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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올미술관 전경. 사진출처=솔올미술관
[미술여행=윤상길의 중계석] 강원 강릉의 공공미술관인 ‘솔올미술관’(강릉시 교동 산303-3)이 2월 14일 개관한다.
솔올미술관은 지상 2층 지하 1층, 전체면적 3천221.76㎡ 규모로 2020년부터 4년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건립됐다.
이 미술관은 ‘백색 건축’으로 대표되는 현대 건축의 거장 리처드 마이어의 건축 디자인과 철학을 담았다.
솔올미술관 개관 알림 포스터
리처드 마이어는 건축계 노벨상으로 일컫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이다. 그는 애틀랜타 하이 미술관(1983), 프랑크푸르트 응용미술관(1985),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1995), 로스앤젤레스 게티 센터(1997) 등을 설계했다.
‘솔올’은 미술관이 자리한 이 지역의 옛 이름으로, ‘소나무가 많은 고을’이라는 뜻이다.
미술관은 3개의 전시실과 로비, 카페 등으로 구성됐다. 미술관 측은 “간결한 백색 마감과 절제된 프레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연광이 전시실을 자연스럽게 채우도록 설계됐다”라고 설명했다.
솔올미술관 전경. 사진출처=솔올미술관
솔올미술관은 국내외 다양한 미술관 및 미술 관계기관과 소통하며 학술적 연구를 바탕으로 전시를 기획하는 문화도시 강릉의 새로운 랜드마크 역할을 기대한다.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을 연결해 우리 미술의 미술사적 맥락을 조명하는 미술관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솔올미술관 전경. 사진출처=솔올미술관
초대 관장은 전 대구미술관 전시팀장을 지낸 김석모(48) 큐레이터가 선임됐다. 김 관장은 “솔올미술관은 미술을 매개로 세계와 소통하는 공간”이라며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의 미학적 연결성을 찾아내 우리 미술의 미술사적 가치를 세계 미술계에 알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김 관장은 또 “미술을 매개로 세계와 소통하고자 하는 솔올미술관이 우리나라의 미술관 생태계에 의미 있는 좌표를 찍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루치오 폰타나 작품. 사진출처=솔올미술관 *재판매 및 DB 금지
솔올미술관은 개관전으로 현대미술의 거장인 아르헨티나 출신 루치오 폰타나(1899∼1968)의 설치작품과 회화, 조각 등 27점을 준비했다. 이 전시는 <루치오 폰타나: 공간·기다림>전이란 이름으로 미술관 1·2 전시실에서 진행한다.
깨끗한 화폭 위에 칼자국을 쓱쓱 낸 작품으로 ‘공간주의(Spatialism)’를 창시한 폰타나는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미술사에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다.
특히 폰타나는 화폭을 절개해 2차원적 화폭을 3차원으로 만들어낸 작가로 저명하다. 전통 회화의 평면성에서 벗어나 물리적 공간을 작품에 끌어들인 것이다.
솔올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1947년 폰타나의 ‘공간주의 선언문’ 발표 이후 제작된 대표작들이 선보인다. 공간주의를 대표하는 회화 작품인 ‘베기(Tagli)’ 연작, 캔버스에 구멍을 뚫은 ‘뚫기(Buchi)’ 연작, 돌과 비슷한 형태의 금속을 베거나 뚫은 ‘자연(Natura)’ 연작이 전시된다.
루치오 폰타나 작품. 사진출처=솔올미술관 *재판매 및 DB 금지
폰타나의 네온 공간설치 작업도 아시아 미술관에서 최초로 소개된다. ‘공간환경’ 연작 6점으로, 작품의 원본이 전시된 1940~1960년대 당시 공간과 네온 설치가 그대로 재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물질에서 빛과 공간으로 확장된 폰타나의 공간환경으로 들어가 작품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솔올미술관은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의 미술사적 맥락을 조명하는 첫 번째 ‘In Dialog(인 다이아로그)’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작가 곽인식(1919~1988)의 작품 20점이 소개될 예정이다. 이 전시는 미술관 제3 전시실에서 폰타나전과 마찬가지로 2월 14일부터 4월 14일까지 공개된다.
루치오 폰타나 작품. 사진출처=솔올미술관 *재판매 및 DB 금지
‘In Dialog(인 다이아로그)’에서는 작가가 화면에 변형을 가하거나 돌, 유리, 철판, 화지 등 일상적인 재료의 특성을 탐구해 재료의 내적 성질을 파악하기 위해 시도한 회화와 조각을 만날 수 있다. 곽인식 작가는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일본 미술계를 중심으로 활동한 미술가다.
솔올미술관 관계자는 “폰타나와 곽인식 사이에 직접적인 교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적·역사적 배경이 다른 동시대 두 미술가의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긴장감 넘치는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솔올미술관은 당분간 재단법인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이 맡아 운영, 전시 기획, 브랜딩 전략 수립 및 홍보 등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루치오 폰타나 재단과의 협업과 주한 이탈리아문화원의 후원으로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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