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막도인
움막 도인
풍각서리 일 소
청량리 시장에서 새하얀 머리
둘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머리 빛깔이 신기해 말을 걸었다
기품을 보니 신선의 향기
이야기 모습 웃음이 가득하다
호기심에 주거지를 물으니 주저한다
한번 찾아보겠다고 주소지를 부탁
영월 산 몇 번이라 하니 산골인 듯
돼지 꼬리 안주를 들면서 답한다
수년이 지나 고민이 나를 불렀다
5월인데 찾아가니 산골이라 싸늘하다
산 중턱 외딴집이 보여 도인 숙소를 물었다
가르쳐 준 곳은 앞에 보이는 밭둑 움막
움막에는 아궁이에 모닥불이 타고 있다
불러보니 아무 소식 없고 무서웠다
덮어놓고 문을 열자니 변고 걱정
가게 가서 방갈로 숙소에서 하루밤을 보내니
시냇물, 골바람 소리 머리를 청소
새벽에 다시 반지하 움막집에 갔다
들어오라 하여 고개 숙이고 들어가니
방에는 한학 서적이 잔뜩
방에 들어가서 주변을 기이하게 살피며
인사를 하고 이곳에 사는 연유를 물었다
에머슨과 쇼펜하우어, 제어계측 책을 설명
그래도 깨어있는 현대인이라는 것을 자랑
자기가 한학에 깊으니 속세에서
사주보는 일을 하면 그냥 있어도
고객을 모셔오겠다고 하는 이가 있지만
사술이라 거절 하였다고 소개를 한다
그리고 본격 인생문답을 하였더니
금방 시간이 흘러 태양이 산 중천에
이별할 때 상담료 명분으로 담배 돈 등
챙겨 주었더니 마음에 들지 않는지..,
세상에서 가장 낮은 집을 찾았지만
지난 삶에 한이 서린 것은
피할 수 없다는 뒷여운이 진하게 풍긴다
첫댓글 아...속세를 떠나 사시는분을 찾아가셨나봅니다. 삼소님 건강이 여전히 좋은듯하여 웃음지어집니다~
늘, 소중한 시 나눠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