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파송한 해외 선교사들의 교육선교 현황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선교연구원이 발표한 ‘한국교회의 교육선교 현황과 발전방안’이 그것이다. 이에 본지는 △한국교회 교육선교의 효과성 및 효율성 그리고 △필요사항과 발전방안 등 2회에 걸쳐 이번 보고서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
▲한국선교연구원은 22일 오후 서울 반포동 남서울교회에서 '한국교회의 교육선교 현황과 발전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뉴스미션 |
한국 선교사가 세운 미션스쿨 810곳…지역별로는 아시아에 집중 한국선교연구원(원장 문상철)의 이번 연구는 많은 한국 선교사들이 힘쓰고 있는 교육선교가 과연 효과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됐다.
문상철 선교사는 “연구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해 3월이며, 9월부터 현지 방문을 시작해 12월까지 몽골, 방글라데시, 네팔,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카메룬 등 6개국을 연구진이 방문했다”며 “총 14개 교육기관을 방문해 71명의 학생, 20명의 교수/교사, 21명의 행정진 등 총 112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14개의 교육기관은 △초중고등학교: 밝은미래중고등학교(몽골), 몽골국제학교, 리빙스턴아카데미(네팔), 커버넌트아카데미(네팔), 안디옥고등학교(인도네시아), 올네이션스스쿨(카메룬), △일반대학교: 몽골국제대학교, 몽골후레대학교, △신학교, 신학대학원: 몽골장로교신학교, 카메룬복음신학대학, 캄보디아장로교신학교, 안중안신학교(인도네시아), △직업훈련원: 이삭학교(캄보디아) 등이다.
이번 연구에서 ‘미션스쿨’은 포괄적인 기독교 선교의 목적에 따라 설립돼 현지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과정을 운영하는 초중고교 및 대학교를 의미하며, 신학교와 방과후학교, 직업훈련원을 포함한다.
조사 결과, 한국 선교사들이 세운 미션스쿨은 총 810개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신학교 389개, 방과후학교 183개, 초등학교 104개, 중고교 55개, 대학교 44개, 직업훈련원 35개다.
문 선교사는 “이 숫자는 50개 주요 선교단체들의 보고와 확인을 거쳐 나온 것으로, 보고되지 않은 것까지 합하면 900개가 넘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아시아 62.4%, 아프리카 18.0%, 중남미 13.0%, 유럽 3.3%, 구소련 1.9%, 대양주 1.4%로 조사됐다.
국내 선교전문가들 평가 대체로 긍정적…풀어야 할 숙제도 많아 이번 연구에서는 국내 60개 선교단체 대표 및 행정가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서베이도 함께 진행됐다. 한국교회 교육선교에 대한 이들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지만, 재정 자립과 리더십 이양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았다.
한국 선교사들의 교육선교의 효과성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58.2%를 차지했으며, ‘매우 긍정적’은 21.8%로 합계 80%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부정적’이라는 의견은 3.6%, ‘아주 부정적’이라는 답변은 없었다.
교육선교의 가장 긍정적인 요소로는 ‘현지에서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 학생을 교육하는 것’(62.5%), 가장 부정적인 요소로는 ‘재정 자립이 되지 않아 계속해서 외부로부터의 후원에 의존해야 하는 면’(46.4%)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교육선교 현실의 양면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
▲문상철 선교사ⓒ뉴스미션 |
특히 응답자들은 부정적인 요소와 관련 ‘현지 정치사회적 상황의 영향을 받아 사역의 장기적 안정성이 약한 면’(19.6%), ‘대규모의 재정적인 필요에 비해 사역적인 효과가 부족한 면’(12.5%), ‘현지학교들과의 중복 및 경쟁적 관계에 있게 되는 면’(10.7%)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렇다면 교육선교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들은 무엇일까. 과반수 정도(50.9%)가 ‘현지의 교육적 수요를 파악하고 적정 규모의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현지 및 한국의 학교들과 최대한 협력하면서 중복을 피하는 것(22.6%), 글로벌화의 추세를 따라 국제적인 교류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는 것(13.2%) 등이었다.
이번 설문에서는 재정 자립, 리더십 이양, 재산권 관리 방안에 관한 의견들이 제시되기도 했다.
재정 자립과 관련해서는 지역별, 상황별로 융통성 있게 대처해야 한다(56.0%)는 게 중론이었으나 ‘설립 10년 이내에 완전히 자립하도록 하며 그 전까지 외부 지원을 받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문 선교사는 “대체적으로 이 문제가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보편적인 정책을 주장하기가 곤란한 것이 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리더십 이양은 ‘교수진 구성을 현지인 위주로 한 다음 그 가운데 자연스럽게 리더십 이양의 가능성을 보고 결정한다’(37.7%)는 견해가 가장 우세했고, ‘설립 초기부터 리더십 이양을 계획해서 10년 내 이양한다’(28.3%), ‘일정한 원칙을 적용하기 어렵다’(26.4%)가 각각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문 선교사는 “다른 분야와 달리 교육 사역은 리더십 이양을 하기가 곤란한 요소들이 있다. 예를 들어 재정 자립이 이뤄지지 않으면 리더십 이양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선교지의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선교사에 대한 의존도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여러 나라에서 확인된다. 따라서 리더십 이양을 하기가 쉬운 여건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재산권 관리는 대체로 ‘일괄적 원칙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답했지만(53.7%), 설립 초기부터 반드시 학교법인 소유가 되도록 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시작하지 않는다는 견해도 33.3%로 높게 나타났다.
글로벌화 영향으로 교육선교의 필요 높아질 것 더 나아가 21세기 세계선교에 있어서 교육선교의 전망 및 틈새 전략도 다뤄졌다.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교육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향후 교육선교가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69.2%로 가장 높았다. 반면 교육선교가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소규모로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 답변이 19.2%, 선교지의 자생적 교육이 발달하면서 그 필요가 아예 없어질 것이라는 의견(7.7%)도 있었다.
이에 대해 문 선교사는 “글로벌화가 교육기관들의 경쟁 구도를 심화시키고 더러는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호침투를 일으키고, 그 결과 교육시장의 전망이 어둡게 인식될 수도 있다”며 “선교지의 학교들이 계속해서 발전하려면 경쟁력을 기르고 효과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선교의 틈새로는 다양한 레벨의 정규학교와 직업훈련원의 필요성이 각각 32.7%로 균형 있게 요구됐다. 이밖에 정규학교의 특성화 교육(15.4%), 비정규 방과후학교(11.5%)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나왔다.
문 선교사는 “이번 온라인 서베이 결과는 교육기관 현장 방문을 통한 인터뷰 분석결과와 거의 일치하며,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여러 학교들의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보면서 균형 있는 시각에서 미래지향적인 발전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