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OSTULATION AND REPLY
월리엄, 어찌하여 너는
그 해묵은 잿빛 돌 위에
이렇게 온종일 홀로 앉아
꿈결처럼 그대의 시간을 보내고 있나?
인류가 이어받은 빛, 그 책들은 어디에 두고.
책이 없으면 인류는 눈이 멀어 암담해질 뿐이니
일어나라, 일어나! 먼저 간 이들이 우리에게
불어넣는 그 넑을 들이마셔라.
그대는 어머니인 대지를 둘러보고 있구나.
마치 대지가 아무런 뜻도 없이 그대를 낳은 것처럼,
마치 그대가 대지의 첫 아들이고
그대에 앞서서 아무도 살지 않은 것처럼.
어느 날 아침 에스웨이트 호숫가에서,
왠지 인생이 즐겁게 느껴졌을 때
나의 진실한 벗 매슈는 말했었지.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눈은 오로지 보는 일을 할 뿐
귀에게 듣지 말라 할 수는 없는 법이야.
우리의 몸이 어디에 있든,
싫고 좋은 일은 따르는 법.
또한 나는 우주 안에 여러 힘이 있음을 느끼나니,
그 힘은 저절로 우리 마음에 새겨지는 법.
따라서 그것을 슬기롭게 받아들임으로써,
영혼의 양식이 되는 법.
그대 생각엔 끊임없이 말하고 있는
이 장엄한 삼라만상에게서
일부러 찾지 않아도
저절로 느껴오는 것이 조금도 없단 말인가?
그렇다면 묻지 말게.
내가 자연과 이야기를 나룰 수도 있는 법이니
뭣 때문에 여기 혼자 앉아
꿈결 속에 시간을 보내고 있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