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마을 울진에서 봄 소식 보냅니다. 폭설은 여전히 산비얄에, 마당 한 켠 응달에 웅크리고 있습니다. 가지를 수 개 잃어버린 배롱나무 그늘 아래서 노루귀가 속살을 열었습니다. 우주가 열렸습니다.
노루귀를 보다
남효선
천년 사바를 떠돌던 숨소리
물빛으로 흐르는
장재사지 오르는 길목
콧잔등 뭉그러진 석불 하나
어깨 끝 장삼자락
흘린 듯 물살처럼 번지는
미소 곁을 돌아
풍경소리는 설겅이는 대숲,
눈바람으로 되살아나고
만져지지 않는 인연의 끈
연의 끄트머리로 이어진 발자욱을 따라
오 눈부신 노루귀,
한 잎 한 잎 하늘 떠받고
산문을 연다. 숨 가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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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폭설 이후
남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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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08 20:4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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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노루귀로 봄을 찾았군요. 여여산방 노루귀는 언제 꽃 열까요.
저 꽃과 저 새싹이 정말 반갑고 예쁘네요. 마음을 완전히 빼았기고 말았습니다.
불현듯 제 숨도 가빠지네요^^
죽지 않고 살아있었구나, 오 끈질긴 생명이여..
저 꽃이 노루귀군요. 얼지않고 마침내는 피여오른 생명력에 감동을 합니다.
귀하고 반가운 꽃입니다. 선생님과 사모님 얼굴도 겹쳐지고요.
정말로 우주가 열렸군요. 자연은 늘 감동을 낳아 선물로 주네요.
효선 형님, 지난 겨울 걸었던 불영사에도 봄은 오고 있겠지요...^^* 늘 건강하세요. 예쁜 노루귀 이 아침을 밝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