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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지역경제는 물론 당사자들인 노사 모두에게도 큰 상처를 남기고 올해 현대차 임금협상이 지난 14일 잠정합의안이 조합원투표를 통과함으로써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로써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다. 현대차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 동안 현대차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던 지역민들을 어떻게 대할 것이며 파업으로 뒤쳐진 경쟁력을 어떻게 회복할 것이냐는 문제가 당장 눈앞에 다가 와 있다. 올해 임금투쟁 과정에서 보여준 현대차 노사의 태도에 많응 국민들이 등을 돌렸다. 파업기간 내수시장이 급속히 냉각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노사 힘겨루기로 공장가동을 멈추는 만큼 해외 자동차시장에서 신임도도 지속 추락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현대차는 당초 목표로 했던 501만대 판매달성이 어렵게 됐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0.7% 감소한 329만3241대를 판매했다.
이번 현대차의 노사힘겨루기로 회사는 생산차질 3조를 날리고 노조는 기본급 4천원을 얻었다. 파업으로 수많은 협력업체는 부두위기에 몰렸으며 지역경제는 파탄 직전이다. 노조가 2000년 이후 매년 파업을 벌이는 사이 사측은 해외공장을 늘리면서 국내 생산을 줄였다.
지난해 국내외 공장 전체 생산량은 494만8315대로 이 가운데 해외공장 생산량이 약 309만대다. 해외생산 비율이 62.4%에 달한다. 반면 울산공장의 생산비율은 2009년을 기점으로 매년 하락 추세다. 이 대로라면 향후 1~2년 사이 20%대로까지 곤두박질 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공장의 생산비율 하락은 강성노조의 파업과 생산성과 임금 경쟁력 면이 해외공장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주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된 면도 간과 할 수 없다. 과거 국가경제발전계획에 따라 추진된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일본산 엔진을 장착한 ‘포니’승용차가 첫 출시된 이 후 국민들은 수출차보다 조잡하고 비쌌지만 애국하는 마음으로 현대차를 사주었다.
그 덕분에 현대차는 해외에 더 많은 차를 수출할 수 있었고, 지금과 같은 성장이 가능했다. 임금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생산기지를 야반도주하듯 야금야금 해외로 옮기고 있는 사주와 경영진의 태도는 강성노조 만큼 비난받아 마땅하다. 작금의 위기는 현대차 노사의 오만함과 독선이 빚어낸 결과임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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