는 무게감을 스스로 갖고 있어야 하는데, 조정석을 보면 그게 느껴진다... 그래서 조정석을 섭외했다는 말을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권위 있는’ 분으로 등장합니다.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권위....
이런 권위는 예수님 스스로 당신에게 주어진 소명에 대한 당당함, 그리고 당신 삶의 전부를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들을 위한 사랑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신적 권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이런 당당한 자존감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