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세계체조 월드컵에서 6관왕을 차지한 중국 체조의 영웅. 2년 뒤 1984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에서 금3개, 은2개, 동1개를 차지해 중국 전체 매달수의 20%를 혼자서 일궈낸 세계 체조의 전설 ‘리닝’.
그는 1980년대 중 후반부터 세계체조대회 및 올림픽 등에서 줄곧 정상의 자리를 지켜냈고 10여년의 체조 생활 끝에 106개의 메달을 중국에 안겼다. 그런 그가 은퇴 후 자신의 이름으로 스포츠 브랜드 리닝을 탄생 시켰다.
‘리닝’이 국민 브랜드로 인정받기까지
리닝은 운동선수 출신답게 선수들이 착용하는 신발, 복장, 장비가 경기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누구 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연구를 거쳐 선수 전문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그리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중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리닝 브랜드의 유니폼을 입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그 후 중국인들이 리닝이란 브랜드를 기억하면서부터 98년에 중국 본토 기업 최초로 의류 및 신발 R&D 센터를 만들었다. 또한 2004년에는 전문 선수들의 ‘발 모양’ 등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해 개인 맞춤형 신발을 제작하는 등 스포츠 브랜드로써 전문성을 강화해 나갔으며 중국 스포츠 용품 기업 최초로 홍콩거래소 메인보드 시장에 상장하는 성과를 보였다.
그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자사 제품 홍보와 마케팅에 과감히 투자했다. 글로벌 대형 브랜드가 주인공이던 세계 스포츠 시장에서 리닝이란 이름을 알리기 위해 중국 올림픽 위원회와 손을 잡고 국제 대회 및 미국 NBA와 같은 다수의 유명 해외팀과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미국 NBA 농구 선수, 샤킬오닐도 참여했다!
리닝은 2009년 매출액 기준, 아디다스를 제치고 1위인 나이키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성과를 이뤄냈다. 그리고 지난 2010년 6월 30일에는 브랜드 로고를 새롭게 바꾸고 광고문구도 ““everything is possible”에서”make the change”로 바꾸었다. 리닝이 광고문구를”make the change”로 바꾼 것은 글로벌화를 겨냥한 제품가격의 상향 조정, 점포 정리 등 브랜드의 고급화와 새로운 소비자 타겟인 ‘지우링허우’(90后) 즉 신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이다. 따라서 2010년 리닝은 브랜드 가치 142억 5200만 위안(한화 약 2조5천억원)으로 중국 500대 브랜드 중 50위를 차지했으며 부동의 1위였던 나이키를 제치고 중국 네티즌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국민브랜드 ‘리닝’이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대표적인 토종브랜드로 승승장구하던 리닝이 최근 뜻하지 않은 위기를 맞고 있다.
거대한 중국 소비시장에서 많은 스포츠 브랜드들이 자사 이미지와 매출 관리에 힘쓰고 있는데 특히 중국 국내 시장에서 안타(安踏)가 점차적인 시장확대로 리닝의 지명도를 추격하고 있다. 그 외에도 피커(匹克), 터부(特步), 361도(361度)등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쟁업체들이 시장에서 리닝보다 30~40% 정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리닝의 시장 점유율을 점차 잠식해 가고 있다.
매출 감소 뿐 아니라 회사 내부적으로도 지난 1년간 고위급 임원 5명이 퇴사를 하는 등 대대적인 경영 위기에 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와 같은 리닝의 추락을 브랜드 정체성의 위기에서 찾는다. 동시에 작년에 발표한 브랜드 재 구축 전략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사이 전 제품 라인의 가격을 고급화하면서 브랜드 포지션이 글로벌 브랜드와 국내 경쟁업체들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것이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까?
당초 리닝그룹 CEO장쯔용은 리닝의 발전 전략을 세 단계로 설정했었다. 첫 번째는 2005-2008년 국내 시장점유율 회복, 두 번째는 2009-2013년 브랜드 글로벌화 준비기간, 마지막 세 번째는 2014-2018년 브랜드 전면 글로벌화. 이 계획에 따라 리닝은 현재 본격적인 글로벌화 준비를 하는 단계에서 뜻하지 않게 중국 내수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실제 리닝은 미국에 여러 연구소를 지어 글로벌 시장의 동태를 살피면서 2010년 초 미국에 리닝 1호점을 런칭했고 한국에도 배드민턴 용품의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워 의욕적으로 진출해 있는 상태다. 그러나 해외시장 역시 기존 스포츠 용품 업계의 글로벌 브랜드와 힘든 경쟁을 해야 한다.
이렇듯 지금까지 리닝의 브랜드 글로벌화는 단순한 변화가 아닌 기업의 생존을 건 도박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과연 중국의 자존심 ‘리닝’은 어떻게 돌파구를 찾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