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7586363083
칸트를 상징하는 유명한 말 중 하나는
'인간을 한낱 수단으로만 대하지 말고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라'이다.
음? 약간 뜬구름잡는 얘기 같지만
철학자니까 이해해!!!
칸트의 말은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는 거구나!!!
? 잠깐만 임마야 그 말이 아니잖아
뭐가 달라졌는지 눈치챘는가?
'수단으로만 대하지 말고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라'는 말은
인간을 수단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걸 내포하고 있다.
제 아무리 친밀하고 소중한 관계라고 해도,
인간은 서로를 수단으로 사용하며 살아간다.
아기는 어머니를 생존의 수단으로 여기고
연인은 서로를 성욕 해소의 수단으로 여긴다.
그게 특별히 비도덕적인 게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는 이성을 가진 인간이니까
상대에게도 의지, 선호, 존엄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해!
인간이 가진 그 자체의 목적(궁극성)으로 대하란 것이지.
그걸 잊고 상대를 무시하거나 경멸하는 순간
인간을 단순히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게 되는 거야.
수단인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는 건 도덕적이니 당연히...
인간을 수단으로 보면 안 돼? 좋아쓰!!!
대체 이걸 누가 착각했을까 싶지만
의외로 일본 근대철학의 대부가 이런 착각을 했다.
일본 근대철학의 아버지 기시다 나타로는
1911년 <선의 연구>로 일본 철학의 탄생을 알리는데..
당연히 그럼 서양 철학에 대한 해석도 필요한 법.
그는 칸트의 정언명령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칸트의 가르침은 나와 타인의 인격을 존중하고
목적 그 자체로 대하라, 결코 수단으로 대하지 말라는 것...'
좋아쓰!!!
이러한 칸트철학 해석법이 1910년대~1920년대에
일본 내에서 유행하게 되었지만,
수단 X 목적만 O 라고 해석했으니
너무나 이상주의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안 좋아... 샛기덜아...
일본 내에서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마르크스주의가 유입되기 시작하자,
이상주의적으로 '해석됐던' 칸트철학은
빠르게 설 자리를 잃어가기 시작한다.
근데 뭐...
칸트가 그랬다! 인간을 수단으로 여기지 말라고!!!
근데 자본주의 사회는 노동자를 한낱
자본가의 부를 위한 수단으로만 여긴다!
따라서 칸트식 사고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인간 스스로를 위해 필요한 것은 공산주의의 실현이다!!!
(*물론 이런 이상한 해석은
레닌식 마르크스주의에 쳐맞아서 사라지긴 했다)
아유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 쥘R들을
저렇게 괴상망측한 해석을 하는 친구들도 있던 걸 보면
칸트의 개념에 대한 오독은 종종 있었던 모양이다.
칸트는 체제에 상관없이 인간성을 보존할
윤리적 공감대와 제도적 장치가 있기를,
그리고 제발 자기 책 좀 똑바로 읽기를
지하에서도 간절히 바라고 있지 않았을까.
-끝-