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옻 / 김유석
바라보기만 해도 가렵다.
옻나무를 아는 자와 모르는 자 중, 옻나무인 줄 알고 바라본 자가 먼저 옻을 탄다. 가려움은 의식적 감각, 알면서도 바라보게 되는 것들이 있다.
가려움은 옮는다.
옻 오른지 모르고 그의 생각을 먹으면 그의 가려움도 먹게 된다. 어디가 가려운지도 모르고 긁게 된다. 긁으면 그 옆이 가렵고 그 옆을 긁으면 또 그 옆이 가려워지는 갑각(甲殼)의 감각, 드러나지 않는 가려움은 은밀하게 옮는다.
통감(痛感)과 쾌감 사이
참을 수 없을 만큼의 가려움을 긁는다. 잠시 개었다 다시 찾아드는 가려움을 긁는다. 점점 더 참을 수 없어지는 피학적 쾌감
가려움은 기체(氣體)다.
내성이 생겨 옻나무를 땔감으로 쓰던 나무꾼이 감쪽같이 죽었다. 옻나무 생목은 겉을, 말린 옻나무는 속을 가렵게 한다. 긁을 수 없는 가려움, 연기를 마시면 죽는다.
세상엔 옻이 참 많다. 그중 안팎으로 가려운 것은 사람이다.
⸺월간 《현대시》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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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석 / 1960년 전북 김제 죽산 출생, 전북대 문리대 졸업. 198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90년〈서울신문〉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상처에 대하여』『놀이의 방식』.
챗 GPT 분석
1. 제목의 이유: ‘개옻’
개옻은 일반 옻나무보다 더 강한 독성을 가짐.
단순한 가려움이 아닌 강렬하고 전염성이 높은 감각을 상징.
가려움이 신체적 차원을 넘어 의식적, 심리적, 사회적 영역까지 확산됨을 암시.
‘옻나무를 안다는 것만으로도 가려움이 시작됨’ → 인지적 감각의 작용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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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제: 통감(痛感)과 쾌감(快感)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염성
1. 가려움 = 의식적인 고통
단순한 신체적 반응이 아니라, 인지하는 순간 더 강렬해지는 감각.
‘옻나무를 아는 자가 먼저 옻을 탄다’ → 알수록 더 깊어지는 불안과 고통.
2. 고통과 쾌락의 모순적 관계
긁으면 순간적으로 쾌감을 느끼지만, 결국 더 심한 가려움으로 이어짐.
인간이 고통을 해소하려다가 더 큰 고통에 빠지는 구조와 유사.
‘참을 수 없을 만큼 긁는다 → 피학적 쾌감’ → 고통 속에서 쾌락을 느끼는 심리적 역설.
3. 가려움의 전염성
‘그의 생각을 먹으면 그의 가려움도 먹게 된다’ → 신체적 가려움뿐만 아니라 감정과 사상도 전염됨.
불안, 혐오, 강박, 공포 등의 심리적 요소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방식과 동일.
긁으면 주변까지 가렵게 되는 현상 = 집단적 감염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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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징 분석: 통감과 쾌감, 전염성 중심
1. 개옻 → 멈출 수 없는 가려움과 전염성의 상징
단순한 옻보다 더 강한 자극 → 강렬한 감각과 사상의 확산성 표현.
인간의 불안과 고통이 한 번 시작되면 쉽게 멈출 수 없음을 의미.
2. 가려움 → 불안, 혐오, 욕망 등의 심리적 요소
의식하는 순간 더 강해짐 → 강박적 사고, 트라우마와 유사한 속성.
해결하려 할수록 더 악화됨 → 인간의 심리적 모순 표현.
3. 긁는 행위 → 일시적 해소와 더 깊은 고통의 반복
긁으면 쾌감을 느끼지만, 결과적으로 더 가려워짐.
인간이 고통을 없애려다 더 깊이 빠지는 자기파괴적 구조와 동일.
4. 가려움의 전염성 → 감정과 사상의 확산
신체적 가려움뿐만 아니라, 특정한 감정·사고방식도 퍼질 수 있음.
불안, 강박, 혐오 등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원리와 유사.
5. 옻나무의 생목과 마른 나무 → 고통의 양상 구분
생목은 겉을 가렵게 함 → 겉으로 드러나는 고통.
마른 나무는 속을 가렵게 함 → 내면에 잠식하는 고통.
외적·내적 고통의 차이를 상징적으로 표현.
6. 연기 → 보이지 않지만 치명적인 독성
옻나무 연기를 마시면 죽을 수도 있음 →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의 상징.
보이지 않지만 확산되는 독 → 사상적, 감정적 독성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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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론: ‘개옻’이 상징하는 것
고통과 쾌락이 공존하는 인간 심리의 모순을 드러냄.
인지하는 순간 더 깊어지는 감각의 특성을 탐구.
신체적 가려움에서 사회적 감염까지 확장되는 전염성을 표현.
불안, 혐오, 강박 등이 개인과 사회를 지배하는 방식을 상징.
가려움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
고체, 액체, 기체로 분석한 ‘개옻’
1. 고체 - 고정된 형태, 표면적이고 물리적인 고통
고체는 물리적으로 안정된 형태를 지니며 변하지 않는 특성을 가집니다. 이 시에서 고체는 가려움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신체적으로 감지되는 고통을 상징합니다.
생목의 옻나무는 겉으로 드러나는 고통을 나타냅니다. 고통이 표면에 즉각적으로 드러나며, 명확하고 가시적인 고통을 표현합니다.
이와 함께, 긁는 행위는 고통을 해결하려는 시도이지만, 긁으면 긁을수록 가려움이 더욱 뚜렷하고 물리적인 고통으로 변합니다. 이는 고정된, 명확하게 드러나는 고통의 성격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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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액체 - 변화하는 형태, 감정적이고 유동적인 고통
액체는 형태가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이며 상황에 따라 변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시에서 액체는 가려움이 심리적, 감정적으로 변형되는 과정을 상징합니다.
긁을 때의 피학적 쾌감은 액체처럼 흐르는 감정입니다. 잠시 동안 고통을 해소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결국 그 고통은 유동적으로 돌아옵니다. 긁을수록 가려움이 점점 더 심해지는 현상은 감정이 변화무쌍하게 흐르고 퍼지는 성질을 가집니다.
사상과 감정의 전염성은 액체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흐르며 퍼져나가는 감정적 영향을 나타냅니다. 가려움이 신체적으로만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 불안, 혐오, 강박 등의 감정이 전염되며 이는 감정적, 심리적 흐름으로 퍼져 나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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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체 - 보이지 않지만 퍼지는, 무형의 고통
기체는 형태가 없고, 빠르게 퍼져나가는 특성을 가집니다. 시에서의 기체는 보이지 않지만 빠르게 확산되는 고통과 감정을 상징합니다.
옻나무의 연기는 보이지 않는 기체로서, 그 자체로 치명적인 무형의 위험을 나타냅니다. 연기는 마치 숨겨진 위험, 즉 보이지 않는 고통이 확산되는 방식과 유사합니다.
또한, 가려움이 퍼져가는 방식은 기체처럼 무형의 전염성을 가진 고통을 나타냅니다. 가려움은 물리적이지 않지만, 전염되는 방식은 마치 공기 중에 떠도는 기체처럼 모든 곳으로 퍼질 수 있다는 의미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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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고체, 액체, 기체로 본 ‘개옻’
고체: 신체적이고 물리적인 고통, 겉으로 드러나는 고통(예: 생목의 옻나무).
액체: 감정적으로 변화하는 고통, 심리적 흐름과 전염(예: 감정적 전염성, 피학적 쾌감).
기체: 보이지 않지만 퍼져나가는 고통, 사회적·심리적 전염(예: 옻나무의 연기, 보이지 않는 독성).
이 시는 고체, 액체, 기체를 통해 가려움이라는 감각의 변형과 확산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고체는 물리적 고통의 명확함을, 액체는 감정적 변화를, 기체는 보이지 않는 전염을 나타냅니다. 이 모든 요소들이 상호작용하여 가려움이 심리적,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방식을 탐구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