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났으니 가을이다. 바쁘다는 핑게로 여름 산행기를 이제야 올려본다.
2011년 7월21~22일
예상에도 없던 이틀간의 여유가 생겼다. 설악산을 다녀오기로 마음 먹고 7월20일(수요일)퇴근후 배낭을 챙겨
경주시외터미널로에서 동서울행 심야버스( 21일 00시 40분)에 탄다.
태풍 망온의 영향으로 영동지방은 비가 온다는데... 동서울에 도착(04시50분)하니 터미널은 개점전이다.
표 사고 아침먹고 한참을 어슬렁거리다 7시40분 속초행 버스가 출발한다.
원통을 경유한 버스가 용대삼거리에 도착(09시40분) 백담사행 버스를 타기위해 정류소를 향하는데 걱정했던 날씨가 너무 좋다.
백담사 금당에(10시08분) 참배하고 지난해 에는 마음이 급해 지나쳤던 만해기념관도 돌아보고 집에서 신고 나섰던
샌들을 등산화로 바꿔신고 음료수도 하나 마시고 느긋하게 출발(10시45분)한다.
영시암에 도착(11시30분)하여 여기서 수통에 물 채우고 수렴동 갈림길에서 오세암으로 방향으로
오세암길은 숲이 울창하여 햇볕도 피하고 계곡에 물소리가 여름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등로옆 개울가에서 점심해 먹고(12시20분) 오세암 직전 고갯길에서 작년 오월에 놀던 다람쥐를 기다리며 잠깐 멈췄더니 그때는
2마리였는데 8마리가 몰려든다. 준비해간 맛X산으로 다람쥐와 한참을 논다.
다람쥐들과 다음을 기약하며 일어서 오세암(13시30분)에서 다시 물 채우고 봉정암을 향해 오르는 길.
계류를 건너 첫번째 철제계단길 위에서 중청이 조망되고 오르막 내리막길이 지리하게 반복된다.
가야동 계곡에 내려서기전 지류에서 ㅇㅌ하고 가야동 계곡에 걸린 다리를 건넌다(15시04분).
이제부터는 계속되는 오르막 10여분 고도를 높이니 등뒤로 공룡능선의 암봉이 보이기 시작하고
지난해 5월에는 이곳쯤에서 저혈당증상으로 속된말로 뒈지는줄 알았는데... 초행길에 해는지고 마음은 급하고
저녁때가 되도록 점심도 굶고 무리하게 산을 오른탓이었다. 그날 기어서(?) 봉정암에 도착하여 공양간에서 밥에 미역국을 부어 한대접 흡입(?) -아마 태어나서 한끼를 그렇게 급하게 많이 먹어본 기억이 없다.-한후 소생한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이후 약50분간을 더올라 봉정암 고갯길에 올라선다.(16시 10분).
이번에는 점심도 먹고 천천히 산을 올라서인지 훨씬 수월한 느낌이다.
봉정암 불뇌사리탑-우리나라 5대적멸보궁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였으며 용아장성능 자연암반을 기단으로 조성되어있다.
작년에는 보름달 아래 참배하고 봉정암에서 1박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참배후 사리탑주변에 서식하는 청설모와 잠깐 놀다
대청봉 일몰을 보기위해 출발(17시:00분)
소청산장에 가까워지니 조용하던 산속에 기계음이 가득하다.
아까 산아래에서 헬기가 왔다 갔다하더니 포크레인을 실어 왔는지 산장 공사중이다.
지난해 여기 매점에서 컵라면 먹던 기억에 음료수 하나 사먹고 잠깐 쉬었다 잰 걸음으로 소청에 올라서니 산아래 구름이 몰려들어 장관을 연출한다.
중청산장에 도착할 때쯤은 계곡들은 구름에 잠기고 대청봉 정상에 올라서니(18시40분) 발아래는 온통 구름바다... 갑자기 허기가 몰려와 중청산장으로 하산 매점에서 햇반 하나 사고 라면을 끓인다.
떼거리로(?) 몰려온 산객들의 소음에 산장에서 멀리 떨어져 잠자리를 만들까하다가 피곤하고 귀찮아 밥먹은 데크위에 침낭을 펴고 누웠다.
산장 소등(21시:00분)이 되자 맑고 까만 밤하늘에서 별이 쏟아지고 바라보는 이들 입에서 탄성도 쏟아지고
별빛 아래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떠드는 소리에 일어난다.(22일 04:30분).
배낭을 챙겨 메고 다시 대청봉으로 올라 끝없이 펼쳐진 운해위로 일출을 맞는다(05시 14분).
대청봉을 출발(05시40분) 희운각으로 향하는길 구름에 잠겼던 설악의 계곡들이 중청을 지날 때 쯤 구름을 벗어나고
희운각에 도착(6시35분)하니 아침 먹는 사람들로 복잡하다. 라면을 끓여(1.5개)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공룡을 향해 출발(7시20분) 신선대에 올라서니(07시45분) 파란 하늘을 뒤로하고 대청과 중청이 버티고있고 공룡이 등을 내밀어 유혹한다.
첨봉 하나 하나 넘는동안 공룡의 몸짓과 펼쳐지는 비경에 절로 탄성이 새어나오고 여름 공룡이 말갛게 허락해준 섹시한 등짝에서 내려서는 것을 아쉬워하며 마등령(10시41분)을 거쳐 비선대로 하산한다.
급경사의 하산길. 등로 아래 한무리의 사람들이 내려가는 모습이 보이고 가까이 가보니 20대 젊은 애들인데 외국인이다. 지나며 인사를 건네니 안녕한 것 같지않다. 스위스에서 관광온 아이들인데 4명은 여자고 1명은 남자인데 그중 여자아이 1명이 부축을 받아 내려간다. 발목을 삔 것이다.
119를 불러줄까 하다가 부상이 심한것 같지않고 젊은 아이들이 서로 부축해서 내려가면 추억에도 남을 거란 생각에 가지고 다니던 압박 붕대를 건네주고 조심해서 내려오라고 하고 지나친다.
비선대가 가까워졌는지 편안한 차림에 관광객들이 눈에 뛰고 금강굴아래 도착한다.
금강굴... 수학여행때 와봤던가? 기억도 잘 안나지만 수직의 계단을 올라선다(13시:00분). 요때는 정말 힘들었다.
금강굴을 내려와 비선대 다리를 향해가는중 119대원 둘이 바쁘게 올라온다.
누군가 아까 그 아이들을 보고 불렀나보다. 내가 보기엔 괜찮은 것 같았는데... 비선대 갈림길에 내려서고(13시26분) 다리를 건너 매점에서 하산주로 캔 맥주도 하나 먹고 계곡에 않아 등산화 벗고 발씻고 샌들로 갈아신고 여유를 부리다 신흥사를 지나 소공원에 도착(14시30분)한다.
택시로 속초 시외버스터미널로... 경주 직행은 심야밖에 없어 속초에서(15시:00분) 강릉으로... 강릉에서 포항을 거쳐 경주집에 도착하니 21시. 우리 딸이 아빠! 보고싶었어 라며 꼭 안아준다.
백담사
만해 흉상
백담탐방안내소
영시암
수렴동 갈림길
오세암 가는길
겁을 상실한 다람쥐
구멍난 고목
오세암
중청이 보인다.
가야동계곡
봉정암 오름길에서본 공룡의 암봉
공룡의 1275봉
봉정암 오름길에서본 용아장성
공룡넘어 설악동 천불동에 구름이 덮이고있다.
봉정암 고개
고갯마루에서 본 봉정암... 한참 위로 소청산장,소청,중청이 보인다.
내설악의 골짜기
봉정암 고갯길에서 바라본 공룡의 나한봉 1275봉
봉정암 고개에서본 공룡의 등줄기
봉정암 고갯길에서본 소청 중청
봉정암 불뇌사리탑 뒤로 소청 과 중청
사리탑 주변에 서식하는 청설모
소청에서 바라본 운해
서북능선과 귀떼기청
중청가는길에서 바라본 운해
대청봉 정상 인증
대청봉 표석과 운해
혼자 독차지한 대청봉정상
중청산장으로 하산하며 본 운해
석양에 비친 공룡과 운해
중청산장 데크에서 바라본 노을
조촐한 저녁
첫댓글 수고 많았네 솔로산행 조심해서 다닙시다.
캬~아~!
산신 너무 멋지다.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구나,
사진도 너무 멋지지만 여행기도 너무 잘 쓴다.
너 글을 읽어보니 내가 또 다시 공룡능선 갔다온 기분이다
멋진 글과 사진이 잠시나마 나를 완전히 설악에 빠지게 만들었다.
고맙다 친구야~! 그리고 여유로운 멋진 설악산행 정말 축하한다.
진회야,니 산행일기 정말 명작이다!
한참읽다가 나도 같이 한듯하다.
멋지다~산신~~~ 친구라는게 자랑스럽다~
멋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