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소풍이 끝나는 날에......
이경희.소화 테레사
찬미 예수님, 참 좋으신 어머니,
어머니와 함께 한 행복한 순간 하나 하나를 느끼며 이 편지를 바칩니다. 저는 이 세상으로 소풍 나왔다
다시 성모님 곁으로 가려고 하는 소화 테레사입니다. 좋은 부모님과 정 많은 형제들을 주셨기에 사랑 흠
뻑 받고 자랐고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남자 토마스와 부부의 연을 맺어 예쁜 미카엘과 안젤라를 저
에게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제 삶에 가장 힘들 때 하느님과 성모님이 계시다는
걸 알고 무조건 당신 치맛자락을 붙잡고 살려 달라고 애원했을 때 당신은 내 손을 잡아 주셨고 저와 함
께 하느님께 드리는 청원 기도를 함께 바쳐 주셨습니다.
그 후 사는 동안 성모님 손을 한 번도 놓치지 않고 행복한 순간에는 감사의 기도를, 힘들 때에는 청원의
기도를 53년간 드리며 잘 살았습니다. 이제 사랑하는 내 가족, 나를 아껴 주는 친구들과 지인들과 잠시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떨어진다는 말보다는 그들의 마음속에 계속 남아있다는 말이 더 정겹네요. 암 선
고를 받은 처음에는 남에게 못쓸 짓도 하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이 왜 이리도 무서운 병에 걸리게 되었을
까 생각되어 울면서 원망도 하고 한탄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대장을 도려내는 수술을 하고 가장 강한 진통제를 맞아 가며 죽어 들어가는 살점 하나하나를 하
루 세 번씩 치료 받을 때 갑자가 나도 모르게 고통의 신비를 바치며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가시관과 피
땀을 흘리시며 그 많은 고통을 참으셨는 데 나는 단지 내 상처가 아프다는 이유로 울었다는 자체가 한
순간 부끄럽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러면서 암이라는 병이 얼마나 축복된 병인가를 알았습니다. 평생 함께 했던 가족과 형제들과 친구와
지인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며 서로 좋았던 순간도 생각해 보고 오해가 있었다면 용서도 청해보며 내가
53년 동안 살아온 삶을 반성도 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큰 은총은 내가 죽음에 대해 오로지 두
려움과 무서움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루하루를 아침에 눈을 뜨면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
는 것 자체도 은총입니다.
성모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2011년 5월 14일 성모의 밤에 소화 테레사 올림
*이경희.소화 테레사님의 우리들의 오랜 친구이자 후원자이십니다.
현재 모현센터에 입원해 계시면서 저희들에게 더 많은 기쁨과 희망을 선물해주고 계십니다.
♣ 5월. 모현에서는 이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 교남동의 호스피스 10주간 교육이 무사히 끝났고 등촌1동 성당의 견진교리와 춘천교구 레지아 영성
학교 3주간 교육도 마무리 되었습니다. 또한 조선대학교 대학원에서의 호스피스 특강, 한국호스피스완
화의료학회에서 호스피스 병동의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발표, 서울 대교구의 연령회 양성교육을 하였고
국립암센터 호스피스 고위과정 12명의 학생들이 모현에서 호스피스 실습을 하였습니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이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행복합니다.
♥ 1일 요양원에서 저희들과 22년을 사시던 김순금.막달레나 할머
님이 91세의 연세로 하느님 곁으로 떠나셨습니다. 파란만장하셨던
그 분의 삶이 하느님 나라에서 큰 위로를 받으리라 믿습니다.
오랜 시간의 추억들을 저희도 잘 간직하겠습니다. 장례를 도와
주신 포천 성당의 연령회원, 신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8일 어버이날에 어르신들의 가족을 모시고 아주 행복하고 즐거운 행사를 하였습니다. 많은 봉사자들
과 은인들의 도움으로 민요, 밴드, 재즈 댄스, 요양보호사들의 앙징·발랄 댄스, 어르신들의 작품 전시와
풍성하게 준비된 음식, 높고 넓으신 부모님들의 사랑만큼이나 풍성한 날이었습니다. 참석하신 가족분
들, 봉사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노할머니, 사랑해요.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세요’라는 꼬마의
소원도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 14일 계절의 여왕 5월에 직원들, 어르신들과 환자분들이 함께 모여 성모의 밤을 봉헌했습니다. 새롭
게 단장되어진 실내 아름다운 화단앞에서 이경희.소화테레사 자매의 아름다운 봉헌의 글과 따님의 플롯
연주, 수녀들의 특송, 꽃과 초 봉헌,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맛난 간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었습니다. 늘 성모님의 마음처럼 살기를 다짐합니다.
♥ 28일 직원들과 봉사자들을 위한 아로마 마사지 교육이 있었습니다. 박인미 아로마테라피스트의 강의
와 실습으로 서로의 손과 발을 마사지해주면서 앞으로 어르신들과 환자분들을 위하여 더 많은 봉사를
하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가족들에게도 활용하면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 같습니다. 아로
마마사지뿐 아니라 항상 꽃꽂이, 비누 만들기, 아로마 오일 제공 등 오랜 시간 봉사자로, 친구로 함께 해
주신 박인미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 모현에도 많은 사람이 살다 보니 생필품에서 주.부식류, 세제 뿐만이 아니라 온갖 종류의 공
구,가구에 이르기까지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특히 예산에서도 살수 없는 공장용 미싱
(20년을 쓰다보니 도저히 움직여 주지 않네요)이나 환자분들 사진 찍으면 바로 인화해 줄 현상
전용 프린터기(현재는 일반 프린터로 하니 화질도 문제지만 프린터기가 슬슬 고장나고 있네요)
가 필요합니다. 각 각 백만원정도가 든다니 엄두도 안 나고 혹시 쓰시다가 안 쓰거나 여분이 있
으신 분, 아직 쓸만한 데 새것으로 교체하시는 분들은 즉각 연락주세요. 냉큼(?) 뛰어가겠습니
다. 주변에 아시는 분 있으면 꼭 소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 고르지 못한 날씨 때문에 “봄은 언제 와”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네요. 모현의 마당에는 한창 봄
이랍니다. 봉사자의 손길도 화려해지고 있는 모현의 봄 정원에 꼭 한번 놀러오세요.
♣ 아니 아직도......? daum cafe ‘모현호스피스’ 가입 안하셨나요? *^_^*
* daum에서 cafe 검색 ‘모현호스피스’를 치시거나 http://cafe.daum.net/mohyunhospice 로
오시면 됩니다. 주인 의식(?)을 가지시고 방문하셔서 많은 글 남겨주세요.
♣ 6월에는 이런 일들을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