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을 가지고 주님을 섬기세요"
"요즘 신자들은 열심이 없어"
교회에서 정말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열심'입니다. [열심]의 사전적 의미는 熱心, 곧 '뜨겁게 끓어오르는 마음'입니다. 실제로 성경에서 열심에 관한 유명한 말씀 중 하나가 롬 12:11(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인데 여기서 나오는 '열심'으로 번역된 헬라어 [제오] 역시 '끓어 오르다, 타오르다'의 뜻을 가진 말이니 '열심'이란 분명 대상을 향한 열정과 뜨거운 마음을 의미하는 말이라 하겠습니다.
주님을 열심히 섬기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분명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열심'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제가 오랜 시간 동안 신자로, 또 교역자로 살아오면서 교회 현장에서 접한 '열심'의 의미는 교회의 일(특히 직분과 봉사)을 자신의 삶의 최우선으로 두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목사의 말에 토달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순종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소위 신앙의 '우선순위'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못지 않게 많은 해석이 기도와 찬양 등의 제의에 있어 '뜨겁고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행위'가 바로 신앙의 '열심'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목청을 높여서, 열렬하게 박수와 손짓으로 찬양하고 기도하는 것이 열심으로 주님을 예배하고 섬기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받아들이는 교회들이 매우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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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적용은 성경이 말하는 '열심'을 '열광', 즉 흥분하여 자제력을 잃고 날뛰는 행위인 熱狂으로 이해한 결과입니다. 이것은 영어로 ecstasy라고 하는 개념입니다. 황홀경, 무아지경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오죽했으면 마약의 이름에도 쓰입니다. 이 개념은 성경에서도 나오는데 그것은 고대 근동의 신접한 무당(주술사)들이 신과의 합일을 추구하며 각종 약물 및 미향을 사용하여 접신 할 때의 상태(쾌감에 도취된 모습)를 말합니다. 물론 구약 및 신약성경은 이러한 행위가 엄격히 금지되었습니다.
이것을 성경이 금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러한 열광적 행위들은 사람의 도덕적,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맹목적으로 타인의 지시나 암시에 약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열광은 쉽게 맹신과 광신의 길로 이어집니다. 사이비 종교들의 광란적인 예배 형태나 교주의 별 의미 없는 말에도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회중들의 모습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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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성경이 말하고 있는 주를 위한 '열심'은 단심(丹心)에 가깝습니다. 이는 一片丹心이라는 고사성어에서 유래한 말인데 '붉은 마음', 즉 대상을 향한 변하지 않은 진실한 마음이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성경에서는 이를 [에메트], 즉 진실함과 신실함, 혹은 참됨이라는 의미를 가진 말로 표현합니다.
하나님을 향한 '열심'은 열광적이거나 무아지경이거나 맹목적이지 않습니다. '불로 불로' 를 외치면서 박자에 맞춰 무아지경에 빠져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지르는 개념도 아니고, 교회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또한 목사의 말이라면 앞뒤 재지 않고 아멘부터 뜨겁게 외치는 것도 아닙니다.
성경이 말씀하시는 주님을 향한 '열심'은 변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신실하고 진실하게, 꾸준하고 일정하게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교훈과 가르침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고, 상황에 따라 바뀌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의 결단과 그 결과(실천과 행동)를 의미합니다. 이런 진짜 '열심 있는 신앙'이 있는 성도님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권영진 목사(정언향 교회)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