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아주 오래전 읽었던 책 제목이 떠올랐다.
황경신 작가의 깊은 감수성이 잘 녹아든 프로방스 지방 여행기인데,
올 들어 처음, 그리고 지난해 마지막 방문이후 5개월 여만에 다시찾은 큰덤을 마주할때 느껴진 그 느낌...
딱 그 느낌.
4월 10일, 토요일.
인근에선 처음뵙는 여러 클라이머가 큰덤을 찾았다.
인사를 나누고보니 서울서 오셨다는데, 족히 새벽 5시전에 출발하신 모양이다. 그것도 10여명이 말이다.
연배가 제법 있으신데도 등반력에 등반열정이 대단들하시다.
큰덤 중앙벽은 11b~12a 수준이지만, 꽉 찬 난이도라고 해야할만큼 만만치 않다.
95~100도 정도의 오버행 페이스에다 크림프 홀드가 많고 등반길이도 20미터가 넘다보니
상당한 근력과 지구력을 동시에 요하는 벽이다..
특히 온사이트 등반이라고 하면 벽 색깔이랑 암질 탓에 홀드 찾고 구별하기도 쉽지않고
무엇보다 찾는이가 많지않아 쵸크 표시가 안되어 있을때가 많으니 어렵다고 봐야겠지.
아뭏든, 서슴없이 리딩을 하고 일부 여성 회원들을 제외하면 다들 다시 선등으로 등반을 시도하는 모습이
"참, 등반을 즐기고 계시구나"하는 느낌을 준다고 할까.
오랜만에 등반벽 같은 분위기의 큰덤바위.
말은 안했지만, 작년 큰덤에서 나름 부지런히 움직였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암장 안부가 여전히 매끈하게 정리된 상태라 마음 뿌듯한 하루.
큰덤 안부는 제법 넓고 볕도 잘들어 여기저기 꽃씨를 많이 뿌려두었다.
올 가을, 마리골드 꽃밭을 기대해 본다.
한동안 페이스 등반을 안했던 탓에 벽에서의 몸동작이 살짝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겨우내 부지런히 움직인 덕에 우리도 그분들 못지않게 즐기는 등반으로 보내는 하루, 재밋게 또 신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