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민주당+자민련+딴나라당'의 엽기전국정당 '민자딴'이 온다: (김용민 , 09/20-01:37)
민주당 구주류가 '당사수'를 부르짖고 있다. 어제는 김홍일 의원이 거하게 쏜 저녁 회식 자리에서 '백의종군'이란 말까지 꺼냈다고 한다. '백의종군'의 결의를 좀 이르게 했더라면 이런 볼썽사나운 일을 역사에 남길 리 없었으리라.
결국 민주당은 수적으로 봤을 때 거의 두 쪽으로 나뉘어 쪼개졌다. 어쨌든 이혼이 아름다운 어휘가 될 수 없듯 분당 역시 듣기 고운 말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민주당 정통성 말살', '노무현 대통령의 분열 획책' 등등 요즘 '당사수'라는 구호를 꺼내기엔 현 민주당 구주류에게는 논리와 명분이 박약해 보인다. 왜냐하면 자기 모순에 빠지기 때문이다.
1987년 김대중 고문을 앞세워 유일 야당 통일민주당에서 갈라져 나온 주체들이 누구던가. 1995년 김대중 아태평화재단 이사장을 앞세워 '통합민주당'을 콩가루로 만들고 나와 신당 '새정치국민회의'를 만든 주체는 누구인가. 물론 이 같은 정치적 '선택' 에 대해 역사의 평가를 예단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필요에 따른 신당창당과 분당과정이 '좋다'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다'라고 본다. YS라는 선명치 못한 보수 정치인에게 군정 종식의 첫 테이프를 끊게 해서는 안 된다는 시대적 소명, 무력한 야당의 틀을 극복하고 '현실 가능한 정권교체의 대안'인 DJ의 복귀를 도모한 행위... 어찌 평민당과 국민회의 창당의 족적 그 자체를 단편적으로 재단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참람한 것은 그 때, 유일야당을 깨고 나갔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정통 민주당을 깨먹고 있다'라는 논리로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논리가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8년 전 아주 재미있는 기사를 읽어보자.
○…민주당의 이기택 총재는 실제로 빠르면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당창당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이총재측은 이날을 계기로 동교동측과 정면승부를 건다는 복안이다. 이총재측은 우선 자신의 정치적 목적만을 위해 정통야당을 특별한 명분도 없이 깨려한다는 사실을 적극 부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신당이 결국은 「호남당」이자 「김대중사당」이 될 것임을 강조함으로써 우선 민주당의원들의 신당행에 제동을 걸어보겠다는 생각이다.
이총재측은 잔류파의원들을 한데 묶어 비호남 야당을 복원하는 명분을 축적하기 위해 김이사장의 지역적 한계를 부각시키는데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총재측은 이번에 당의 간판을 지키기만 하면 자파의원 14∼15명과 개혁모임 소속의원 4∼5명을 합해 원내 교섭단체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자파의원단속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이총재측은 벌써 당이 깨질 경우 이기택 총재, 이부영 노무현 김정길 부총재체제를 새로이 구축, 총선을 치른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이규택 의원 등 핵심의원들은 10일 오후 여의도 모식당에 모여 신당결성저지를 결의했으며 12일쯤 신당창당에 반대하는 전국원외지구당위원장 모임을 소집, 세를 과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총재의 이같은 당지키기전략은 신당행을 거부하고 있는 이부영 부총재 등 일부 개혁모임 소속의원들과의 연대여부에 달려있다.〈국민일보 성기철 기자>
○…김대중신당의 윤곽이 점차 드러남에 따라 민주당소속 의원들의 줄서기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동교동계는 96명의 현역의원중 80여명이 신당에 참여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14대때 신민계로 원내에 진출한 69명중 강창성 의원을 제외한 68명과 이기택 총재계의 민주계 중에서도 상당수가 가세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동교동계는 이에 따라 집안단속에 나서는 한편 관망중인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과 권노갑 부총재는 9일 김상현 고문을 만나 신당참여를 약속받았다. 또 지도부중 정대철 고문과 김원기 김근태 부총재도 처음에는 신당창당에 신중론을 폈지만 결국 신당행을 선택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동교동측으로부터 기피인물로 분류되고 있는 이총재와 이부영 노무현 부총재를 제외한 전원이 신당에 합류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반면 이기택 총재측은 16∼17명의 잔류가 확실하고 전국구 의원의 탈당으로 인한 예비후보들이 의원직을 승계하면 교섭단체 구성은 무난하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총재측은 이미 신당거부의사를 밝힌 김원웅 최욱철 정기호 강수임 의원과 이장희 강희림 김충현 장준익 이상두 이규택 의원 등을 잔류파로 꼽고 있다. 개혁모임 의원 중 박계동 유인태 원혜영 제정구 의원 등도 잔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부총재를 비롯한 개혁모임 의원들은 91년 통합당시 입당, 그동안 DJ에 대해 비판적 지지를 한 재야출신들로서 일단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관망파로는 현재 홍사덕 이철 조순형 박은태 신진욱 양문희 박일 장기욱 장석화 조윤형 하근수 의원 등이 꼽히고 있다. 이중 당내 중진인 홍사덕 이철 조순형 의원 등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고 전국구인 박일 박은태 신진욱 장기욱 조윤형 양문희 의원 등은 더욱 고민에 빠져 있다. 이들은 『갑작스런 신당창당이 국민정서와 선뜻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도 정작 최종선택을 강요받을 경우 고민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민일보 정재호 기자> (1995년 7월 11일자)
기사 내용은 이렇다. 92년 대선에서 민자당에 패한 제 1야당 민주당은 당시 후보였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은퇴 이후 이기택씨에게로 당권을 넘긴다. 그러나 3년이 지난 95년 5월 영국에서 돌아온 DJ는 정계 복귀를 사실상 마음에 품었다. 당연히 DJ는 애초부터 대척점에 서 있던 이기택 총재로선 호락호락해줄 일이 아니었다. 결국 DJ는 할 수 없이 당을 하나 만들자는 심지를 굳힌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은 심각한 분당 사태를 맞게 된다. 동교동계를 주축으로 당시 야당의 실질적 대주주인 DJ에게로 힘의 균형이 쏠린 것이다. 당권을 내놓지 못할 바에야 나가서 따로 차리자는 논리로.
6.27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 그러나 보름도 안 돼 당은 산산조각이 난다. 이 과정에서 기이하게도 당시 부총재였던 노무현과 김정길, 유인태, 김원웅 등은 구당파의 위치에 선다. 지금으로 본다면 당을 갈라먹었던 쪽과 당을 지키는 쪽이 서로 뒤바뀐 셈이다.
그러나 이것을 수평적인 모양새로만 대조, 대유할 일이 아니다. '누가 정치 혁신을 위해 기득권을 버렸느냐'에 관해 본다면, 그때와 지금의 근본은 달라진 것이 없다. '지역 정서'를 등에 업고 총선 치르겠다는 '기득권' 사수쪽, 구태 정치의 틀과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쪽의 구도가 말이다.
지금 그들은 노무현의 사당 추진으로 인해 정통 민주 정당의 역사에 타격이 가해졌다고 했지만, 구주류야 말로 노무현에게 못할 짓만 골라 했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95년 부산시장 선거에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한 노무현은, 이젠 이쪽도 한 번 해보자는 '지역 등권론'이라는 역풍에 맞아 낙선했다. 그 역풍의 발원지는 현재의 민주당 구주류. 물론 호남 증오증에 시달린 다수의 영남 민심의 수준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게다가 지난 대선에는 정몽준 씨로의 후보단일화 등을 운위하며 노무현 흔들기를 서슴지 않았다. 그것이 역사의 순리에 부합한다면 모를까, '기득권 지키기'에 불과한 것이다.
민주당 구주류는 '당 사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기득권'이다. 노무현이 구시대 정치의 틀에 충실해 내년 총선, 자신들의 '공천 지분'을 보장해 줬다면 어디 '시정잡배'스러운 대응을 하겠는가.
신당은 어쨌든 절차적 정당성과 민주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협상에 협상을 거듭했다만, 결과는 머리채를 잡고, 욕설을 퍼붓는 폭력적 봉쇄로 귀결됐다. 김근태 의원의 말처럼 '정당 민주주의의 조종'이 울린 셈이다.
과거 보스정당과 신당이 다른 점은 그런 의미에서 다수의 참여 의원이 공언하는 대로 '노무현 사당이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당사자도 지지는 할지언정 관여는 않겠다고 못 박았다. 약속을 지킬지 지켜볼 몫만 남은 것이다.
구주류는 노무현이 기득권이라는 우산 역할을 못해준다면, 의회 다수 의석을 점한 한나라당과도 손잡을 수 있다. 무서운 시나리오지만 현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기득권이라는 게 이렇게 무섭다.
필자는 이번 구주류의 강력 반발 움직임을 보면서, '기득권 수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허접성을 느낀다. 아직도 그런 구주류와의 공존을 전제로 한 통합을 모색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이제 싸움은 영남과 호남의 싸움이 아니다. 정도와 원칙에 기초해 국민들의 신의를 얻는 정치와 지역 정서와 보스에 기댄 등신 정치의 싸움이다. 전선은 갈수록 명확해 질 것이다. 따라서 선택 역시 선명해야 한다. 우리 지역에 어느 도 사람이 몇 %인데 라는 식의 정치적 고려 때문이라면 이미 그들은 '구주류'로 묶인다.
참고로, 후에 잔류한 민주당은 조순 서울시장을 영입해 당 대통령 후보로 세우고는, 끝내 이회창 씨의 신한국당과 합쳐 '한나라당'을 세운다. 반면, 노무현, 김정길 등은 97년 대선을 앞두고 대척점에 섰던 국민회의에 들어가 영남 지역에서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를 주도한다. 반대로 한나라당에 합류한 꼬마 민주당 출신인 홍사덕, 이규택류의 현재 진로가 어떤가. 그들의 길은 '기득권' 본위의 정치 지향이었다. 김홍신만 빼고.
홍준표가 벌써부터 선수를 친다. '한나라-민주-자민련'을 엮는 '정책 공조' 시스템을 갖추자고. 지역 통합의 명분도 살리자고. 지역 정서에 기댔던 사람들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니 실로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으나, 그림은 보기 좋다. 그러나 그들의 연합은 지역 통합이 아니라 기득권 통합일 뿐이다. 김옥두까지 맞장구 치며 '한 번 해 보라'고 했다고 하니, 모르긴 해도 잘 될 것이다. 민주당 구주류의 정신적 지주요, 정치적 근간인 DJ를 향해 '다리 못 쓰는 장애인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나'를 운위하던 사람들과 '연합'할 수 있는 힘. 그렇다. 그것은 기득권이다. 내년 총선에서의 국민의 심판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정치의 수준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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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자영업자들의 안식처 민자딴의 탄생에 축하의 멘트를 보내Boa요! (견본용 축하엽서제공 : 어빠달려) |
첫댓글 무섭군요;; .. 이런 속내까지는 몰랐기에-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