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온종일 주룩주룩 내린 10월 22일. 26회 동창들은 강원도 정동진으로 가을 소풍을 떠났습니다. 쾌적한 리무진 2대가 준비되었습니다. 최찬묵 동창회장, 박찬수 사무총장, 김종정 재무총무가 지난 한 달여 동안 열과 성을 다해 세심하게 일정을 마련했습니다. 일행은 오전 7시30분 종합운동장역에 집결했습니다. 허나 출발은 예정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오다 출근길에 막혀 지각하거나, 모닝콜이 울리지 않아 늦잠을 잔 동문이 발생했습니다. 버스는 계획보다 40분 늦은 8시10분에 서울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버스에는 김밥, 물, 주류, 안주, 기념품을 비롯해 최찬묵 회장이 준비한 맛있는 간식을 실었습니다. 가는 길에 창밖을 보니 비는 더욱 세차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진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동대장들이 분주해졌습니다. 1호차에서 노상운, 신준호 동문이 소풍 안내와 해외 여행담을 걸죽하게 풀어놓았습니다.
2호차에서도 박찬수 사무총장과 필자가 탑승객들이 지루할까 노심초사하면서 접대와 스토리텔링에 만전을 기했습니다.버스는 홍천 휴게소에 잠시 들른 후 예정보다 약 20여분 늦은 11시20분 경 강릉 심곡항에 도착했습니다. 비는 여전히 만만치 않게 내렸습니다. 이제 예정된 바다부채길을 걸어야 합니다. 바다부채길은 절벽 아래 해안선을 따라 조성됐으며 심곡항에서 썬크루즈 리조트까지 약 2.9km에 달합니다. 일행은 우산과 동창회에서 준비한 우비로 단단히 채비를 하고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몸이 불편한 세 사람을 제외하고 44명이 동참했습니다. 비가 줄기차게 몰아치고, 바닥길이 미끄러운 데다, 절벽 암석의 낙하 위험이 있었습니다. 허나 나그네들은 기암괴석과 해안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걷고 또 걸었습니다. 중도에 노상운 대장의 인도 아래 단체사진을 찍은 후 오후 12시50분경 점심 장소인 팔도횟집에 도착했습니다.
바닷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생선회, 매운탕, 튀김, 반주로 맛있게 오찬을 즐겼습니다. 건강하게 살자는 최 회장의 인사말과 그룹별 덕담이 오고갔습니다. 오찬을 마치고 썬크루즈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이곳은 크루즈를 본떠 만든 건물에 조각공원, 카페, 레스토랑이 갖춰졌으며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 할인 입장료 3천원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뒤이어 문화적 소양을 기르는 것도 필요한 지라 인근 하슬라 아트월드를 들렀습니다. 이곳에는 현대미술 전시관, 조각공원, 예술정원, 하늘전망대, 바다 전망대, 카페 등이 있습니다. 강릉의 인기 사진 촬영지로 떠오르고 있답니다. 입장료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65세 이상 기준 1만3천원. 우리같이 미적 감각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아깝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후 4시30분. 서울로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비는 거의 잦아들었습니다. 오후 8시경 종합운동장역에 도착, 인근 강남면옥에서 갈비탕과 냉면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일행은 귀가길에 올랐습니다. 올해 동창회 3대 행사 중 하나가 무사히 끝났습니다. 회장, 총장, 재무총무, 노상운대장 등의 노고가 컸습니다. 이번 여행에 합류한 동문들은 물론 여러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동문들에게도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병석에 있는 동문들이 하루빨리 쾌차해서 동창회 행사에 동행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유명을 달리한 동문들의 명복을 빕니다. 오는 12월 17일(화) 저녁 엘타워에서 있게 될 26회 송년회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