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박 3일
어찌보면 우리나라에 제주도라는 섬이 있어 퍽이나 다행스럽다. 만일 제주도가 우리나라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매우 삭막할 것 같다. 때론 기왕에 있는 거 100키로미터 쯤 더 남쪽으로 내려 갔으면 영해도 넓어지고 기후도 더욱 따뜻할텐데 하는 아쉬움도 가져보게 된다. 제주는 주로 날씨가 추운 겨울에 찾게 되지만 이번엔 어느 국제행사를 핑계로 꽉찬 2박 3일간 다녀오게 됐다.
언제나 그렀지만 비행기가 착륙을 할 때는 다소의 불안감과 함께 내리는 곳에 대한 궁금함이 생긴다. 수십번 그 이상 제주를 다녀 갔지만 또 밖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제주공항 주변의 모습인데 바다와 면한 저런 저수지에도 민물낚시가 잘 될런지 궁금하다.
국제 학술대회가 5월 27일 저녁부터 4일 간 열리게 되어 이를 핑계로 제주를 찾게 됐다.국제대회니까 당연히 외국인이 많이 참석하겠지만 국내교수들과 관련기업의 간부 들이 대부분이다. 모든 일이 그렀듯이 아무리 훌륭한 기술과 제품을 갖고 있어도 저절로 물건이 팔리지는 않는다. 반드시 영업이 필요하다보니 관련자가 모두 모이는 이번행사를 기회로 영업을 겸해서 참석하는 것이고 필자 또한 그런 속내를 감출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제반 경비와 별도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행사찬조금을 오백만원 씩이나 내고 보니 속이 다소 쓰리다. 해비치 호텔의 후원에서 오프닝 행사가 저녁 만찬을 겸해 이루어지게 된다.
새로 세워지는 호텔은 기존 호텔의 단점을 보완하여 세우다 보니좋은 환경을 갖게 된다. 새 호텔의 크고 깨끗한 방에 들어가보니 이 좋은 방에서 혼자 잠을 잔다는 것이 좀 아깝다는 느낌이 든다. 언젠가 프랑스에 출장을 갔을 때 프랑스 정부에서 필자를 무슨 큰 바이어(당시에 국내 고속철도를 프랑스에서 구입한 바로 뒤인데, 또 뭔가 중요한 것을 사러 온 줄 알고) 로 착각하고 에펠탑 바로 건너편에 있는 최상급호텔의 에펠탑 쪽 코너 호텔방을 무상제공 하였었다. 접견실과 업무실 그리고 침실 등이 딸린 그 방에서 혼자 잠을 자려니 너무나 아까워 거의 뜬 눈으로 세우다시피 했었던 기억 마져도...
어느나라나 사는 모습은 비슷하여 국제회의의 컨퍼런스실은 대부분 꽉 차지 않는다. 필자 또한 회의실에서 공부나 하고 있을 군번은 더더욱 아닌 것 같고 사전에 계획된 사람들과 골프장으로 향하게 된다.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는 말도 있듯시 영업은 회의장에서 하는 것이 아니고 골프장이나 술집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행사는 저녁에 시작하지만 아침 일찍 도착하여 한 라운딩을 마치고 참석하기 위해 찾아간 표선에 있는 해비치골프장이다.옛날엔 자동차회사인 현대의 '다이너스티' 였는데 이름이 바뀐 것을 보니 뭔가 역학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제주는 여름에는 잘 오지 않게된다. 뭍에도 운동이 가능한데 궂이 좋은 계절에 번거롭게 제주로 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먼 남쪽 섬의 나라이다보니 제주는 날씨가 고르지 않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 때가 대부분이다. 공을 치면 어떤 때는 바람에 공이 밀려 거꾸로 오고 그린에 있는 공이 바람에 저절로 움직이기도 한다. 어째튼 2박 3일 중에 이틀을 골프장에서 보내게 된다.
이번 제주행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는 이 한림공원의 나무를 보고 싶은 속내도 있었다. 수도 없이 제주를 들려 이런 저런 곳을 다녀 봤지만 여기처럼 감동을 준 곳은 없었다.그 삭막한 돌밭을 일구어 오늘과 같은 훌륭한 곳으로 만든 저분(맨 위)에게 무한한 존경을 보낸다. 한림공원 한편에 저런 조그만 동상을 세워 그의 업적을 기념하고 있는데 동상을 더 크게 세워도 충분할 것 같다.
대부분 희귀한 분재로 이루어져 있는 이곳은 국내 최대의 규모가 아닐까 싶다. 그것도 소규모의 분재가 아닌 대작들이 즐비하다. 사진은 단풍나무이다. 위의 청단풍은 직립되는 종이지만 아래의 홍단풍는 밑으로 늘어지는 능수 종류이다. 한국인은 사철 변함이 없는 소나무 등의 분재를 좋아하지만 외국인은 변화가 많은 과실수나 저런 단풍나무분재를 좋아 한다.
기왕에 마음 먹은대로 끝까지 지조를 지켜 회의실에 들어가지 않고(첫날 오프닝행사에서 대부분 인사를 나누었고, 틈틈히 운동과 식사를 통해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차량을 렌트하여 관광에 나섰다. 얼마만인가, 고교 때 무전여행으로 제주 일주를 하면서 다녀갔던 천지연폭포와 협재해수욕장까지...
언젠가 티.브이 연속극 '올인' 에 나왔던 섭지코지이다. 티.브이를 통해 많이 접해서 그런지 친밀감이 느껴지며 뛰어난 주변경관이 감탄스럽다. 맨 아래 사진은 분양을 하기 위해 지어놓은 건물이란다. 건물의 뒷쪽은 바다에 면한 절벽으로 환상의 경치가 보장된다는데 저런 시설을 분양 받아야 친구들끼리 놀러도 오고 때론 이쁜 누구도 부를 수 있다는 것이 함께 간 사람들의 의견이었다. 거 참,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건지...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음식일 것이다. 필자가 아는 제주에서의 음식은 대략 생선회(다금바리, 북바리, 비바리)와 흑돼지, 제주물항식당의 갈치와 고등어요리 및 서귀포근처의 오분작해물탕정도가 아닐까 싶다. 보통 저녁에는 회를 먹다보니 아침과 점심때는 얼큰한 것을 찾게 된다.
오늘 점심은 갈치요리로 갈치국, 갈치회, 갈치구이, 갈치조림과 함께 오븐작해물탕을 단품으로 추가하다 보니 아무래도 (발음을 잘 해야한다는) '조껍데기술'은 자동으로 시켜야 될 성 싶다. 오분작은 전복과 흡사하게 생겼지만(전복은 껍질의 구멍부분이 돌출되어 있고, 오분작은 돌출이 되지 않은 채 구멍이 있음- 이거 맞나..)양식이 되지 않아 귀하다고 한다.
오분작해물탕엔 오분작과 조개 그리고 게 등의 해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아주 시원하고 얼큰하여 전날 많은 술을 먹어 어지러운 속을 달래주기에 그지 없다. 다만 저렇게 끓였는데도 뚜껑이 벌어지지 않는 조개 - 이 세상의 모든 조개는 불을 때면 벌어진다고 한다- 는 불량품으로 억지로 벌려보면 흙이 들어 있다든지 하여 먹을 수 가 없게 된다.
가끔 식당에 걸려있는 글이다. 천객만래 (천명의 고객이 만번 씩 온다) 라... 네명이 식사를 하는데 대략 12만원이니 일인 당 삼만원 정도인데, 천객이 만번씩 온다면 천만명이고 두 당 삼만원이면 전체 금액은 대략 삼천억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저 네 글짜가....
오랜만에 여미지 식물원도 구경하고...항상 느끼지만 남쪽에 있다보니 열대식물도 자연스레 기를 수 있고 이래저래 제주는 천혜의 복을 받은 곳으로 돈도 많고 부자도 많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일부(유흥가 등)에서는 산에서 '노루가 내려왔다' 는 말을 쓴다. 실제 노루가 아니고 산 등에서 일 하는 남자가 비도 오고 해서 모아 놓은 돈을(현금) 듬뿍 (대충 천만원 이상)주머니에 넣고 시내로 나와 며칠 쉬면서 그 돈을 다 쓰고 간다는데 어떻게 해야 짧은 시간에 다 쓸 수 있을런지...
필자도 처음 가 보는 '러브랜드' 이다. 성(섹스)을 테마로 하여 꾸며 놓은 이 곳은 나름 의미를 갖고 있고, 찾는 손님도 퍽이나 많다. 성, 인류역사와 함께 시작된 가장 오래 된 성을 주제로 꾸며놓은 이곳은 제주 방문자라면(18세 이상) 한번 쯤 들려 볼만한데, 이곳에 대해선 다음에 차분히 이 코너에 한번 다루어 볼까.......?
첫댓글 동상이 형님을 닮았네? 깜짝 놀랬네..그려....두 분 마음이 비슷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