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데레사 성녀는 어렸을 적에 사형수 프란치니가 회개하지도 않고 그냥 사형당하게 될 것이라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그녀는 그 죄수의 영혼이 너무 불쌍했다. 그래서 기도를 시작하며 주님께 이렇게 말했다.
"제 기도를 이뤄 주신다면 어떤 표시를 내려 주세요."
얼마 후 성녀는 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읽었다. "사형수 프란치니는 사형당하기 전에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지 십자가에 세 번 친구(親口)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우리 기도에 응답해 주신다.
예수님의 다음 말씀은 결코 빈 말이 아니다. "구하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마태 7,7).
야고보 사도의 다음 말씀은 우리를 위한 권고이기 이전에 자신의 체험에 대한 증언이다. "올바른 사람의 간구는 큰 효과를 나타냅니다"(야고 5,16).
그런데 아무리 기도를 해도 하느님께서는 침묵하시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기도의 응답에 대해서 회의가 들 때가 있다. 그때 잘 식별해야 한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찾아내야 한다. 또 계속 똑같은 내용으로 기도해야 할지 아니면 내용을 수정해서 해야 할지 깨달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도가 올바른 기도인지 그 요건을 식별 기준에서 놓치지 않는 것이다. 올바른 기도의 요건은 1) 진실이 그 바탕에 있을 것 2) 인내와 끈기로 계속 드릴 것 3) 그 의도가 하느님 뜻에 맞을 것 4) 꼭 이루어지리라는 확신을 가질 것 등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이 기준에 비춰 문제가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 그에 맞춰 수정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이 바치는 기도가 이런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데도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생각된다면 '계속' 기도해야 한다. 하느님은 좋은 것을 주실 때 우리 믿음과 인내를 시험하시기도 한다. 그리고 아직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있다.
믿음으로 드리는 기도는 반드시 응답을 받게 돼 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기도할 때에 대담하게 믿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너희가 기도하며 구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았다고 믿기만 하면 그대로 다 될 것이다"(마르 11,24).
"의심하지 않고 믿는다면"(마태 21,21) "믿는 사람에게는 안 되는 일이 없다"(마르 9,23).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당신의 고향 사람들의 "믿음이 없음"(마태 8,26; 마르 6,6 참조)을 보시고 슬퍼하신 만큼, 로마 사람 백인대장(마태 8,5-10 참조)과 가나안 여자(마태 15,22-28 참조)의 진실로 크나큰 믿음을 목격하시고는 경탄하셨다.
주님께서 약속하셨다. "나를 부르며 나에게 와서 빌기만 하여라. 그렇게 하면 들어주리라"(예레 29,12).
- 차동엽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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