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쪽 | B6 크기 | 12,000원
ISBN 979-11-91332-74-2
2026.3.1.
<사회복지사의 고전 읽기>
"사람을 읽기 위하여, 고전을 다시 펼치다"
김세진
고전에서 건져 올린 사회사업 실마리
매년 지리산을 찾습니다. 동료 사회사업가들과 가을이면 남원으로 내려가 지리산을 걷기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어느 때는 한 해에 두세 번도 다녀왔습니다. 지리산 종주도 서너 번 하였고, 열흘 넘게 걸어 지리산 둘레길도 완주했습니다.
그렇다고 지리산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여전히 가보지 못한 길이 많습니다.
십수 년 꾸준히 다녀왔음에도 보지 못한 풍경도 많습니다. 그럼 지리산을 다녀왔다고 말할 수 없을까요?
고전이 그런 글 같습니다. 한 번 읽어서는 다 알 수 없으니 완전히 이해했다 하기 어렵습니다.
몇 번 읽어야지만 그 작품을 말할 수 있다면, 아무도 읽으려 하지 않고 그 책에 관해 말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게다가 고전은 명확하게 작품 의도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독자에게 해석을 맡깁니다.
이 글은 완벽한 해설이 아니고, 깊이 있는 논평도 아닙니다.
사회사업가로서 경험한 일들 속에서 선명하게 겹쳐 보이는 장면을 옮겼을 뿐입니다.
고전 속에서 어떤 의미를 건져 올리는 건 각자의 몫입니다.
이 책에는 사회사업가로서 고전을 읽으며 마음이 멈춰 섰던 단 하나의 문장, 장면, 질문을 담았습니다.
그 찰나의 순간들이 사회사업을 새롭게 바라보게 했고, 이미 알고 있던 것을 확신하게 했습니다.
나아가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과 사회를 조금은 다른 눈으로 읽게 했습니다.
사람을 읽기 위해, 고전을 다시 펼치다
고전(古典)은 시대마다 다른 언어로 재해석되며, 각자 사유를 품고 세상에 다시 태어납니다.
어떤 작품은 정치적 우화로, 어떤 글은 철학적 성찰로, 또 다른 이야기는 인간 본성을 탐구한 내용으로 읽혀 왔습니다.
이미 수많은 관점으로 설명된 이 책들을 다시 펼친 이유는 오직 하나, 사회사업가로서 ‘사람’을 읽기 위해서였습니다.
<프랑켄슈타인>, <이반 일리치의 죽음>, <변신>과 같은 비극의 서사에서는
사회적 소외가 인간의 존엄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목격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왜 이 현장에 서 있어야 하는지를 되새겼습니다.
<걸리버 여행기>에서는 인간을 규정하는 건 개인의 본성이 아닌 환경과 구조일 수 있음을 생각했습니다.
<완장>과 <외투>를 통해서는 우리 전문성의 위험을 살펴보았고,
특히 <동물농장>과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에서는 기록 권력의 위험을 알았습니다.
<파리대왕>에서는 우리가 하는 일이 궁극적으로 상호부조가 자랄 수 있는 ‘공동체’와 같은 토양을 만드는 일임을 깨닫게 했습니다.
<노인과 바다>에서는 당사자가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는 자신의 바다를 만나게 거들고
그 곁에 한 사람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허클베리핀의 모험>과 <호밀밭의 파수꾼>에서는 위기 청소년에게 필요한 건 통제가 아니라 든든한 관계망임을 알았습니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이 기성세대의 ‘가짜’를 혐오하며 순수함을 지키려 했다면,
<데미안>의 싱클레어는 그런 사회의 위선을 깨고 나아가는 성장을 다룹니다.
그때 내 옆에서 나에게 질문하는 사람이 존재해야 합니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는 당사자의 욕망을 교정하지 않고 삶의 에너지로 읽어내는 게 사회사업 전문성임을 알았습니다.
그럴 때, 마치 조르바에 의해 두목이 달라진 것처럼, 사회사업가 또한 당사자와 함께 변화합니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에서는 당사자의 삶을 ‘강점’으로 번역하는 사회사업가의 메타포를 배웠고,
<필경사 바틀비>에서는 증상 너머의 고통을 읽는 법과 사회사업가의 소진을 생각했습니다.
끝으로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는 우리 하는 일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님을 느꼈습니다.
‘한 사람’을 바르게 돕는 일 또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입니다.
우직한 걸음으로 느리더라도 이를 향하여 나아가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 작품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회사업 시선으로 읽을 때 공통 질문을 던졌습니다.
‘사람은 어떤 존재인가’, ‘우리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사회사업은 결국 사람이 사람을 돕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사람’이 무엇인지 정리해야 사람을 사람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시대를 넘어 살아남은 고전 속에는 인간 삶의 고갱이가 담겨 있습니다.
그 속에서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고 싶었습니다.
차례
머리말 ― 2
[프랑켄슈타인] 외로움이 빚은 괴물 ― 11
[이반 일리치의 죽음] 삶의 끝에서 만나고 싶었던 사람 ― 19
[외투] 말이 칼이 될 때 ― 30
[변신] 사회사업, 존엄을 지키는 예술 ― 37
[걸리버 여행기] 환경이 인간을 만든다 ― 46
[동물농장] 타락의 시작, 기록 권력 ― 55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단 하루의 생존도 삶의 기록이 되게 ― 65
[완장] 전문성이라는 이름의 ‘완장’을 경계하며 ― 73
[파리대왕] 이웃과 인정? 인간 본성은 폭력과 야만 ―80
[노인과 바다] 당신의 바다를 만나기까지 ― 90
[허클베리 핀의 모험] 위기는 기회를 품고 찾아온다 ― 97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이란 안전한 관계망 ― 107
[그리스인 조르바] 욕망을 존중하는 사회사업 ― 118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메타포라는 이름의 환대 ― 130
[데미안] 질문하는 후배가 나의 데미안 ― 137
[필경사 바틀비]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 145
[나무를 심은 사람] 황무지에 도토리는 심는 마음으로 ― 155
참고 문헌 ― 162
[책 구매]
https://cafe.daum.net/coolwelfare/SD5b/1
[본문 미리 보기]
첫댓글 선생님이 쓰신 독서노트를 참 재밌게 읽었었는데요. 고전 읽기도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사회복지사의 고전 노트>도 재미있을 겁니다. 함께 읽은 책들도 많지요.
올해도 읽고 싶은 고전이 많습니다. 여력이 된다면 고전 노트를 꾸준히 써나가고 싶어요.
지금은 <종의 기원>을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