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책 선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책 읽기를 시작하는 날이다. 비가 내리는 월요일 아침이고, 1교시에 맞추려면 출근 시간에 움직여야 하는지라 변수가 생긴다. 길이 막혀 조금 늦을 것 같다는 활동가의 연락을 받았다. 초조하게 복도에서 기다리는데 7반 담임 선생님이 오더니 오늘 2교시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5분 일찍 시작하고 5분 일찍 마치는 게 가능한지 묻는다. 활동가 사정으로 일찍 시작하는 것은 힘들고 마치는 시간은 가능하다고 했다. 활동가가 교문 앞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1교시 시작종이 울렸다. 일단 교실에 들어가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오늘 읽기로 한 《최악의 최애》 표지를 갖고 시간을 끌었다. 1, 2분 정도 뒤 숨을 헐떡이며 들어온 활동가에게 자리를 넘겼다.
첫 번째 챕터부터 읽기 시작했다. 활동가는 조금 빠른 속도로 책을 읽어나갔고, 아이들은 반듯한 자세로 앉아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인 ‘무지와 미지’ 이야기를 열심히 읽고, 또 열심히 듣는다. 뒷부분으로 가면서 활동가도 조금 여유를 찾아서 삽화도 보여주고 중간중간 읽기를 멈추거나 질문을 던지기도 하면서 소통을 시도한다. 아이들도 꼿꼿한 자세가 조금 편안해지고 활동가의 질문에 자유롭게 답을 하기도 하며 분위기가 점차 풀어지는 것 같다. 몇몇 장면에서는 키득거리는 웃음소리도 여기저기 들린다. 미지에게 고백을 받은 무지가 대답하기 직전. 활동가가 “어떻게 될까?” 하고 묻자, “남자 화장실로 도망갈 것 같아요.” “그냥 차 버릴 것 같아요.” 등의 답변이 들린다.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 미지가 무지를 업은 삽화를 보여줄 때는 “키 차이 많이 난다.” “센과 치히로 같아요.” 하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남자가 키가 작고 여자 친구랑 키 차이가 많이 나는데 괜찮을까?” 하는 질문에는 “괜찮으니까 고백하지 않았을까요?” 라고 대답하는 친구도 있었다.
두 번째 챕터인 ‘눈인사를 건넬 시간’을 조금 더 읽었다.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인 수민이와 덕형이 이름이 ‘무지와 미지’ 이야기에도 등장했는데 혹시 기억나는지 활동가가 물었다. 아이들은 화들짝 놀라며 그랬냐고, 몰랐다고 대답한다.
선생님과 약속한 시간인 9시 25분에 읽기를 마무리했다. 오늘 읽은 부분이 어땠는지 물었다. 아이들은 입을 모아 “재미있었어요.”라고 대답한다. 다음 시간을 약속하며 인사를 하고 활동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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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첫 책읽기 시간에 재미있다는 반응이어서 다행이네요.
앞으로 더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첫 읽기 스타트한 활동가와 기록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