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벽을 멈추지 못하는 모범생
Q 아들이 학교에서는 모범생인데 계속 돈이나 물건을 훔칩니다.
초1 때 친구 지우개를 훔친 걸 시작으로 초4 때는 부모의 돈을 훔쳐 장난감을 사기도 하고, 중1 때는 체육 시간에 학교 운동장에서 다른 아이의 돈을 훔쳤다가 담임 선생님께 자수를 하고 주인에게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용돈이 너무 적어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가 싶어서 용돈을 늘려줬습니다. 한동안 잠잠하길래 해결이 된 줄만 알았습니다.
엊그제 학원에서 아이가 집에 들어오는데 담배 냄새가 나서 추궁을 했더니, 선생님 주머니에 있는 담배를 훔쳐서 계단에서 태워봤다고 하더라고요. 갑자기 선생님 외투 주머니에 있는 담배가 눈에 들어왔고, 잘못된 행동인 걸 알면서도 참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매번 화를 냈지만, 아이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화를 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 차분히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혼자 있을 때 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 같으니 혼자 있는 시간을 줄여보자, 그리고 너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니 학원 선생님께 엄마랑 같이 가서 사과드리자라고 말했는데, 아이가 사과드리는 건 못하겠다고 하네요.
평소 온순한 성격이고 또래 친구와 갈등을 겪어서 문제가 된 적도 없습니다. 친구들도 잘 사귀고 성적도 좋습니다. 도대체 왜 이럴까요?
A 우선 적어주신 내용만으로는 충분한 답변이 되지 못할 수도 있음에 관하여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도벽은 남의 물건을 훔치고 싶은 충동을 참지 못해 반복적으로 물건을 훔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훔치는 행동을 하는 이유가 개인적으로 꼭 갖고 싶거나 금전적인 이득이 생기기 때문이 아니라 훔치고 싶은 순간의 충동을 억누르지 못해서 일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돈을 늘려준다거나 훔치는 행동이 비도덕적임을 몇 번을 설명하더라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도벽을 하는 아이들이 비도덕적인 사고를 한다거나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덕성에 관한 부분을 강조하며 혼을 내는 것은 오히려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훔치는 행동을 하기 전에 이 나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스스로 많이 억제하려고 하지만 훔치는 행동을 하고 나서 느끼는 쾌감과 만족감이 더 크기 때문에 참지 못하고 하게 됩니다.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경우 물건을 훔치기 전의 긴장감과 훔친 행동을 한 후의 쾌감과 만족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한 후, 충동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최근에 아이에게 책임을 지게 해주기 위하여 학원 선생님께 같이 가서 사과드리자고 한 제안을 아이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훔친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고 두려운 마음이 들어서일 것으로 사료됩니다. 평소 비교적 온순하고 책임감 강하고 교우관계도 양호한 것으로 보아 도덕적인 판단을 하는 데 있어서 오류가 있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도벽을 가진 학생들을 상담하다 보면, 그 순간의 충동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 아닙니다. 물론 간혹 도덕적인 판단 수준이 미성숙하여 도벽을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나 어머님의 자녀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도벽은 충동 조절의 문제와 관련성이 높으므로 전문적인 상담을 통하여 아이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전문가로서 생각합니다. 수치심을 느끼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기분장애나 우울감, 품행장애 등의 이차적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아이가 더 이상 그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충동적인 행동을 멈추지 못하는 아이,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1. 충동 조절을 위한 대체 행동 가르치기
충동성이 높은 소아청소년은 충동적으로 행동하기 전에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 ‘기다리기’나 ‘심호흡하기’ 같은 전략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훔치고 싶은 충동이 들 때 부모와 이야기하는 연습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2. 시각적 규칙표 및 행동 안내 활용
충동성이 높은 소아청소년은 명확한 규칙과 시각적인 안내가 있을 때 행동을 조절하기 쉬워집니다. 부모는 아이의 방이나 공용 공간에 규칙을 그림이나 글로 표현한 ‘행동 규칙표’를 부착해 놓으면 효과적입니다. 또한, 문제 행동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단계(예: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요청하기")를 지속적으로 연습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 긍정적 행동을 강화하는 보상 시스템 구축
충동성이 높은 소아청소년은 부정적인 행동보다는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충동을 참았을 때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동의 경우 주어진 상황에서 올바른 행동을 했을 때 스티커를 모으는 방식의 보상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아이가 올바른 행동을 반복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공감하라 마음을 얻을 것이니
[상담 후기] >> 초3학년 ~중2학년까지 왕따인 아이가 사회성 극복 치료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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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22).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5th ed., text rev.). Washington, DC: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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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첨부: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