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와 알림방
뉴라이트 현대시 해석 100년
작성자:김유섭
김소월 이상 한용운 백석의 시 해석이 친일파들의 의도적인 오독 아닌가? 생각했던 짧은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시 읽을 능력 없는 오독이라는 것을 시 발표 당시 해석과 김수영의 시 “풀” 해석 등을 보면서 알았다. 그것은 일제강점기 제국주의 일본의 조선어 사용금지, 교육 금지가 그 원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서 요즘 뉴라이트 발호를 보면서 한국 현대시 100년 오독은 뉴라이트 시 해석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뉴라이트의 출발은 식민사관이고 식민지근대화론이다. 여기에 추가된 것이 반일 종족주의다. 이완용의 친척(18촌) 서울대 교수 이병도에서 출발해서 낙성대 연구소 안병직 이용훈 등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이완용의 친척인 이병도는 이어령과 7촌이라고 주장하는 역사학자가 있다.
이상은 식민사관과 식민지근대화론과는 전혀 다른 제국주의 일본 폭압의 식민지배 실상을 「오감도」에서 명확하게 조선 민족에게 소리쳐 알린다.
“13인(十三人)의예해(兒孩)가도로(道路)로질주(疾走)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適當)하오.)”
-오감도, 시제1호 부분-
이상은 조선총독부에 근무한 사람이다. 이상보다 제국주의 일본의 침략 본성과 잔악하고 폭압적인 식민지배와 수탈의 근원까지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이상이 「오감도 시제1호」에서 증언한다. 강제 한일합방 후, 첫 번째 총독 데라우치가 조선 국토 구석구석까지 신작로와 교량과 철도를 개설했다. 그것을 통해 조선을 극악하게 수탈했다. 이는 “막다른 골목을 질주”하는 죽음과 다르지 않은 식민지배 노예의 삶으로 조선 민족을 몰아넣은 것이라고 이상은 절규하며 증언한다.
따라서 데라우치가 신작로를 개설하고 교량을 놓고 철도를 깐 것은 근대화가 아니라, 그 자체가 조선 민족에게 죽음과 다르지 않은 악랄하고 극악한 수탈인 것이다.
이것이 뉴라이트가 식민지근대화론으로 지우려는 극악한 식민지배 수탈의 진실이다.
또 하나는 반일 종족주의다. 이상은 「오감도 시제14호」에서 절규하며 증언한다. 조선 민족과 민족의 역사를 버리고 제국주의 일본이 날조한 거짓 식민사관을 받아들인, 민족 반역자 친일파 이마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낙인을 찍어 응징한다.
“내니마에는싸늘한손자옥이낙인(烙印)되여언제까지지어지지안앗다.”
-오감도, 시제14호 부분-
제국주의 일본이 날조한 식민사관의 근원은, 제국주의 일본은 천조 대신의 적자이고 조선은 서자라는 것이다. 제국주의 일본 민족은 1등 국민이고, 조선 민족 등은 2등, 3등, 4등 국민으로 등급을 나눠서 차별하는 출발점이다.
1등 국민인 일본 민족 외에 조선 민족을 비롯한 나머지 민족을 2등, 3등, 4등으로 멋대로 규정하고 식민지배 노예로 지배하는 민족 차별을 정당화하려는 악랄하게 날조된 세뇌 장치인 것이다.
따라서 조선 민족의 반일은, 조선 민족을 폭압의 식민지배 노예로 규정하고 악랄하게 수탈하는 민족 차별에 대항하는 정당한 저항이고 항쟁이다. 이것이 이상이 「오감도 시제14호」에서 증언하는 역사적 진실이다.
뉴라이트는 이러한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고 왜곡한다. 오히려 종족주의, 낡은 민족주의라고 역으로 공격한다. 그들에게는 목적만 중요할 뿐, 진실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은 친일 역사 지우기다. 그것을 바탕으로 제국주의 일본 식민지배 시절부터 이어온 부와 권력을 유지하고 대대손손 진실이 사라진, 거짓과 위선과 돈과 권력이 판치는 세상을 만들어 자신들이 지배하며 살겠다는 것이다.
한국 현대시 100년의 해석 역시 뉴라이트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국립경상대 국문학과에서 문학과 시를 가르치다가 정년퇴직한 강희근 시인이 주장한, 시인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창작의 진실”에 대해 외면을 넘어 의문조차 갖지 않는다. 진실을 무시하고 왜곡하는 뉴라이트와 다르지 않다. 그들의 목적 역시 시와 문단을 지배하는 권력과 허망한 명예를 차지하고 지키려는 욕망뿐이다.
김소월 이상 한용운 백석의 시 해석에서 시인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창작의 진실”은 사라지고 전통적인 한, 초현실주의, 종교적 심오함, 모더니즘 등의 허상과 시를 읽는 관점이라는 터무니없는 망상을 만들어 오독으로 진실을 가렸다. 때문에 시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읽을 수 있다는 교만과 시와 시인을 모독하는 폭력을 유행시켰다. 그 결과 한국 현대시는 죽어버렸다.
상상해본다. 해방 이후, 이상, 김소월, 백석, 한용운이 교수로 대학에서 시와 문학을 가르쳤다면 지금 한국 현대시는 어떠했을까?
비극이다. 지금이라도 젊은 학자들은 한국 현대시 100년 뉴라이트 해석에서 벗어나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매진하길 바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