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모기지 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사상 최대 규모의 공적자금을 추임키로 한 데 힘입어 원.달러 환율은 폭락하고, 주가는 폭등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9월 위기설'은 진정될 조짐을 보였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와 환율이 폭락과 폭등을 거듭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7일(현지시간) 양대 모기지 (주택담보대출) 업체인 패니메이. 프레디맥에 1000억달러씩 20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정부 관리체제에 편입시키기로 하면서 시장 불안이 진정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월스트리트는 공룡 금융기관의 도산이 초래할 파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자본시장이 1년여 동안 악화돼온 최대 이유인 불확실성이 다소 제거됐기 때문이다. 시티그룹과 메릴린치, UBS 등 미 주택 모기지 시장에 투자한 금융기업들은 재무부의 조치를 환영하면서 모기지 시장의 회복과 나아가 주택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것을 기대했다. 이를 반영하듯 미 중시의 선물시장지수는 2% 뛰어올랐다.
이 예금보험공사의 실라베어 회장은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이 갖게 될 투명성과 안전성이 시장과 금융시스템은 물론 모시지 산업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월가 분석가들은 전체 금융시장의 추가 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금융업계는 지난해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파동이 불거진 이후 자산이 3000억달러 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가 얻을 이익은 분명한 반면 모기지 소비자인 주택 소유자들에게 돌아갈 혜택은 상대적으로 불투명하다. CNN방송은 모기지 이자율이 최대 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30년 고정 이자율의 모기지로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은 6.39%의 높은 이자를 내고 있다.
하지만 당장 이자율 인하로 연결되기 힘들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이미 두 업체는 주택 구입시 내야 하는 선 지불금을 집값의 최소 20%까지 올려 받고 있다. 또 모기지 소비자들은 채니메이.프레디맥이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인상한 수수료 탓에 1.7%의 추가 부담을 안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외환위기이후 각종 수수료를 인상해 수지를 맞춘 것과 마찬가지로 방만한 경영의 대가를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골이다. 단순히 신용 위기에 그치지 않고 실업률 상승이나 석유 등 원자재값 인상과도 맞물린 만큼, 자칫 미 행정부의 추가 시장 개입 필요성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번에도 시장의 실패는 납세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개 됐다. 윌리엄 풀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재무부가 몰락한 기업을 구제하는 대신 경영권을 인수해 정부관리체제에 둔 것을 환영하면서도 "3000억달러 이상이 납세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용평가업체들은 배담금 지급이 중단된 두 업체의 우선주 및 보통주에 대한 평가를 휴지조각 수준인 '정크'등급으로 내렸다. '폭탄돌리기'를 하듯 각종 파생금융상품울 통해 위험을 분산시켜온 모기지 시장의 관행이 바뀌지 않는 한 이번 사태는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