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중국은 범용(레거시) 반도체 분야에서 강력한 '과잉생산(Overcapacity) 전략'을 의도적·구조적으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단순한 '시장 점유율 확대' 수준을 넘어, 미국의 강력한 첨단 반도체 제재 속에서 **'공급망 주도권 확보'와 '자립 생태계 구축'을 노린 필연적인 선택**에 가깝습니다.
중국이 반도체 과잉생산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는 이유와 그 구체적 양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1. 왜 과잉생산 전략을 쓰는가?
* **미국 제재의 우회 (레거시 분야 몰빵):**
미국이 EUV 노광장비 등 첨단 공정(7나노 이하) 장비의 수출을 막아서자, 중국은 규제 영향이 적은 **28나노 이상의 성숙(레거시) 공정으로 자본과 설비를 대거 집중**했습니다. 전 세계 반도체 신규 투자의 3분의 1 이상이 중국에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 **'자급률 80%'라는 국가적 목표:**
중국은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 등을 통해 2030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80%를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국 내 막대한 전기차(BYD 등), 가전, 로봇, 전력망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모두 국산화하려면 과잉 생산 수준의 설비 증설이 필수적입니다.
* **국가 자본주의 및 보조금 구조:**
중국 지방정부와 '대형펀드(Big Fund)' 등 국가 자본이 반도체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과 대출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파산하지 않는 구조 덕분에 시장 수요를 초과하는 증설이 가능합니다.
### 2. 과잉생산 전략이 전개되는 핵심 양상
* **레거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급등:**
28나노 이상 성숙 공정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수년 전 10~20%대에서 최근 30%를 넘어섰으며, **2028년경에는 세계 시장의 40% 안팎을 점유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글로벌 저가 덤핑 공격:**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생산된 저가 반도체를 글로벌 시장에 대량 방출(디플레이션 수출)함으로써, 대만(UMC), 미국(글로벌파운드리스) 및 한국의 중소 파운드리·범용 메모리 업체들의 마진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 3. 중국이 노리는 궁극적인 노림수
1. **글로벌 완제품 산업의 대중(對中) 종속:**
전 세계 자동차, 의료기기, 전력망 등 필수 산업에 들어가는 레거시 반도체 공급망을 중국이 독점하면, 향후 서방권과의 갈등 시 이를 **'공급망 무기화'**하는 강력한 외교적 카드로 쓸 수 있습니다.
2. **'내풍성(Resilience)' 확보:**
외부 제재가 아무리 심해져도 자국 내 산업을 100% 돌릴 수 있는 '독자적인 반도체 우주'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 요약
중국의 반도체 과잉생산은 무분별한 실수가 아니라 **"첨단 길목이 막힌 상황에서 범용 시장이라도 압도하여 글로벌 공급망을 쥐고 흔들겠다"**는 계산된 국가 전략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연합(EU) 역시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보조금과 과잉생산에 대해 고율 관세 및 수입 제한 조치를 검토하는 등 첨단 반도체에 이어 레거시 분야까지 제재 전선을 넓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