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자신을 사랑하라는 뜻
― 나를 사랑하는 것에서 이웃 사랑이 시작된다
“자신을 사랑하라.”
이 말을 들으면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는 말씀에서 ‘자신’은 무엇을 의미할까?
나는 이 질문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수님은 나 자신과 이웃을 완전히 분리된 존재로만 보지 않으셨다.
오히려 이웃을 사랑하는 기준을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찾으셨다.
1. 마태복음 ―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예수님께서는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 마태복음 22:37–39
두 번째 계명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깊다.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전제가 들어 있다.
사람은 자신을 완전히 미워하는 상태에서는 이웃을 온전히 사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 못하면
다른 사람의 생명도 귀하게 여기기 어려울 수 있다.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이 말씀은 단순히
“나를 사랑하라.”
는 자기애의 선언이라기보다
나와 이웃을 함께 귀하게 여기라는 말씀으로 읽을 수 있다.
2. 마가복음 ― 사랑은 가장 큰 계명이다
마가복음에서도 한 서기관이 예수님께 가장 큰 계명을 묻는다.
예수님은 대답하신다.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 마가복음 12:29–31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의 중심에 사랑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와 ‘이웃’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나는 이 질문을 이 책의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로 삼고 싶다.
3. 누가복음 ―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
누가복음에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나온다.
어떤 사람이 강도를 만나 길에 쓰러져 있었다.
그를 지나쳐 간 사람들도 있었지만,
사마리아인은 그를 불쌍히 여기고 돌보아 주었다.
예수님은 이 이야기를 통해
“누가 내 이웃인가?”
라는 질문의 방향을 바꾸신다.
이웃은 단순히 나와 가까운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할 사람을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 앞에서 내가 이웃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도
나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을수록
다른 생명의 소중함도 함께 보게 된다.
4. 요한복음 ― 서로 사랑하라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새로운 계명을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 요한복음 13:34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라는 표현이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기준으로 서로 사랑하라는 것이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만이 아니다.
상대방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상대방의 아픔을 바라보고,
상대방을 함부로 정죄하지 않는 것.
때로는 용서하는 것.
때로는 기다려 주는 것.
때로는 말없이 곁에 있어 주는 것.
이 모든 것이 사랑의 모습이 될 수 있다.
5. 도마복음 ― 나 자신을 아는 것
도마복음에는 자신을 아는 것에 대한 중요한 말씀이 있다.
“너희가 너희 자신을 알게 되면 너희가 알려질 것이며…”
― 도마복음 3
또한 도마복음 67에서는
“모든 것을 아는 자가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그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자이다.”
라는 취지의 말씀이 나온다.
이 말씀을 묵상하다 보면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과
‘자신을 안다’는 것이 연결된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가진 몸이 나의 전부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곧 나인가?
나는 내가 가진 사회적 지위인가?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평가하는 모습인가?
이 질문은 결국 **‘참된 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6.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조건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내 욕심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내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나 자신의 마음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내가 힘들 때
“나는 괜찮아.”
라고 억지로 숨기는 것이 아니라
“나는 지금 힘들구나.”
라고 인정하는 것.
잘못했을 때
“나는 항상 옳아.”
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못했구나.”
라고 인정하는 것.
그리고 다시 사랑의 길로 돌아오는 것.
그것도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7. 자신을 미워하는 신앙에서 벗어나기
종교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을 죄인으로만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는 부족하다.”
“나는 죄인이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생각이 반복되면
사람은 자신의 생명 자체를 부정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바라보면
사람에게 끊임없이 변화할 가능성을 보여주신다.
어린아이처럼 되라고 하신다.
마음이 깨끗한 자가 복되다고 하신다.
사랑하라고 하신다.
서로 용서하라고 하신다.
이 말씀들은 인간을 절망 속에 가두기 위한 말씀이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초대하는 말씀으로 읽을 수 있다.
8. 나를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하나의 길이다
내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으면 다른 사람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아프면 힘든 것처럼
다른 사람도 아프면 힘들다.
내가 사랑받고 싶은 것처럼
다른 사람도 사랑받고 싶어 한다.
내가 존중받고 싶은 것처럼
다른 사람도 존중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예수님은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는지도 모른다.
나와 이웃을 완전히 분리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생명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9. 『그리스도의 강론』을 참고하여
『그리스도의 강론』에서는 인간의 내면에 있는 그리스도와 아버지의 관계를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그 관점을 참고하여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단순한 자기중심성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있는 생명의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으로 묵상해 볼 수 있다.
다만 이것은 『그리스도의 강론』에서 제시하는 해석이며,
성경의 본문 자체와 동일한 주장으로 구분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는 앞으로도 이러한 구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려 한다.
성경은 성경대로 읽고,
도마복음은 도마복음대로 읽고,
『그리스도의 강론』은 참고 자료로 읽는다.
그리고 마지막 판단은 독자 자신의 몫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10. 사랑은 소유가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한다고 해서 자녀의 삶을 모두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한다고 해서 서로의 생각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친구를 사랑한다고 해서 친구에게 나와 똑같이 생각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진정한 사랑에는 자유가 있다.
그래서 사랑은
“너는 나와 같아야 한다.”가 아니라
“너는 너답게 살아도 나는 너를 존중한다.”
라는 마음을 포함할 수 있다.
11. 가족을 사랑한다는 것
가족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그러나 가까운 만큼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생각이 다르고,
신앙이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다를 수 있다.
그럴 때 사랑은 상대방을 내 생각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먼저 상대방을 하나의 독립된 생명으로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기 전에
“내가 지금 사랑하고 있는가?”
를 먼저 물어볼 필요가 있다.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많은 갈등이 달라질 수 있다.
12. 오늘의 묵상
오늘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나는 나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가?
나는 나 자신의 부족함을 용서할 수 있는가?
나는 나와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있는가?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가족에게
실제로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가?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 마음에 새겨보자.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이 말씀을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지 말고
먼저 나 자신에게 적용해 보자.
나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사랑이
가족에게,
친구에게,
이웃에게,
모든 생명에게
조금씩 넓어지고 있는가?
13. 한 줄 묵상
나를 귀하게 여길 때 이웃의 생명도 귀하게 보이고, 나와 이웃을 함께 사랑할 때 예수님의 사랑이 삶 속에서 살아난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다른 사람의 생명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의 말씀은
“나와 너를 나누어 사랑하라”
가 아니라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고 가르치신다.
예수님 말씀으로 성경 이해하기 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