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호주하면 여름만 떠올리시는데 호주에도 사계절이 있습니다. 한국처럼 뚜렷한 사계절은 아니지만(계절간의 경계가 희미함), 9~11월까지는 봄, 12월~2월까지 여름, 3~5월은 가을, 6~8월은 겨울철 우기로 나뉘어집니다. 익히 들어서 아시겠지만 호주의 사계절은 한국과는 정반대라서 한국이 여름이면 호주는 겨울이고 한국이 봄이면 호주는 가을입니다.
호주는 땅덩어리가 워낙 커서 한 나라 안에 열대성 기후~온대성 기후까지 기온분포 역시 다양한데요,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적도에 가까워져서 더워집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드니와 멜번, 애들레이드, 퍼스 지역은 우리나라와 같이 온대성 기후이기 때문에 한국의 사계절과 비슷하지만 브리스번은 아열대성 기후대에 속합니다. 우선 시드니, 멜번, 애들레이드, 퍼스 지역을 기준으로 호주의 날씨에 대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봄과 가을:
봄과 가을 날씨는 상당히 비슷한 편이라서 같이 설명할 수 있는데요, 한마디로 호주에서 여행/생활하기에 최적인 시기가 바로 이 봄과 가을철입니다. 한봄과 한가을은 보통 (낮최고기온) 22~27도 정도에 맑은 날이 많습니다. 아주 가끔씩 3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날도 있지만 한국처럼 습한 30도는 아니라서 생활하기에 좋습니다. 그렇게 두껍지 않은 면바지나 청바지, 약간 긴 치마, 정장, 긴팔, 티셔츠 정도의 옷차림이면 충분합니다.
다만,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심해서 아침과 저녁은 매우 쌀쌀한 날씨라서 긴팔이나 간단한 점퍼, 가디건 정도가 꼭 필요합니다. 환절기 중에도 한낮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20도 이상 올라가서 더워집니다. 환절기에는 비가 오거나 흐린 날들이 좀 늘어나는 편인데 이런 날에는 한낮도 아침, 저녁과 비슷한 날씨로 서늘하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한국의 늦봄에 입을 만한 옷차림을 하셔야 합니다.
여름:
호주의 여름은 햇빛이 매우 강하고 UV지수(자외선지수)가 매우 높아서 썬크림이나 모자, 선글라스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귀찮고 끈적거려서 썬크림 바르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 편인데 햇빛에 장시간 노출될 때(즉, 여행이나 장시간 외출 등)는 꼭 모자와 같은 준비를 합니다. 절대 무시하면 안되는 햇빛이 바로 호주 햇빛입니다. 저의 고집을 꺾어놓은 장본인 ㅋㅋ 굳이 실험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햇빛에 10분 정도만 노출해보세요. 그 영향이 참 오래갈 겁니다. 썬크림은 반드시 자외선 차단지수 SPF 30+ 이상의 강한 놈으로 사셔야 합니다^^
하지만 여름이라고 해서 매일같이 햇빛이 쨍쨍 쬐고 더운 것은 아니며, 여름철이라도 날씨가 흐린 날에는 그리 덥지가 않고 오히려 추위타시는 분들은 쌀살하다고까지 느끼실 겁니다. 여름철이라도 한 이틀 정도는 덥고 또 이틀 정도는 괜찮은 날씨라서 논스톱으로 햇빛만 쨍쨍 쬐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한국의 여름처럼 무더위라든가 습해서 땀이 뻘뻘 나는 여름은 아니고 적당히 견딜만한 정도의 여름입니다. 건물(즉, 학교나 쇼핑센터, 버스, 극장 안 등)에 들어가면 에어콘을 강하게 틀어놔서 오히려 춥기까지 하기 때문에 얇은 긴팔을 입고 다녀도 괜찮습니다.
여름철에는 얇은 면바지와 아주 얇은 청바지, 미니스커트, 얇은 치마, 얇은 티셔츠, 반바지 등의 차림으로 다니시면 됩니다.
겨울:
겨울철은 우기라서 비가 오고 흐린 날, 한마디로 우울한 날들이 많습니다. 겨울철이라고 해서 또 그렇다고 매일 비가 오고 흐리기만 한 것은 아니고 한 이틀은 괜찮고 한 이틀은 날씨가 자기 마음이고 뭐 이런 식입니다. 그냥 마음 편하게 다 포기하고 운명을 하늘에 맡기다보면 어느덧 겨울이 다 가고 따뜻한 봄날이 찾아올 겁니다^^
따뜻한 날은 약간 두툼한 점퍼 하나로 될 수도 있는데요,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체감기온이 매우 낮아서 두꺼운 겨울철 코트, 두꺼운 점퍼, 두꺼운 청바지, 두꺼운 긴팔 남방, 심지어 추위타시는 분들은 내복까지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털장갑, 털모자까지 해야할 정도로 살을 에는 추위는 아닙니다. 분명 기온상으로는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법이 없는데 오히려 영하권의 한국 겨울보다 더 춥게 느껴지고 체감기온이 낮습니다.
시드니, 멜번, 애들레이드 등 각 도시별로 기온이 조금씩 다르기 한데 위에서 설명한 것은 대부분 다 그대로 적용하실 수 있습니다. 시드니가 멜번에 비해 아주 살짝 더 온도가 높은 편이라서 겨울에는 멜번이 조금 더 춥습니다. 호주 날씨 하면 애들레이드가 제일 좋지요. 멜번은 날씨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세계에서 제일 살기좋은 도시로 뽑혔는데 솔직히 멜번 날씨에 대해 과장된 부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안개가 잔뜩 낀 영국 런던 날씨나 하루종일 연중내내 후덥지근한 싱가포르에 비하면 멜번 날씨는 아주 양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