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초등학교 동기중에 가난하지만 집안이 대대로 공부를 잘하고 그 친구도 마찬가지로 성실하며 꾸준했다. 덩치가 작고 착하다 보니 누군가에게 대단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어릴적 전학을 가서 겪어보고 같이 놀아본 경험으론 보통 사람들과 달랐고 외모와 겉보다는 속이 꽉 찬 사람이었고 어른스러웠다.
중학교 때 여러 학생들(자칭 동네에서 잘 나간 다는 선남선녀?들)이 동네 비닐하우스에서 춤추고 놀다가 적발이 되어 회장이 될 사람 반장 될 사람 징계를 먹고 감투를 쓰거나 그것에 욕심이 없던 친구는 졸지에 회장이 되었다.
조용한 성격이지만 모두가 피하는 웅변대회에 스스로 나왔고 면단위 중학교 특성상 돈 있고 공부좀 하는 이들은 초등학교 때 벌써 서울로 전학을 갔고 남은 학생들 중 반에서 손가락안에 드는 학생들은 도청소재지로 진학을 했다.
그 친구 또한 가족이 나가 공부하는 도시에서 공부를 했고 졸업후 공군사관학교를 갔으나 나라돈으로 공부를 해보기 전에 그만 두고 인천교대에 입학하여 교사가 된다.
지금도 그렇지만 여교사가 많은 당시 섬이나 격오지에서 근무를 하고 성실하게 살았던 그는 중학교 동문회에서 회장으로 열심히 했지만 외지에 나가있고 지역에 머물고 있지 않다 보니 스스로 자리를 내놓게 되었는데 실제 자리를 그만둔 건 지역에서 한가닥 한다는 사람들이 그를 백안시 했고 돈이 없고 인맥이 약하다 보니 밀어주는 이가 적었고 그 또한 명예욕이나 집권욕이 없었다.
특히 집성촌이 모여 있는 시골에서 성씨가 다른 그를 인정하기 싫었던 이유도 있었다.
가끔 고향을 가면 선생이니 술사라! 며 바가지 씌우고 도망가는 동기들(없어서 그런 것이 아님)도 있었고 나도 서울의 모임에 참석을 한적이 있었는데 비슷한 경험이 있어 몇 번 얼굴을 본 후 만나지 않았다.
나야 뭐 객지에서 온 사람이니 크게 불편할 것도 어려울 것도 없지만 지역에 뿌리를 둔 그 친구는 껄끄러운 기억이 여러번 있어 고향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크게 유쾌하지 않은 것 같다.
어려서 부터 성실하고 남에게 피해 안주고 꾸준한 그리고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온 그의 모습을 보면 일반인들이 보는 큰 성공이니 출세니 이런 말과 어울리지 않지만 나는 그 친구가 대단하다고 느끼며 시간이 지나서 계속 만나도 편안하고 부담이 없다.
세상의 일반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길을 꾸준히 걸어온 그가 멋지고 존경스럽다.
지금은 인천에 나와 있지만 과거 가요 섬마을 선생님의 실제 무대였던 서해의 섬(실제 학교는 폐교)에서 교편을 잡고 마을 주민들에게 야학을 하며 봉사를 한 그는 진짜 선생님이며 멋진 어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